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인생 한입 19
라즈웰 호소키 지음, 박춘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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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이 술을 종류별로 준비해 놓고 한 병씩 꺼내 마시듯이 나는 이 시리즈의 책을 사 놓고 한 권씩 읽어 나간다. 봐도 봐도 단순하게 재미있다. 이미 읽은 내용과 지금 읽고 있는 에피소드가 어떻게 다른지 정확하게는 모른 채 술꾼이 술을 마시듯 나는 만화를 읽고 본다. 해롭지 않은 중독이다. 나는 이렇게 마음 편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만화 에피소드 사이에 특집처럼 실려 있는 에세이들. 주로 작가가 즐겨 다니는 술집이 있는 곳을 탐방한 취재담이다. 이번 책에는 우에노와 도야마라는 곳을 다루고 있는데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그런가 보다 여길 정도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술을 소재로 만화를 그리다 보니 취재도 이런 방식으로 하는구나 한다. 하루에 여러 곳의 술집을 찾아다니는 일, 아무리 술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 또한 일이 되면 고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작가는 그저 좋다고만 하니.



만화를 중심으로 편집하다 보니 에세이에 실려 있는 흑백 사진의 내용을 알아보기가 영 어렵다. 만화책 값을 고려하면 이해가 충분히 되지만 굳이 실어 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아직도 술이 아니라 만화가 많이 남아 있어서 흐뭇하다. 천천히 오래오래 읽고 눈으로 마셔야지.  (y에서 옮김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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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머니 이야기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지음, 세르주 블로흐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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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까이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동화책을 빌려 보는 재미를 얻는다. 그 중 할머니라는 말이 들어가는 동화(그림책)를 반갑게 맞이한다. 글을 읽으면서 그림에 눈을 맞추면서 이 동화는 누구를 대상으로 삼고 있을까, 답 없는 고민을 해 본다. 

할머니가 나오고 이 할머니의 생이 간단하고 잔잔하게 흐르고 할머니는 고요히 자신의 생을 돌아본다. 젊어서 이런저런 고단한 삶을 겪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나빴다고 하고 싶지도 않고, 또 굳이 그 젊은 날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 나는 좀 알 듯한데. 내 마음도 이런 쪽이니까. 

궁금하기는 하다. 이 마음을 초등학교 1~2학년이 이 책 속 글과 그림으로 짐작할 수 있을까 하는 것. 내가 또 어린이들의 기특한 마음을 모르고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랬으면 차라리 좋겠고.

글 자체는 할머니가 손자손녀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할머니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 주는 손자손녀라, 낯설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 할머니가 되면 자녀들에게든 손자들에게든 되도록 이 말 저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이 흔해진 시대라. 작가는 두 딸을 키우면서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도 딸들을 생각하며 이 글을 썼겠지. 엄마의 마음, 할머니의 마음.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어서 썩 마음에 들었다. (y에서 옮김20240812)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 하면 된다고.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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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이에요, 지금 - 산양유셔벗 & 벚꽃
구효서 지음 / 해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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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연애 혹은 사랑 혹은 결혼 따위에 마음이 흔들릴 내가 아니다 보니 이 소설은 심심했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얽히고 꼬일수록, 이름이 밝혀지고 인물의 전적이 드러날수록 음, 점점 지루해지는군, 산뜻한 것은 통영의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는 카페에 대한 환상뿐이구나 애써 여겼다. 


연애소설이 재미있을 나이가 따로 있을까? 그럴지도. 아무튼 지금의 나는 아니라는 것이겠지? 게다가 소설 속에서 연애하는 세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각자 처한 사정에 따른 기막힌 운명이라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탓에 읽는 과정이 흔들렸다. 뭘, 이렇게까지 꼬아서 다시 이어 붙여 놓고는 사랑이라고 이르는가? 작가에게 은근한 투로 불평하고 싶을 만큼. 


지나간 우리네 역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역사에서, 희생된 가여운 영혼들이 아직도 생생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시간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사명은 어디까지일까? 알리는 일? 밝히는 일? 묻어 두는 일? 소설가는 일반인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짐을 느끼기도 할 테지. 그러니 꿋꿋이 쓰고 있는 것일 테고. 독자로서는 읽고 있는 일 하나로 그 사명의 일부를 수행했다고 할 수 있으려나?


