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친정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00야, 00포목 부도나서 도망갔댄", "기~" , 하고 대답했더니 갑자기 "나 어떵허코, 나 어떵 살거니!" 하신다. "무사? 혹시 엄마도 거기 돈 빌려줘?" 했더니 "어게~, 돈 키워준다고 해서 있는 돈 다 갖다줘신디, 나 어떵허코~" 하신다.

갑자기 머리가 띵~ 하고 할말이 없어져 버렸다.  "어딩꽝! 일단 집으로 갑써, 나도 가쿠다" 하고는 부랴부랴 엄마집으로 갔다. 그래서 엄마의 넋두리를 들어드리면서  솔직히 섭섭한 맘이 없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리라. --- 우리 수 유치원비 없어할 때도, 그리고 생선대금 모잘라 할때도 엄마한테 그냥 지나가는 말로 여쭤볼때 나 몰라라 하시더니 ----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한편, 엄마 딴에는 노후에 웬만하면 두딸에 의지하지 않으려고 노후대책으로 하신 일이겠지만 그래도 큰딸에게만은 의논을 좀 미리 해 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 엄마의 성격상 자신의 고집으로 밀고 나가셨겠지만 그래도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일부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이런 생각해봐야 아무 소용없겠지만 그래도 자꾸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 든다.

꼬리1) 갑자기 이 책이 생각났어요.

그래도 어찌어찌 살아내는 게 <인생> 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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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1-0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어쩌면 좋아요. 님이 어머니 위로해 드리셔야죠

홍수맘 2008-01-0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한테는 어떻게든 살아질테니 넘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어젯밤 내내 그리고 오늘 아침도 영 기운이 안나요. ㅠ.ㅠ
솔직히 아직까지 엄마한테 생활비도 제대로 못 드려봤는데, 그리고 향후 몇년간은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서 더 속상한가 봐요.
저 참 못났죠?

마노아 2008-01-0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막막한 일이 생겼군요. 어머니 얼마나 황망하실까요. 홍수맘님 섭섭한 마음 드는 것도 당연해요. 그리 허공으로 사라져버린 돈이라니 기막힙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왜 이리 많을까요ㅠ.ㅠ 두분 모두 기운 내셔요. 토닥토닥...

홍수맘 2008-01-09 11:04   좋아요 0 | URL
토닥토닥....
정말 맘이 짠~ 해요.
오늘까지만 우울할께요.
고마워요.

무스탕 2008-01-0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상하네요, 여러가지로...
그 느아쁜사람들 어여 잡아서 어머니 맘 편해지셨으면 좋겠네요.
홍수맘님 섭섭한 마음도 십분 이해가 되요.
좋게 해결되어야 할텐데요.. 에휴...

홍수맘 2008-01-09 11:06   좋아요 0 | URL
아까도 엄마가 우리집에 오셨드랬어요.
그냥 "전생에 내가 빚이 많았나 보다" 하시면서 나름 위로를 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밖에 없드라구요. ㅜ.ㅜ
그래도 어찌어찌 살아내 지겠죠?
갑자기 <인생>이라 소설이 떠오른 건 왤까요?

물만두 2008-01-09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런 사람들은 꼭 잡아야 하는데 어떡해요?
빨리 해결되시고 무엇보다 돈 꼭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홍수맘 2008-01-09 12:12   좋아요 0 | URL
엄마 말을 들어보니 거의 불가능지 싶어요. ㅠ.ㅠ
그냥 빨리 잊어버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랍니다.

hnine 2008-01-09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큰 몫으로 도와고 싶으신 마음에 수 유치원비, 생선대금, 못 도와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속상하시다면 그렇게 생각하시며 마음 푸세요.
그나저나 어머니 지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요...홍수맘님도요.

홍수맘 2008-01-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님의 말씀이 맞아요.
아마도 그 맘이 더 크셨을 거란 생각입니다.
오늘만 아플께요.
감사드려요.

미설 2008-01-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너무 속상한 일이네요. 어쩐대요. 천하의..
님의 서운한 맘도 이해가 되고 어머님의 속마음도 이해가 되구요,, 정말 속상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어머님이 제일 속상하실테니 위로해 드려야지 어쩌겠습니까.. 힘내세요..

홍수맘 2008-01-10 07:02   좋아요 0 | URL
내. 그럴께요.
전 어쩜 엄마보다는 한다리 건너니....
감사해요. ^^.

소나무집 2008-01-0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말 어떡해요?
그래도 엄마께서 싸고 누우시진 않았나 봐요.
그나마 다행이에요.
어떻게 잘 해결되면 좋을 텐데 그래도 엄마 위로해 드리세요.
엄마도 딸 안 도와주신 거 속으로 후회하고 계실지도 몰라요.

홍수맘 2008-01-10 07:04   좋아요 0 | URL
엄마의 말을 들으면서 엄마 맘 이해가 되기도 해요.
나중에 딸들에게 부담되지 않으려고 나름의 방법을 찾다 그리 된 것이니까요.
그래도 섭섭하고 막막한 맘이 드는 건.....
참, 제가 아직도 못난 탓이지 싶어요.

2008-01-09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8-01-10 07:05   좋아요 0 | URL
그러셨구나~.
나만, 우리집만 겪는 일은 아닌데....
"토탁토닥" 많은 위로가 됬어요.
늘 감사해요.

연두부 2008-01-1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가장 맘이 아프고 힘든 것 어머님일테니 홍수맘님이 힘이 돼 드리세요..괜히 조금이라도 서운한 맘 비쳤다가는 어머니 상처에 소금뿌리는 일일수도 있을테니까요...뭐 어련히 홍수맘님이 잘 알아서 하시겠지만요..쩝...왜 이렇게 세상사는 게 팍팍하죠....--

홍수맘 2008-01-11 15:5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님도 요즘 많이 힘드실텐데 이렇게 좋은 말도 남겨 주시고...
우리 힘내자구요.

도넛공주 2008-01-1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일이.....저도 비슷한 일이 오늘 있었답니다.마음 푸세요 홍수맘님.저는 막 울면서 청소기를 돌렸어요.'당신도 나의 스승,인생공부 시켜줘서 고맙다.엉엉'하면서요.

홍수맘 2008-01-11 16:00   좋아요 0 | URL
"엉엉" 하면서요?
저도 어찌보면 엄마덕에 간접경험을 한 거라고, 인생공부 한 거라고 위안을 할까봐요.
머릿속으로 그런데 맘이 안 그랬나?
어제, 오늘 몸살로 고생을 좀 하고 있어요.
이 몸살로 모든 걸 날려버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 힘내요~

2008-01-11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8-01-11 15:58   좋아요 0 | URL
어머 반가워요.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참, 님 <스쿱> 이라는 잡지책에 님이름이 실렸는데 보셨었요?
어찌나 반가웠던지요.
잘 지내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