필사를 하게 되면 이전과 조금 다른 글 읽기가 되는 듯하다. 이전에는 소설의 경우, 등장인물이 정말 실존인물로 느껴졌고 그들의 의아한 행동이 나올 경우 그 이유에 대해 골몰히 생각을 했으며, 작가가 미리 복선으로 깔아주는 내용들을 조금이라도 일찍 알아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상)을 필사하면서 그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착각증후군이랄까? 나는 스스로 작가라도 된 듯, 작가가 이런 구상을 위해서 이 부분을 넣었겠군, 이라는 생각을 무심코 한 것이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따박따박 옮겨 적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작가는 아이들 손에 왜 노트를 쥐어줬을까? 그 이유는 분명 있다. 아래의 장면이 소설의 큰 줄거리에서 꼭 필요한 장치로서 들어간다고 생각을 하니 기분이 괜히 좋다. 작가의 비밀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음..어쩌면 다른 읽는 이들은 단박에 알아차렸을 수도 있다.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도 아니니까. 그러나 이런 장치를 생각조차 않고 읽던 나에게는 이게 첫 발견이기에 왠지 뿌듯한 것 같다.

할머니 집에는 종이도 연필도 없다. 우리는 '서점-문구점'이라는 간판이 붙은 가게로 그것들을 사러 갔다. 모눈종이 한 묶음, 연필 두 자루, 커다랗고 두꺼운 노트 한 권을 골랐다. 우리는 뚱뚱한 아저씨가 서 있는 계산대 위에 그것들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 우리는 이것들이 필요한데, 돈이 없어요.
 주인은 말했다. - 뭐라고? 그래도........돈을 내야지.
 우리는 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 우리는 돈이 없지만, 이것들이 꼭 필요한 걸요.
 주인은 말했다.
 - 학교는 문을 닫았어. 이제 노트와 연필은 아무한테도 필요치 않아.
 우리는 말했다.
 - 우린 집에서 서로 가르쳐요. 우리끼리 공부하거든요.

                                                                                                                                                   29페이지

 (상)에서 주인공들은 쌍둥이다. 그들은 한 몸처럼 움직이며 그들은 머리가 하나인 것처럼 생각한다. (상)에서는 심지어 아이들의 이름조차 없다. 그냥 '우리'라는 지칭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노트가 필요해서 서점에 갔다. 우리에게 노트가 필요한 이유와 우리에게 처한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적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에게는 노트가 필요하다. 우리는 전쟁 통에 부모님과 떨어져 시골 할머니 댁에 와 있다. 할머니는 엄마와 사이가 안 좋다. 우리는 학교는 가기 싫지만 공부는 하고 싶다. 책을 많이 읽고 싶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를 글로 옮겨 적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트가 필요하다. 우리는 엄마가 우리를 두고간 슬픔도 잊고 싶고, 사람들이 할머니에게 마귀라고, 우리에게 마귀의 손자들이라고 욕하는 것에도 상처 받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 그 시간들을 견디고 싶다. 우리는 신체훈련도 하며, 정신훈련도 한다. 신체훈련의 과정으로서는 서로를 때리기, 뺨을 때리면 반대 뺨을 내어주기, 기절할 때까지 때리기 등이 있다. 정신훈련의 과정으로서는 말로 서로에게 욕을 하며 욕먹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지고도 있지만 무엇보다 숨어있는 연약함마저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글로 서로의 정신무장을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 글은 치장으로서 상대를 속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어느 한 구석에는 본연의 솔직함을 드러내기 때문에 글로 테스트하는 방법이 여러모로 좋다. 게다가 우리는 아직 어리다. 우리는 공부를 봐줄 사람이 없다. 아니, 필요없다. 우리에겐 노트와 책만 있으면 가능하다. 우리는 성경까지 통독했으니 말이다. 우리는 문구점에 노트를 사러 갔다. 

