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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알면 어휘가 보인다 : 사자성어 200 - 한자 쓰기 연습 노트 ㅣ 한자를 알면 어휘가 보인다
큰그림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19년 8월
평점 :
한자를 좀 더 알았으면 하는 마음 1/3, 한자를 쓰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마음 1/3, 생각없이 글자를 쓰는 시간을 즐기자는 마음 1/3. 많은 책 중에 이 책을 고르는 데에도 시간을 한참 들였는데 막상 얻고 나서도 마음만큼 쓰지 못하고 있다. 게으르다는 말 말고는 변명할 게 없다.
표지에서 소개하는 대로 따라 하면 금방이라도 한자를 마스터할 것 같지만, 따라 하는 일 이것, 참 쉽지 않다. 심지어 금방이라도 쓸 수 있도록 책장을 펼쳐 놓고 있지만 보면서도 연필을 잡지 않는다. 연필이 책장 사이에 있음에도. 이 마음 싸움을 어떻게 해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까. 간절함이, 절박함이 없는 탓이지. 시험을 칠 것도 아니고 자격증을 얻을 것도 아니며 한자를 모른다고 당장 어떤 불편을 겪는 것도 아니니.
이것도 허영일까? 허영이겠지? 글자 한 자를 더 알고 싶은 마음, 사자성어 하나를 더 알고 싶은 마음, 알아서 아는 바를 알리고 싶은 마음, 누구에게? 그래도 오늘은 한 페이지의 글자를 따라 적어 본다. 아는 글자가 대부분이라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읽을 수는 있으나 안 보면 못 쓰겠다 싶은 한자는 쓰면서 좀더 신경을 기울인다. 외워질까? 못 외우면 어때?
고등학생 시절에 한자연습장 한 권을 과제로 받았던 기억이 난다. 방학숙제였을 것이다. 개학 직전에 몰아서 무지막지하게 썼던 기억. 선생님이 숙제 검사를 하셨는지, 안 한 사람을 혼내셨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다. 자꾸만 그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 누가 나 좀 챙겨 주었으면 싶은.
책은 6가지의 주제를 나누어 놓고 13일에 걸쳐 매일 30분을 투자하면 이 책 안에 있는 한자를 다 익힐 수 있다는 편집 의도를 보여 준다. 나는 영 틀렸다. 임의로 펼쳐서 쓰는 나만의 방법을 쓰는 게 나을 듯하다. 13일에도 30분에도 얽매이지 않고서. 다 쓰게 되는 날이 오기는 할지 어떨지. 다 쓰고 당당하게 리뷰를 올리고 싶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