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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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야단법석』의 내용과 많이 겹친다는 느낌이다. 『야단법석』은 사례 중심으로 되어 있는 데 비해 이 책은 스님이 갖고 있는 원론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싶기도 하고, 아쉬움의 원인을 더듬어 보니 내가 사례 쪽에서 더 감동을 얻은 듯하다.

 

소제목을 다시 한 번 훑어 본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내 삶을 어떻게 꾸려 가야 하는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게 해 준다. 나 자신과 정면으로 만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연습이 된다. 그 과정에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또 행복하다. 내 감정을 헤아리는 것도 해 본다. 내가 지금 어떤 마음 상태인지, 어떤 생각과 다투고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괴로운지도.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까지도.

 

스님의 말씀을 듣고 스님이 하라시는 대로 따라 해 보는 게 스님의 덕분인가 내 자신의 의지 덕분인가. 스님은 모든 게 결국은 실천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계기는 스님의 말씀을 들은 덕분이므로 잘 읽었노라고 여기련다. 어떤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있으면 그 방향에서 신호가 온다고 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내 마음이 움직인 거라면 이미 흔들리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바람직한 흔들림, 좋은 흔들림, 마르지 않는 흔들림 속에 있고 싶다. (y에서 옮김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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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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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이라는 게 완전하게 믿을만 한 건 아니라는 것. 우리가 사는 세상에 완전한 게 하나라도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우리 자체가 불완전하니 완전함을 향한 욕심을 갖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일 테지. 알면서도 완전함을 추구하고, 또 완전함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세워 완전하다고 믿는 것을 무너뜨리려 한다거나 완전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처리하려고 하고. 사람, 참 불완전하면서 위험한 존재다.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을 꽤 부지런히 읽었다고 여겼는데, 놓친 작품이다. 영화로도 나온 모양인데 딱 그만큼이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소설로 읽어도 좋을 만큼 흥미와 집중력을 갖게 하는 작품. 독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교훈이나 반감을 느낄 요소들도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혹은 누군가가 나를 관리하고 통제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는 일. 절대 유쾌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미 우리는 우리의 많은 부분을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혹시 나에게 닥칠지 모를 위험한 상황을 예방한다는 전제 아래에. 그래서 자유가 매력적인 것이겠지. 누릴 수 있을 역량을 갖춘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힘. 나를 속박하고 구속한다고 해도 기꺼이 바치겠다는 소심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을 자유의 매력. 


신분도 계급도 권력도 야망도 다 한통속이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위대한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 어떤 식으로든 지배해야만 한다는 것, 이 불쾌하고 씁쓸한 사실을 끝내 부인하지 못하고. 우리는 정녕 싸움 없이, 갈등 없이, 오해 없이, 욕심 없이, 경쟁 없이, 함께 살아갈 수는 없는 존재일까. 아무리 노력하고 공부하고 애써도 이른바 '본능'이라는 것을 이겨낼 수는 없는 것일까. 만물의 영장이라면서. 


가끔 내 안의 내가 무서워질 때가 있다. 내게도 다중인격적인 요소가 있으니까, 나쁜 인간성은 발휘되지 않도록 내내 잘 다스리며 살아야 할 텐데. (y에서 옮김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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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김광연 지음, 박승희 그림 / 지콜론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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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는 일로 힘을 얻는 사람이 있다. 한편으로 사람을 만나는 일로 힘을 잃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함께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어떤 사람은 함께 하면서 다른 사람의 힘을 빼앗기도 한다. 이게 공식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는 데 일상의 어려움이 생긴다. 누구는 좋다는데 누구는 싫다 하고. 이 책을 쓴 작가는 사람에게서 힘을 얻고 사람에게 힘을 주는 사람으로 보였다.


작가는 광장이라는 밥 먹는 술집을 운영한다. 혼자 요리하고 혼자 경영하고. 그러다 바빠져서 아르바이트생을 쓰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혼자다. 그래서 밥 먹는 술집도 혼자인 사람을 위주로 대접한다. 혼자인 사람들, 혼자라고 여기는 사람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혼자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광장이라는 곳에 모여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파티도 하고 전시회도 열고 공연도 한다. 혼자였으나 혼자가 아닌 공간을 얻는다.   


작가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면서 거대한 공간을 운영하려고 한다. 담기지 않는 영역이 없다. 이 정도라면 거의 세상 하나다. 있어야 할 것, 있어야 할 사람, 있어야 할 이야기가 다 있다. 벅차다. 쉽게 읽기 시작했는데 점점 더 깊어졌다. 단순히 밥만 먹고 술만 마시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서울의 을지로라는 곳에 가 보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면,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접었다. 이미 충분히 이름난 곳이 된 듯하다.   