'우리'에게 노트라는 '무기'가 생기면서 그들은 노트에 글을 쓰는 법에 대해 논의를 했고 감정을 배제한 채 글을 쓰는 법을 배운다. 그들이 무감정하게 써내려간 글들은 그래서 사진을 찍듯이 세세하게 그려진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써내려갔고 그 글들이 바로 (상)의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상)은 그들이 쓰는 자전일기이자 동시에 정신훈련의 방법인 것이다. 결국 (상)의 저자가 그들인 셈이다. 무채색 같기만 한 이 소설은 그러나 읽는 중간중간에 독자의 마음 속 깊숙이 숨어있는 유채색의 감정을 찾아낸다. 쇠로 된 자석이 철가루를 찾아내듯이 아무리 꽁꼼 숨겨놨던 감정이라도 여지없이 끄집어낸다. 왜냐면, 그들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솔직하기 때문이다. 솔직한 맨얼굴과 투명한 눈을 잠시는 속일 수 있지만, 오래는 속일 수 없다. 거울처럼 투명한 그들의 눈(일기)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거울처럼 자신의 숨겨진 방에서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무엇을 찾는 건 읽는 자의 몫이다. 나는 그 무엇을 찾기 위해 (상)(중)(하)를 읽었고, 다시 (상)을 읽기 위해서 이제는 '필사'를 한다. 그들이 노트에 한 자 한 자 써내려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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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2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사르님, 이 책 정말 좋지요? 좋은데 개운하게 좋다, 라고 말할 수가 없는 책이에요.
필사 사진은 에궁... 언제든지 올려주세요. 눈 부릅 뜨고 지켜볼게요 ㅇ_ㅇ!!

달사르 2011-09-26 19:59   좋아요 0 | URL
ㅎㅎ 방금 올렸어요. 올리고보니, 악필이 표가 많이 납니다. ^^;

넹. 이 책 정말 좋아요. 개운하지 않고 가슴을 먹먹하게 해주는 그 무엇이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너무 오래 이 책에 빠져있으면 안 될 것 같긴 해요.

비로그인 2011-09-2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근데 저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될 것 같아요. 저도 필사를 해봐야할까요... 너무 술렁술렁 읽은 것 같아요 ㅠㅠ

달사르 2011-09-26 20:09   좋아요 0 | URL
ㅎㅎ 맞지요. 매번 읽을 때마다 조금씩 더 보이는 걸 보면 처음 읽을 땐 아무래도 술렁술렁 읽혀지나봐요. 근데, 필사가 의외로 어깨통증도 유발하는 거 같아요. 요새들어 목이랑 어깨랑 아픈 것이..ㅠ.ㅠ 말없는수다쟁이님은 필사를 하시게 되면, 어깨랑 목이랑 조심하시면서 하셔요~~

blanca 2011-09-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필사라니 너무 근사한 걸요. 저는 <태백산맥> 필사하려고 원고지까지 출력해서 한 장면 하고 말았지요^^;; 달사르님의 필사 사진을 보고 싶은데 아쉽네요.

달사르 2011-09-26 20:13   좋아요 0 | URL
앗. 안녕하세요. 블랑카님. 블랑카님도 예전에 경험이 있으시군요. ^^ <태백산맥>이 블랑카님은 마음에 드는 책이었나봐요. 지금은 어떤 책이 마음에 드세요. 지금 마음에 드는 책이 생기시면 그때 생각 떠올리면서 한번 더 도전해보실래요? ^^
히힛. 필사 사진 올렸는데 넘 악필이네요..ㅠ.ㅠ

pjy 2011-09-2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쫌 된 조립컴인데 usb인식이 영~ 앞이나 뒤나 그렇다고 블르투스도 인식못하고~ usb 연결 한번 하려면 생쑈를 한다니깐요ㅠ.ㅠ

달사르 2011-09-26 20:15   좋아요 0 | URL
아..usb인식이 안되서 그럴 수도 있겠군요! 음..저게요. 계속 안되더니 조금 전에는 또 되더라구요? 날도 덥지 않은데 얘가 왜 열을 받았을까? 이러면서 갸웃거렸어요. 컴맹이 새로운 거 하나 도전하려니 이래 힘이 드네요. 그치만, 어쨌든, 성공하고야 말았습니다!!!! ㅎㅎㅎㅎ pjy님은 블르투스를 쓰시는군요. ㅎㅎㅎ 대단대단. ^^

