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세상 - 사르르, 디저트의 역사 달콤한 세상
빅토리아 그레이스 엘리엇 지음, 노지양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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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별로 먹지 않는다. 눈으로 보는 쪽을 더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다. 밥을 먹은 후에 더 먹는다는 게, 입가심으로든 소화를 돕는 일이든, 나로서는 부담스러워 안 먹는 게 낫다. 다른 사람이 맛있고 예쁜 디저트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괜찮다. 여러 모로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해서.

책은 만화의 형식으로 디저트의 역사를 알려 준다. 차례가 따로 나와 있지 않아서 읽으면서 등장하는 디저트를 정리해야 한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브라우니, 도넛, 파이, 젤리, 쿠키, 마카롱. 모두 8종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마카롱이다. 입으로 먹는 맛 때문이 아니라 눈으로 보는 색색깔의 맛 때문이다. 이렇게나 예쁜 디저트라니, 변하지만 않는다면 모아서 진열해 놓고 두고두고 보고 싶다. 

만화를 이용해서 어린이들에게 학습을 시키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의도는 성공했을까? 이 책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사회와 과학 공부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게, 재미있게 읽고, 얻은 정보를 익히면서 공부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 또 각각의 디저트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을 알게 된다면 대화를 나누는 데에도 수월할 듯 싶다. 아는 게 많은 사람이라는 인상도 남기면서.  

다만 쉽게 읽히는 만화가 아니었다는 말은 하고 싶다. 많은 자료를 한껏 요약해 놓은 터라 화려한 그림 사이에 담긴 정보를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디저트든 음식이든 세계사든 과학이든 더 자세한 내용을 탐구할 수 있는 동기를 얻는다면 정녕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로서는 더 이상 공부는 못하겠고, 읽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도 않아서 보았구나 할 수 있을 뿐이겠다. 달콤한 디저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어린이에게 무척 권하고 싶은 책이다. (Y에서 옮김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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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의 차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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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양장이다. 크기는 작은 편이다. 이 출판사의 핀 시리즈로 나온 책 중 하나이고 표지의 격이 느껴진다. 책값도 여기에서 비롯될 듯. 소설의 양을 책값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내 마음에 퍽 들지 않지만 비교가 저절로 된다. 소설값이 아니라 책값인 것만 같아서, 작가의 창작력 값이 아니라 출판사의 편집값이 더 큰 것만 같아서 느껴지는 거북한 비교. 

소설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이 작가의 글에 마음이 쓰이는 나의 이 무게감이 좋다. 좋아하는 작가가 늘어나는 것은 내게 새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우주 하나를 얻는 일이니까. 나의 귀한 시간과 바꿔도 좋을 만큼의 가치를 가진 대상이니까.

다만 책 제목이 어렵다. 제목 탓에 선뜻 들어서기가 힘들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읽다 보면 부적격자가 어떤 사람인지, 차트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만 이 말 자체로부터 매력을 얻지는 못했다. 더 많은 독자를 끌어 들일 수 있을 제목이 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만큼 나는 소설이 좋았다. 이렇게 좋은 마음은 나눌수록 풍요로워지는 것이니까.

소설은 2692년에 일어나는 일을 배경으로 한다. 그때가 언제일까, 환생하고 또 환생해서 살아보게 되나, 살게 되면 나도 실무자가 되나, 그런 삶도 삶이려나, 산다는 게 정말 무엇일까... 영화로 소설로 이미 본 SF 장면들이 수시로 내 생각을 드나들었고 소설은 재미와 한숨을 번갈아 부르면서 흘렀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상상은 어떤 식으로든 현실의 나와 내 삶을 돕는다. 돕기 위해 하는 것이 상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살기 위하여, 잘 살기 위하여, 제대로 살기 위하여, 그저 살기 위해서라도. 소멸로 가는 길이 삶의 여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산다. 상상의 도움을 받기까지 하면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기억하고 잊기를 되풀이하면서.

생존과 자유라는 지극히 무거운 주제에 나를 빠뜨려 본다. 혼란스럽지만 또 즐겁다. 나는 아직 살아 있는 존재라는 증거일 테니. (y에서 옮김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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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 1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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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책은 발간된 것 모두를 사게 되지 싶다. 한꺼번에 읽지 말고 띄엄띄엄 읽어야지. 한 잔 하고 싶어질 때면, 좋을 때나 슬플 때, 나를 격려할 일이나 축하할 일이 생길 때, 남들은 진짜로 마시는 술을 나는 그림으로 마셔야지, 푸슈~.

