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친정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00야, 00포목 부도나서 도망갔댄", "기~" , 하고 대답했더니 갑자기 "나 어떵허코, 나 어떵 살거니!" 하신다. "무사? 혹시 엄마도 거기 돈 빌려줘?" 했더니 "어게~, 돈 키워준다고 해서 있는 돈 다 갖다줘신디, 나 어떵허코~" 하신다.
갑자기 머리가 띵~ 하고 할말이 없어져 버렸다. "어딩꽝! 일단 집으로 갑써, 나도 가쿠다" 하고는 부랴부랴 엄마집으로 갔다. 그래서 엄마의 넋두리를 들어드리면서 솔직히 섭섭한 맘이 없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리라. --- 우리 수 유치원비 없어할 때도, 그리고 생선대금 모잘라 할때도 엄마한테 그냥 지나가는 말로 여쭤볼때 나 몰라라 하시더니 ----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한편, 엄마 딴에는 노후에 웬만하면 두딸에 의지하지 않으려고 노후대책으로 하신 일이겠지만 그래도 큰딸에게만은 의논을 좀 미리 해 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 엄마의 성격상 자신의 고집으로 밀고 나가셨겠지만 그래도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일부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이런 생각해봐야 아무 소용없겠지만 그래도 자꾸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 든다.
꼬리1) 갑자기 이 책이 생각났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살아내는 게 <인생> 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