비로그인 2011-09-2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참 잘했어요' 도장 꽝, 찍어주고 싶은데요? ^^
어깨, 목 주의보만 잘 피한다면 저도 한 번 필사를 해보겠어요~~

달사르 2011-09-27 22:33   좋아요 0 | URL
ㅎㅎ 넹. 도장, 감사해요~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만 한다면, '필사'라는 것도 새로운 형식의 글읽기가 될 듯 싶어요. 말없는 수다쟁이님도 한 번 도전해보세요. ^^ 수시로 어깨 마사지는 해주시고용~

페크pek0501 2011-09-2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사, 라고 하니 몇 자 안 적을 수 없네요. 달사르님 파이팅!!!!!!!!!!!!!!!!

저는 통째로 하는 필사는 예전에 해 보았고(장편 말고 단편소설로) 요즘은 그냥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만나면 노트에 하나씩 번호 매겨 필사해 둔답니다. (지금 노트 보니 79번과 84번에 이런 글이 있네요.)^^^

79) 사람은 우주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은 그 어느 별보다도 먼 것이다.(체스터턴이 한 말)

84) 사람은 외로움이 두려워 사회를 만들고, 죽음이 두려워 종교를 만들었다. (한창훈 저, <꽃의 나라>, 113쪽.)

달사르 2011-09-29 19:19   좋아요 0 | URL
우왓. 노트가 그만큼이나 많으세요? ^^
저는 일단 10권! 그러니까 두 자리 수까지 가는 걸 목표로다. 불끈!

와..79번 좋은 구절에 공감입니다! 체스터턴이라..정말 멋진 마인드를 가진 사람입니다.
84번은 약간의 공감과 조금 다른 생각이구요. 종교의 매력에는 죽음이 두려운 것,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페크pek0501 2011-09-29 23:19   좋아요 0 | URL
노노노, 무슨 말씀을... 설마 제가 노트를 84권이나 가졌겠어요.ㅋ 한 노트에 번호를 매겨 쓴 게 그렇다는 것이지요.

10권, 그 목표 달성하시기 바랍니다. 즐기면서 하다보면 어느 새 그 목표에 가 닿을 겁니다. 덕분에 저도 갑자기 열정이 솟구쳐 좋았습니다.

달사르 2011-10-02 12:23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잘못 읽었군요.

넵! 조금씩이지만 매일 꾸준히 하니까 더 재미가 있네요. 어쩜 시간이 많았으면 몇 일 하고 시시하다가 치웠을지도요. 없는 시간을 쪼개니 아쉬워서 매일, 조금이라도 더! 더! 하면서 쓰게 되는군요. '열정' 이란 이렇게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짠~하고 나타나기도 하나봐요. 저도 제 속의 이런 열정에 요즘, 놀라고 있는 중이랍니다. 히힛. 펙 님의 말씀에 더욱 더 불끈! 하고 있습니닷. ^^

마노아 2011-09-2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보기 좋아요.
이 책도 오랜만에 보니 좋아요.
읽고 참 좋아서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나중에 아쉬워서 상권을 다시 구매했어요. 근데 아직 중,하권은 못 읽었답니다.
그렇지만 남아 있어서 기대되고 있어요.^^

달사르 2011-09-29 19:21   좋아요 0 | URL
히힛. 노트만 잔뜩 만들어놓고 있다는..헤헤.
아. 맞아요. 선물하면 다음에 아쉬움이 남는, 그런 류의 책이에요. 아프지만 왠지 품 안에 안고 지켜주고 싶은 그런 느낌. 저는 상권 읽고 2년인가 있다가 중, 하권 읽었어요. 텀이 조금 길면 중, 하권이 더 감동으로 와 닿을지도요. ^^
 

포토 스케이프 겁나~ 좋네요. 엊저녁에 깔고서는 신나서 히죽히죽 웃으며 사용법을 익혔다지요. 물론 1% 정도만 이해했지만요. 컴맹이 이런 프로그램 제대로 쓸려면 한 일 년은 걸려야지요. ㅎ 암튼, 공짜 프로그램에는 바이러스가 따라붙는다는 말에 겁이 나서 약국 컴에는 깔지 않고 집 컴에만 우선 깔아봤어요. 어익후. 바이러스가  수도 없군요. 내 힘으로 불가입니다. 할 수 없이 컴터 사장님께 전화해서 원격지원 받았어요. 와~ 바이러스가 열 몇 개나 깔렸네요? 공짜 프로그램 쓸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요! 

