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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 21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3월
평점 :
점점 더 천천히 넘기게 되는 만화책. 술을 마시는 내용도 그럴 듯하지만 그림이, 특히 배경이 눈에 잘 들어온다. 이렇게 섬세하고 성의 있게 그리고 있었구나. 예전에 볼 때는 미처 몰랐다. 그저 먹고 마시는 쪽에만 한눈을 팔았는데, 그래서 각 에피소드가 비교적 짧다고 느꼈는데, 이제야 알게 된다. 얼마나 공을 들여서 그렸는지를. 새롭게 본다는 것,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렇게 또 깨닫는다.
내용은 앞서 나온 책들과 큰 차이가 없고, 맛있는 안주와 그에 어울리는 술을 퇴근 후 혼자서도 멋지게 마시고 있다. 정녕 따라 하고 싶을 만큼 근사하게, 이런 술집이라면 술을 못 마시더라도 한번씩 방문해 보고 싶어질 만큼 궁금하게.
이번 호에 작가는 아베 야로 작가의 심야식당에 방문한다는 내용의 에피소드를 실어 놓았다. 책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나눈 기록도 담겨 있다. 두 만화를 다 좋아하는 내게는 퍽 인상 깊은 선물이 된다. 좋아하는 한 가지에 오래 빠져들어 사는 삶, 이 정도라면 축복의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y에서 옮김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