통영의 바닷가 카페촌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그곳에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살고 있는지는 모른다. 굳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의 처지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 시대를 향한 원망이나 한을 풀어볼 엄두도 못낸 채, 그러나 오늘 하루의 몫을 알뜰하게 살아가는 대로. 살펴보면 어디에 살든 그 누구든 다 이러할 삶이니 새삼스러울 일도 아닐 것 같다.


소설 속 카페는 대체로 낭만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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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18
라즈웰 호소키 지음, 박춘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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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작가가 부산에 와서 술을 맛있게 마셨다는 내용이다. 특히 온갖 안주를 쌈으로 싸서 먹었다는 것. 회도 고기도 내장도 족발도. 요즘에야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음식을 먹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자주 봐서 우리로서도 그들이 우리의 음식 문화를 신기하게 여기는 모습을 도로 신기하게 여겨지지 않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 만화가 나온 시절 정도라면 달리 보이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작가가 취재한 부산의 자갈치 시장과 주변의 맛있는 음식점들. 외국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가서 먹고 싶어 하는 장소일 테다. 활어를 바로 잡아서 회로 먹고 매운탕으로도 먹고 죽으로도 먹고. 술은 아니지만 입맛은 살짝 돈다. 활기찬 시장 분위기도 그윽하게 떠오르는 게 내가 지금 배가 고픈 상태인가? 살짝 확인을 해 본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나 보다. 안주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것도 문제, 세상의 맛있는 것들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 건강을 지키면서 맛있는 음식을 적절히 챙겨 먹을 줄 아는 경계란 어디란 말인지. 이 답만큼 사람마다 다를 분야가 없을 테니 살아 있는 내내 찾아야 하는 각자의 몫이지 싶다. (y에서 옮김202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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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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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별로 좋지 않다. 나는 아직도 소설 속 환상의 세계에 기대를 걸고 있나 보다. 소설이 너무 현실같아서, 이 현실이 아주 보잘것 없어서, 거짓으로라도 품고 만족할 위로를 얻지 못한 느낌이어서 별로다, 별로라고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다 읽고 나니 별로인 그 씁쓸한 기분은 그대로인데 그럼에도 소설에 실망이 안 된다. 점점 더 여운에 끌려든다. 그래, 사는 게 뭘 그리 대단하겠는가, 어찌 모두 성공할 수 있겠는가, 통속적인 성공만이 성공이라면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삶은 가여워서 어쩌란 말인가.

 

답답하기도 했다. 이 주인공은 왜 이러나, 주인공의 아내는 왜 이러나, 주인공의 부모는 또 왜 이러는지. 다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맥없이 살아가고들 있는 것인지. 이래서야 어느 순간 행복을 맛보기라도 할 수 있을 것인지, 몹시 답답했다. 그러다 잠시 눈을 돌리고 생각을 거듭하자니, 어쩌면 우리 삶이 대체로 이렇게 흘러 가는 게 아닌가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내 삶을 볼 때 어떤 판단을 해 줄 것인지. 아니 무엇보다 내가 지금까지의 내 삶을 어찌 볼 것인지.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고 내가 나이를 더 먹고 생을 마무리할 때 쯤이면 뭐라고 한 줄에 요약할 수 있을 것인지. 스토너와 썩 달라질 인생인가 말이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벌써 알았다. 그래도 내 의지에 맞춰 미래를 준비하려고 했고 오늘을 살고 있다. 행복한 순간도 있고 불행을 느낄 때도 있겠지. 무엇이 더 강한가에 따라 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냥 사는 것이다. 주어지는 대로, 그 순간 선택하고 포기하고 책임지면서. 아무도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 부모도 배우자도 자녀도 일부의 영향은 미쳤을 것이나 끝내 자신이 될 수는 없다. 

 

오늘은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다짐도 못하겠다. 더 이상 어찌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인가. 살아 있고 살아가야 할 모든 생명체가 가여울 따름이다. 살고 싶지 않은 목숨이 어디 있겠는가. 어쩌면 인생에 패배했다는 평가는 다른 사람이 내릴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같은 차원에서 성공도 마찬가지일 테고. 그러면 어찌 해야 하는가, 이 물음은 사라지지 않는데. (y에서 옮김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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