포토 스케이프, 정말 짱입니다! 오늘 낮에 직장에서 찍은 '필사' 사진들을 미리 찍어놨습죠. 자~ 이제 사진들을 포토 스케이프에 담아서 변형을 할 시간입니다. 시간입니다. 입니다...잉?  헉..ㅠ.ㅠ  아이폰 연결 잭을 냅두고 퇴근했군요! ㅠ.ㅠ 그러니까 사진을 인터넷에 올릴 수 있게 하는 연결 잭은 가게에 냅두고, 사진변형 시키는 프로그램은 집에 깔아놨군요! 아놔! 이런 머리..ㅋㅋㅋㅋ 

음....사진을..필사 사진을 오늘은 올리려고 했는데, 이노무 덤벙거리는 머리 땜에 또 하루 밀리는군요. 내일은 안까먹고 연결잭을 들고오겠지요?  내일 출근하자마자 연결잭부터 가방에 넣어놔야겠습니다. 아..'필사'란 페이퍼까지 만들어놓고, 이런 허접한 포스팅이라니..ㅠ.ㅠ 

할 수 없군요. 남는 시간에, 필사나 마저 해야겠습니닷. 자랑질은 내일로 미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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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4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4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4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4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9-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핫, 귀여운걸요.^^ 다음 페이퍼 기대하겠습니다.^^

달사르 2011-09-25 13:22   좋아요 0 | URL
히 ^^ 오늘 저녁엔 할 수 있으믄 좋겠습니당. ^^

요래요래, 자랑질을 자꾸 해놔야지, 게으름을 피우고픈 마음이 쏙 들어가거든요. 헤헤헤.
 

1.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 밖으로 스산한 바람이 느껴졌다. 얼른 창문을 열어보니 과연, 가을의 도래를 느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탈까 걸어갈까 언니에게 부탁해 차를 얻어탈까 망설이다가 긴팔 츄리닝을 걸치고 자전거를 집어들었다. 평소와 달리 다른 쪽 신호등이 먼저 바뀌는 바람에 다른 쪽 횡단보도를 건넜고 출근길의 방향도 달라졌다. 강변도로를 달리며 강바람을 만끽하는 평소의 길과는 달리 구석구석 골목길을 지나쳤고 무서운 개가 왈왈 짓는 대문 앞도 지나쳤다. 츄리닝을 입었음에도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나는 콧노래를 불렀는데 어라? 계속 입에 붙어서 지금까지 부르고 있다. 아무래도, 가을여자가 되려나보다.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아침이다.   

 

2. 

출근길에 노트와 책을 챙겼다. 자전거 앞바구니가 유용하다. 매일 퇴근 후 집에서 조금씩 하는 필사가 이제 익숙하다. 처음 약국에서 필사를 해볼 때는 한 줄 쓰면 일어서야 되고, 또 반 줄 쓰면 일어서야 되어서, 신경질이 나서 쓰다 만 적이 여러 번 되었는데 아무래도 그것마저 감수를 해야겠다. 그 정도로 필사가 좋아졌다. 아마 책이 좋아서 더 그럴지도. 장 그르니에의 다른 책을 더 주문해야겠다. 필사를 일주일 이상 꾸준히 해본 결과 좋은 점을 발견했다. 글공부에 도움되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필사를 하는 동안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는 효과가 있다. 잡다한 생각이 걷히며 고요함 속에 들어 있는 느낌, 참 좋다. 언젠가 절에서 새벽에 혼자 일어나 진한 밀도의 안개 속을 거닐던 그 느낌과 닮았다. 그리운 느낌이다. 