 

흑백으로 된 그림인데도 맛있게 보이는 것은 작가의 능력일까, 독자인 내 마음의 능력 덕분일까. 드라마에서 본 장면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술집의 배경이나 여자 주인공의 표정, 입맛 다시는 모습, 기대에 찬 독백 등이 그림 사이로 고스란히 살아난다. 그림을 보면서도 현실을 본다고나 해야 할까. 같은 내용의 만화와 드라마의 경우 서로를 간섭하는 게 양쪽 모두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둘다 좋다는 인상을 준다. 잘된 일이다. (y에서 옮김 201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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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In the Blue 11
문지혁 지음 / 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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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받기 전에 이 책을 빌려서 본다. 내가 읽은 적이 없는 작가의 글이라 예습하는 기분으로 보는데 뭔가 싱숭생숭하다. 이게 좋은 느낌인지 불편한 느낌인지 확인이 안 된다. 낯설어서 그런 건가, 자꾸 읽어 보면 나아지려나? 자꾸 읽고 싶어지게 될까? 물음들만 거느리며 책장을 넘겼다.

책은 사진과 그림과 글로 이루어져 있다. 소재와 주제와 배경은 모두 뉴욕이다. 작가의 뉴욕 사랑이 결실로 맺힌 것인가 싶다. 좋아하지 않고서는 이만큼이나 정성을 담을 수 없을 테니. 내가 늘 바라는 바 하나, 이만큼의 정성을 쏟고 싶은 대상을 하나 만나는 일, 그게 무엇이든, 아직은 못 찾았다. 이 부러움으로 책을 본다. 뉴욕이 아니라 뉴욕을 향한 작가의 마음을 따라서. 

뉴욕은 내게 먼 관광지 중의 한 곳이다. 가고 싶은 곳도 아니다. 대신 책으로는 짬짬이 가 본다. 기분 충분할 정도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과 그곳 이야기를 전해 주려는 사람이 워낙 많이 있으니 나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최근에 읽은 뉴욕 배경의 소설까지도 있었고. 이 책 속의 사진들은 예전에 읽은 뉴욕 사진보다 훨씬 현실감이 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뉴욕의 어느 거리에 투명인간이 되어 서 있다가 움직였다가 돌아나오다가 하는 기분을 맛보았다. 길을 잃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

다른 여행기와의 차이점이 하나 보인다. 먹을 것에 대한 사진이나 자료가 많지 않다. 먹으러 다니는 여정보다 헤매는 여정이 돋보인다고 해야 하나. 걷고 생각하고 찾고 정신차리고 다짐하고 깨닫고. 작가를 따라다니는 여행이 쏠쏠하게 재미있다. 나는 또 따라하고 싶어진다. 안 할 것이면서.

아쉬운 점, 글의 분량이 적다. 적을 만해서 그런 줄은 알겠는데 내게는 모자란다. 읽을 소설이 있다. 다행이다.(y에서 옮김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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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3 - 언제나 그 자리에 오늘의 인생 3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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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어떻게 맞이하고 보낼 것인가, 더없이 무겁게? 더없이 가볍게?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하게?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날은 없다.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을 먹고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일을 하면서 보내다가, 오늘은 이런 오늘이구나, 가벼운가? 무거운가? 살 만한가? 지긋지긋한가? 잠깐 물어볼 뿐. 물어보다가 날은 저물고 저문 날 끝에서 오늘이 흘렀구나 할 뿐.

대단하지 않은 날들에 대한 담백한 독백이 그지없이 마음에 든다. 내 일상이 작가의 것과 비슷하여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안 살 이유가 없는 셈이니까, 이렇게 사는 일만도 넘치도록 충분하다 싶으니까. 세상은 복잡하고 어지럽고 따분하다가도 끔찍하기도 한데 나는 벗어나 있는 것만 같다. 조용하고 단조롭고 평화로워서 그렇지 못한 세상 쪽에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작가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고마워해야 할 것에 고마워할 줄 아는 나를 만나는 기분이 들어 참 평온하다.

책을 볼 때만 작가가 하는 일을 따라서 하고 싶어진다. 나도 오늘의 인생과 같은 일기를 쓰고 싶다거나 그림일기를 그리고 싶다거나 하는 것들. 책 다 덮고 이 리뷰까지 올리고 나면 금방 잊어버리고 말 일을. 책을 보면서 내내 궁리하고 있었다. 어떤 종이에 그려 보나, 어떤 말들로 꾸며 보나, 그리고 적은 종이를 어느 상자에 담아서 보관하나, 아직 하지도 않은 일들의 결과물을 정리하느라고 상상 안에서 분주하기만 했다. 삶이 이래도 되나, 이렇게 아무런 쓰임이 없어도 되나, 살짝 두려운 마음이 생기도록.

나는 작가처럼 맛있겠다고 생각한 빵을 척척 사지 못한다. 척척 사지 못해도 아쉬울 게 별로 없다 싶은 오늘의 인생.(y에서 옮김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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