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마리의 호박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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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호박을 어떤 대상으로 받아들일까? 식물 혹은 먹을 거리? 그게 무엇이든 언제부터 좋아할까? 나는 호박을 언제 알게 되었을까? 아득하기만 하여 기억에도 없는데 어느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키워서 먹는 것으로. 아주 어려서 노란 호박꽃잎으로 소꿉놀이를 했던 기억도 있는데 꽃잎 아래에 매달리는 호박 자체는 못 봤다. 꽃만 보고 열매는 못 봤던 셈.

호박죽, 호박전, 호박나물, 호박스프, 호박튀김... 호박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 된다. 호박을 재료로 한 음식을 다 좋아하는 게 아니어서 나는 호박을 좋아한다고 또 안 좋아한다고 잘라 말할 수가 없다. 어떤 호박은 좋고 어떤 호박은 안 좋고? 호박전은 잘 먹는데 호박나물은 그다지...

내가 좋아하는 그림 속 생쥐 14마리가 호박씨를 심어 키운다. 커다란 호박이 될 때까지 지켜가면서. 마침내 수확을 하고 각종 음식을 만들어서 함께 먹는 장면까지 풍요로운 그림들이다. 호박파이도 호박크로켓도 아주 먹음직스럽다. 만들어 먹을 줄은 모르고, 맛있는 것은 알고.

14마리 생쥐들이 보여 주는 이야기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할아버지 생쥐부터 어린 생쥐까지 대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쥐들에게도 고부간의 갈등이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면서. (y에서 옮김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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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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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좋았다. 주인공 영초롱이 집안 사정이 나빠지면서 제주의 고고리섬으로 가게 되기까지, 거기서 고모랑 살게 되고 친구인 복자를 만나게 되기까지. 복자와 갈등이 생기기 전까지. 고고리섬이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찾아가 보고 싶을 만큼.

영초롱은 아주 열심히 공부를 해서 판사가 된다. 판사라고 하면 다들 부러워만 할 직업일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현실에서 소설에서 이렇게 판사 노릇이 어렵다고 하는 것을 보면. 복자는 간호사가 된다. 간호사는 어려움이 많은 직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야 할 정도로. 둘은 어려서 헤어졌다가 어른이 된 후에 제주에서 다시 만난다. 각자의 직업을 배경으로, 배경 자체가 각 인물이 갈등을 갖게 되는 원천이 되어서.

읽어 나갈수록 읽는 재미가 떨어졌다. 각 인물의 내면에도 다가서지 못했고 인물 사이에도 들어서지 못했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려 해도 나는 그들의 밖으로만 빙빙 돌았다. 심지어 제주도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만 같은 거리감을 느꼈다. 제주, 간접적으로라도 자주 가고 싶은 곳인데. 인물도 배경도 소재도 주제도 구성까지도 내 기대와 조금씩 어긋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내 독서에 좋지 않은 징조다. 끝까지 몰입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작가로부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듣느라 정작 한 가지도 제대로 듣지 못했던 건 아닌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y에서 옮김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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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39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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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이 만화를 보았다. 생각 없이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일이다. 비용으로도 건강상으로도. 이래저래 고단한 일이 생기고 고단한 문제 한가운데 놓여 있다 보니 머리가 아프다.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 내내 조바심칠 것은 확실하지만 그래도 잠시 동안, 멍한 기분으로 이 책을 보았다. 잊기라도 하려고. 

만화의 내용과 구성은 시리즈의 다른 책과 같아서 익숙하고 소다츠와 함께 등장하는 인물들도 이제는 친숙하기 그지없다. 마치 주기적으로 만나 함께 술을 마시는 기분이다. 술맛은 여전히 모른 채 마시는 기분만 챙기면서.

다루는 소재들도 낯설지 않은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다. 이미 읽은 내용을 잘 잊어버리는 나의 하찮은 기억력이 도로 도움을 줬다고 볼 수도 있고 작가가 조금이라도 더 새롭게 다루는 능력을 보여 줘서 그랬을 수도 있다. 이제 남은 책이 정말 몇 권 안 되는데 다 갖추고 나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계속 하는 말이지만 술을 마셔서 괴로움을 마비시키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아프지 않아야 한다. 뜻대로 다 될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힘껏 건강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좋아하는 술도 마시고 좋아하는 만화도 계속 보고 좋아하는 글도 계속 쓸 수 있다. (y에서 옮김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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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스트레칭 요가 카드 세트 -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건강 습관 퇴근 후 시리즈
정민교 지음, 김수지 그림 / 알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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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요가원에 간다. 요가하는 시간은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요가원에 가지 않는 날에 집에서도 하면 좋겠다. 이것이 참 안 된다. 내 의지, 내 건강, 내 몸, 몽땅 내 것인데도 좀처럼 실천하지 못한다. 게으르거나 무심한 탓이겠지. 

책의 크기는 보통 책의 절반. 책보다는 카드에 끌려서 사 보았다. 마치 보드 게임처럼 카드를 뽑아 적힌 동작을 따라 해 보라고 한다. 한 장씩 책도 카드도 넘겨 본다. 낯선 동작은 없다. 잘 안 되는 동작은 더러 있지만 해 본 것들이다. 실천만 하면 된다. 

요가를 해서 좋은 점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게 없다. 여러 모로 좋으니까 계속 하고 있는 것이고 낡고 시들어가는 내 몸에 정녕 필요한 운동이다. 나로서는 더 아프지 않도록,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해야 한다. 

그림과 사진으로 간결하고도 핵심적으로 동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좌우 30초 동안 유지하라고 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동작을 하는 동안의 30초는 결코 짧지 않다. 시간을 재야 하는 게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성취감도 있다. 카드를 이용하는 효과다. 

퇴근 후에 카드 3장으로 3분 동안 하는 요가, 물론 동작과 동작 사이로 조금 더 걸리기는 하겠지만 길지 않은 시간이다. 요가 동작에 대해 대체로 알고 있는데 나처럼 도통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 카드 요가를 권하고 싶다. 며칠이나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해 보는 데까지 해 보자 다짐하며.(y에서 옮김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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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한잔 인생 한입 38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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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 안에서 먹고 마시는 일, 이제는 예전과 아주 달라지고 말았다. 기차 안에서 대놓고 맛있게 먹던 시절도 있었는데,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맛있는 간식과 술을 팔기도 했는데, 잠깐 정차하던 역에서 우동도 팔았는데, 어린 그 어느 때 나도 어른이 되면 저 우동 사 먹어야지 꿈도 꾸었는데. 옛날 역사 기록 책 안에서만 나올 듯하다. 밤새 달렸던 밤기차와 같이.

    이번 호는 참 무난했다. 다 보고도 다시 떠오르는 일화가 단 하나도 남지 않았다. 마치 한 편 읽을 때마다 한 잔씩 마신 후 홀랑 잊어버린 것처럼. 실려 있는 내용이나 안주들이 기억해야 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보고 넘기고 잊어도 그다지 무리가 없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렇게나... 뭐라고 써 보려고 해도...

    다시 펼치고 뒤적여 찾아낸 것이 '밤의 고속열차'이다. 술보다는 기차에 대한 그리움이 더 떠오른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이런 밤기차가 없는데 일본에서는 아직도 밤에 기차가 달리려나?  (y에서 옮김20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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