 

  

 참 많이 변했어
모든게 마지막이야
커다란 상실감으로
어디도 간곳없고 머문곳 없어라
커다란 구름앞에 서있네
그리워져라 그리워져라
그리워 하면서 떠나가라
그리워져라 그리워져라
그리워 하면서 떠나가라

참 많이 변했어
모든게 마지막처럼
아쉽게 사라져만가고
낙엽이 떨어져 날아 너에게 닿으면
또 다른 계절이 찾아오네

그리워져라 그리워져라
그리워 하면서 떠나가라
그리워져라 그리워져라
그리워 하면서 떠나가라



그리워져라 그리워져라
그리워 하면서 떠나가라
그리워져라 그리워져라
그리워 하면서 떠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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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9-1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필사 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는게, 정말 그럴 것 같아서요. 저도 필사 해볼래요. 필사를 한다면 번역서보다는 국내소설이 좋을테고, 그렇다면 누구의 책으로 할까 생각하다가 지금 막, 이승우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정말 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어요. 충동적 결심이니까요. 필사하는 약사, 근사해요, 달사르님.
:)

달사르 2011-09-19 13:49   좋아요 0 | URL
네. 덜렁거리는 성격의 소유자에게 딱인 거 같애요. ㅎㅎㅎ (책 한 권을 필사하고 나면 덜렁거리는 제 성격이 좀 차분해질라나..헤헤헤)

넹! 다락방님에게도 추천입니당. 아하~ 이승우! 저도 이번 필사 마치면 국내소설을 하려고 하는데 누구걸 하지, 생각했더랬는데요. 딱히 하고픈 사람이 아직 없었어요. 얼마전 이승우 관련 포스팅을 다락방님네서 봤던 거 같은데, 저는 이승우 책을 먼저 사야겠어요. ^^ 하하하. 맞아요. 뭐든지 약간은 느슨하게, 그리고 매우 자유롭게! 가 좋아요. 하게 되면 하는 거고, 막상 시작하면 열씨미, 또 그러다 갑자기 하기 싫어지면 언제라도 때려치우고! 그런 게 좋아요. ^^ (다락방님이 근사하다 말해줘서, 볼펜을 다시 잡아들고 있습니다. 헤)

페크pek0501 2011-09-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을 여기서 보다니 반가움.^^^ 지금 비 와요. 저는 "지루한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 줄 한 줄기의 소나기가 되고 싶어요.ㅋ)

달사르님,
필사, 저도 한 적이 있어요.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을 신문에서 보고 노트에 필사한 적이 있고, 또 좋은 시를 많이 베껴 썼어요. 지금도 좋은 구절을 보면 적어 둔답니다. 신경숙 작가도 대학시절인가에 이청준 작가나 오정희 작가의 소설을 베껴 쓰곤 했대요. 이승우의 소설, 참 좋은 문장이 많지요. <생의 이면>에 있는 사유가 깊은 글을 저도 좋아해요... 그리고 지금 생각난 건데, 방통대 국문과 교수님이 레마르크의 <개선문>이란 장편소설을 노트에 써 오는 것을 학생들에게 방학숙제로 내 준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작품의 문장이 좋대요. 번역의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그 말 듣고 그 책을 샀는데, 아직 필사하지 못했다는 ...

아, 좋은 생각 하나 얻어 갑니다. 저는 칼럼에 관심이 많은데, 앞으로 잘 쓴 칼럼을 인터넷에서 찾아 하루에 한 편씩 필사해 볼까요? 이건 너무 무리일 것 같아서, 일주일에 한 편으로 정정하겠음... 저까지 갑자기 열정이 솟아나게 만드는 글입니다. 그래서 추천을 꾸욱~ 누르고 갑니다.

달사르 2011-09-19 17:15   좋아요 0 | URL
(ㅎㅎ 다락방님은 어디서 봐도 반가운 거 같아요. ^^)

펙님도 필사를 하셨었군요. ㅎㅎ 괜히 더 반갑습니당~ 하하. 이청준, 오정희. 들어본 이름들입니다. 다음에 이분들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일단 이승우의 소설을 먼저 사보구요. 그리고나서 다락방님도 좋아하고 펙님도 좋아하고 저도 왠지 좋아할 거 같은 이승우의 소설을 필사해볼까..생각입니다.

