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이에요, 지금 - 산양유셔벗 & 벚꽃
구효서 지음 / 해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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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연애 혹은 사랑 혹은 결혼 따위에 마음이 흔들릴 내가 아니다 보니 이 소설은 심심했다.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얽히고 꼬일수록, 이름이 밝혀지고 인물의 전적이 드러날수록 음, 점점 지루해지는군, 산뜻한 것은 통영의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는 카페에 대한 환상뿐이구나 애써 여겼다. 


연애소설이 재미있을 나이가 따로 있을까? 그럴지도. 아무튼 지금의 나는 아니라는 것이겠지? 게다가 소설 속에서 연애하는 세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각자 처한 사정에 따른 기막힌 운명이라는 것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탓에 읽는 과정이 흔들렸다. 뭘, 이렇게까지 꼬아서 다시 이어 붙여 놓고는 사랑이라고 이르는가? 작가에게 은근한 투로 불평하고 싶을 만큼. 


지나간 우리네 역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역사에서, 희생된 가여운 영혼들이 아직도 생생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시간 안에서 살아남은 사람의 사명은 어디까지일까? 알리는 일? 밝히는 일? 묻어 두는 일? 소설가는 일반인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짐을 느끼기도 할 테지. 그러니 꿋꿋이 쓰고 있는 것일 테고. 독자로서는 읽고 있는 일 하나로 그 사명의 일부를 수행했다고 할 수 있으려나?


통영의 바닷가 카페촌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그곳에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살고 있는지는 모른다. 굳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의 처지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 시대를 향한 원망이나 한을 풀어볼 엄두도 못낸 채, 그러나 오늘 하루의 몫을 알뜰하게 살아가는 대로. 살펴보면 어디에 살든 그 누구든 다 이러할 삶이니 새삼스러울 일도 아닐 것 같다.


소설 속 카페는 대체로 낭만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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