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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ㅣ In the Blue 11
문지혁 지음 / 쉼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받기 전에 이 책을 빌려서 본다. 내가 읽은 적이 없는 작가의 글이라 예습하는 기분으로 보는데 뭔가 싱숭생숭하다. 이게 좋은 느낌인지 불편한 느낌인지 확인이 안 된다. 낯설어서 그런 건가, 자꾸 읽어 보면 나아지려나? 자꾸 읽고 싶어지게 될까? 물음들만 거느리며 책장을 넘겼다.
책은 사진과 그림과 글로 이루어져 있다. 소재와 주제와 배경은 모두 뉴욕이다. 작가의 뉴욕 사랑이 결실로 맺힌 것인가 싶다. 좋아하지 않고서는 이만큼이나 정성을 담을 수 없을 테니. 내가 늘 바라는 바 하나, 이만큼의 정성을 쏟고 싶은 대상을 하나 만나는 일, 그게 무엇이든, 아직은 못 찾았다. 이 부러움으로 책을 본다. 뉴욕이 아니라 뉴욕을 향한 작가의 마음을 따라서.
뉴욕은 내게 먼 관광지 중의 한 곳이다. 가고 싶은 곳도 아니다. 대신 책으로는 짬짬이 가 본다. 기분 충분할 정도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과 그곳 이야기를 전해 주려는 사람이 워낙 많이 있으니 나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최근에 읽은 뉴욕 배경의 소설까지도 있었고. 이 책 속의 사진들은 예전에 읽은 뉴욕 사진보다 훨씬 현실감이 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뉴욕의 어느 거리에 투명인간이 되어 서 있다가 움직였다가 돌아나오다가 하는 기분을 맛보았다. 길을 잃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
다른 여행기와의 차이점이 하나 보인다. 먹을 것에 대한 사진이나 자료가 많지 않다. 먹으러 다니는 여정보다 헤매는 여정이 돋보인다고 해야 하나. 걷고 생각하고 찾고 정신차리고 다짐하고 깨닫고. 작가를 따라다니는 여행이 쏠쏠하게 재미있다. 나는 또 따라하고 싶어진다. 안 할 것이면서.
아쉬운 점, 글의 분량이 적다. 적을 만해서 그런 줄은 알겠는데 내게는 모자란다. 읽을 소설이 있다. 다행이다.(y에서 옮김202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