칼럼 스타일은 소설이나 에세이류와 또 느낌이 조금 다르겠네요. 저도 주 1회 고정으로 보는 칼럼이 있는데 필사종목에 끼워봐야겠어요. 펙님따라 1주일에 한 편. ^^ (하하, 추천 감사요!)

pjy 2011-09-1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차라리 한문을 쓸까봐여~~ 글씨가 막 날라댕깁니다ㅋㅋ;

달사르 2011-09-19 17:16   좋아요 0 | URL
앗. 한문도 괴안치요~ 붓글씨는 어떨까요? 하하하

마노아 2011-09-1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장을 스캔해주는 C-pen을 구입하고 배송 기다리는 중인데, 직접 필사를 하시다니, 급 부끄러워져요.^^;;;;
hine님도 필사한 사진을 전에 올려주셨는데, 달사르님도 한 컷 보여주세요. 이 가을에 필사란 몹시 잘 어울려 보여요. 상상으로도 고요해지는 느낌이에요!

달사르 2011-09-21 13:17   좋아요 0 | URL
와우~ C-pen! 조카가 그림을 스캔하는 무슨 장치랑,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인터넷에 그려지는 거랑..같은 거는 봤는데요. 봐도 도통 어케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더라구요. 마노아님은 어얼리어답터? ㅎㅎ 마노아님의 C-pen 사용기를 기대할께요. 네이버 검색해서 사용법을 대충 봤는데 저도 땡깁니다요! ^^

ㅎㅎ 필사는 정말 고요할 정, 자가 떠오르는 행위인가봐요. 시끄러운 약국에서 하려니 쪼매 힘이 듭니다. ㅎ 넵! 그럴게요. 필사한 사진도 올리고, 필사하는 도중에 제 소감도 올리고 할께요. 마노아님 사진 올리신 거 보면 되게 이쁘게 잘 올리셨던데 그런거도 막막 배우고 싶고 그래요. 그런거는 다른 데서 무슨 처리를 해서 올리는 거겠구나..정도밖에 모르지만 참참 이쁘구나~ 생각했어요. ^^

차좋아 2011-09-20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고 싶어요! 나도 하고싶다, 생각을 글 읽으면서 햇는데 다락방님이 행동으로 옯기는 모습을 보고 저도 따라 결심해 봅니다. ㅎㅎ
근데... 나는 어떤 팩을 필사하지? 떠오르는 책은 성경. 아.. 못할거 같아요ㅜㅜ

달사르 2011-09-21 13:2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이 가을에 우리 필사를 좀 해봅시다요. ^^
앗! 성경, 도 좋지요. 성경, 필사하시는 분 뵌 적 있어요. 미션 스쿨 다녔는데요. 선생님이나 동기들 중에서 아마 있었을 거에요. 목사된 동기 중에 있었나...가물가물..성경독해나 필사는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강추! 에 속하는 거 같애요. 저는 조금더 나이 먹고 나중에 성경필사 해볼까 해요. ^^

마노아 2011-09-2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포토 스케이프라는 프로그램을 써요. 포토샵보다 훨씬 가볍고 간단해서 편리해요.
사진 사이즈 줄이는 거랑, 테두리에 무늬주는 거랑, 어두운 사진 밝게 보정해서 선명도를 추가하는 정도를 작업해서 사진 올린답니다.

c펜은 전부 배송받았던데 제것만 누락되어서 오늘 신고했어요;;;;
도착하면 후기 올릴게요.^^

달사르 2011-09-22 22:44   좋아요 0 | URL
약국컴엔 뭘 깔지를 못해서 못했구요. 집에 고장난 컴을 이제 고쳐서 방금 포토 스케이프 깔았어요. 와우~ 까는 것도 무지 쉽고 사용법도 무지 쉽네요! ㅎㅎ 마노아님 덕분에 아주 유용한 프로그램 하나 배웠습니당. 고맙습니닷!

넵! 후기 올리시면 볼께용~ 근데...그건 또 왜 마노아님 것만 누락이..ㅠ.ㅠ (저도 말하는 인형 선물 아직도 안 와서 내일은 전화해볼까 하고 있어요. 꼭 누락되는 사람만 계속 누락된다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