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소설은 참 쉽고 담백하다. 하지만 그 속에 날까로움이 담겨져 있다. 전쟁과 가난으로 얼룩진 50~60년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얘기를 쉽고 담백하면서도 날까롭게 써낸 소설이다. 순수함과 이기심을 동시에 갖고 있는 한 여성의 삶을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이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시대에 어울리기에 힘든 인물 설정과 너무나 소설적인 얘기구조가 사실성을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