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지나간다
편혜영 지음 / 창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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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정서를 아주 날카롭게 난도질하는 편혜영이 고립된 삶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관계맺기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 자신감이 없는 이들은 머뭇거리면서 좀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자신만의 환상이나 상념 속으로 돌아오고 만다. 관계맺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아찔할 정도로 보여주고 있다. 하드코어적 방식으로 극도로 고립된 삶을 해부했던 편혜영이 조금은 어설프게 실존주의적 접근을 하더니 이 소설집에서 와서는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렇게 거친 면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그에 비례해서 조금씩 힘이 없어지고 있고, 또 그에 비례해서 조금씩 모호해지고 있다. 편혜영의 소설이 매너리즘으로 빠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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