잘 하는 일로,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것, 많은 사람이 바라는 일일 것이다. 어느 정도로 잘하고 좋아해야 이를테면 성공했다고, 하니 할 만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인지 어떤 경계선 하나를 보는 것 같다. 쉽지 않은 높이다. 잘 하는 요리 하나만으로 살아남은 식당이 아니라는 말이다. 


밥을 파는 일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는 일이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이런 믿음이 생기지 않는 식당은 오랜 세월을 지켜낼 수 없을 듯하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방학에 들어간다는 '광장', 올해를 잘 넘겼을지 궁금하다. 트위터로 잠깐 봤을 때는 괜찮았던 것으로 보였는데. 새해에도 작가의 바람만큼 번성하기를 기원한다. (y에서 옮김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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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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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출생의 비밀'. 현실에서는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 일일까, 내가 모르고 있어서 그럴 뿐 실제로는 잦은 일인가, 이런 의문이 저절로 든다. 소설을 읽고 있자니. 


4분의 3정도는 꽤 몰입하면서 읽었다. 긴장감도 있었고 기대감도 있었다. 말 그대로 어떻게 될지, 누가 누구와 어떤 관계라는 건지,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일을 저지를 것인지, 기대를 품고 글을 읽게 해 주었다. 그런데 마무리가, 이렇게 허망해질 수가. 읽다가 남은 얼마 되지 않은 분량을 고려할 때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나름 걱정이 되더니만, 이렇게 맺어버리고 말았구나, 아쉬웠다. 


아직은 이 작가에 대한 내 기대가 오르락내리락 한다. 다만 실망을 느끼면서도 새 글이 나왔다고 하면 찾아 읽어보게 되니, 이 또한 작가가 내게 미치는 영향의 증거라고 하겠다. 


우리네 삶에서 인물 간의 갈등을 설정할 때, 정상적인 가정을 배경으로 해서는 관계 만들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나를 비롯하여 내 주위의 이웃들까지 상식적으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 고마워진다. (y에서 옮김201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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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솔티
황모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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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가 참 난감하다. 리뷰를 쓰기는 해야 하고(안 쓸 정도는 당연히 아니므로) 쓰려니 글이 마음에 들었다고 좋아하는 마음보다 거북한 인상이 먼저 떠올라 상당히 머뭇거려진다. 그래도 기어코 써 두어야 한다. 나는 아주아주 잘 잊고 말아서.

SF 소설집이다. 눈여겨 보자는 마음으로, 호감을 기본 바탕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째 자꾸 멈추고 말았다. 한 편도 끝까지 시원하게 읽어 나가지 못했다. 나의 어떤 정서와 어긋나고 있는가, 작가의 어떤 대목에서 내가 물러서는가. 이것을 찾는 재미도 읽기의 재미 하나로 볼 수는 있겠으나 즐겁지 않고 곧 피곤해진다. 나는 작품의 평을 하려는 게 아니므로, 감상만으로도 충분하므로, 마음 편한 독서가 최우선인 독자이므로. 

글의 분위기는 어둡고 막막하고 암담하다. 등장인물들도 산뜻하다기보다는 각자의 생의 무게에 눌려 있다. 현실에서든 가상 세계에서든 세상을 마주하는 인물의 태도는 대체로 글을 읽는 내 기분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는데 나는 내내 무겁고 답답했다. 글 속 세상 때문이 아니다. 작가가 그려 보이는 방식에 있는 것 같다. 주제든 인물의 성격이든 배경이든 문체든. 마치 절망하고 절망하고 또 절망하라고, 은근하게 또 깊게 권유하는 듯이.  

나는 절망에 너그럽지 않다. 아예 없이 사는 편이다. 화는 나고 짜증도 좀 나지만 절망 비슷한 느낌이 들면 길게 보면서 지운다. 역사 이전부터 우주 너머까지. 기본적으로 유머를 좋아하는지라 아무리 힘들고 엉망인 세상이라고 해도, 이야기 속 세상까지도 닫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소설이라면 열려 있고 유머가 흐르고 있어야 하며 읽는 내가 글 안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 느낌을 받지 못했다. 받는 듯 하다가도 갑자기 벽 앞에 선 느낌만 주고는.  

같은 작가의 글이 다르게 읽히는 때가 온다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기대를 잠시 남겨 두려 한다. (y에서 옮김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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