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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적이라는 게 완전하게 믿을만 한 건 아니라는 것. 우리가 사는 세상에 완전한 게 하나라도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우리 자체가 불완전하니 완전함을 향한 욕심을 갖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일 테지. 알면서도 완전함을 추구하고, 또 완전함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세워 완전하다고 믿는 것을 무너뜨리려 한다거나 완전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처리하려고 하고. 사람, 참 불완전하면서 위험한 존재다.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을 꽤 부지런히 읽었다고 여겼는데, 놓친 작품이다. 영화로도 나온 모양인데 딱 그만큼이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소설로 읽어도 좋을 만큼 흥미와 집중력을 갖게 하는 작품. 독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교훈이나 반감을 느낄 요소들도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혹은 누군가가 나를 관리하고 통제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는 일. 절대 유쾌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미 우리는 우리의 많은 부분을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혹시 나에게 닥칠지 모를 위험한 상황을 예방한다는 전제 아래에. 그래서 자유가 매력적인 것이겠지. 누릴 수 있을 역량을 갖춘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힘. 나를 속박하고 구속한다고 해도 기꺼이 바치겠다는 소심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자유의 매력.
신분도 계급도 권력도 야망도 다 한통속이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위대한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 어떤 식으로든 지배해야만 한다는 것, 이 불쾌하고 씁쓸한 사실을 끝내 부인하지 못하고. 우리는 정녕 싸움 없이, 갈등 없이, 오해 없이, 욕심 없이, 경쟁 없이, 함께 살아갈 수는 없는 존재일까. 아무리 노력하고 공부하고 애써도 이른바 '본능'이라는 것을 이겨낼 수는 없는 것일까. 만물의 영장이라면서.
가끔 내 안의 내가 무서워질 때가 있다. 내게도 다중인격적인 요소가 있으니까, 나쁜 인간성은 발휘되지 않도록 내내 잘 다스리며 살아야 할 텐데. (y에서 옮김201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