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옆지기와 나의 결혼 7주년이 되는 날이다. 갑자기 옛날 생각들이 난다.
우선은, 결혼식날 속눈썹이 떨어지고, 신부화장이 지워지고 어깨를 들썩이며 서럽게 울었던 기억부터 난다. 솔직히, 옆지기랑 연애를 하면서 서로 아버지가 안 계시는 집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우선, 우리가 결혼하기 1년전 시아주버님 결혼식 때에도 시아버님이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우리집처럼 당연히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고는 묻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걸, 우리 결혼식 한달도 채 안남기고 시아버님이 나타나셔서는 자기들 부부(새시어머님?)를 모셔 살란다. 알고봤더니 오빠가 고등학생시절에 두 분이 이혼을 하셨고, 그때부터 옆지기는 아버님이랑 살다가 혼자 독립했었단다. 그러다 아버님은 밀항으로 일본을 가셨고, 옆지기는 다시 어머님과 함께 살게 되었단다. 시아주버니는 대학을 육지로 가게되 그후 거의 내려오신 적이 없으시단다. 정말,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진짜 난감했었다. 엄마도 이 사실을 알고는 이 결혼 절대무효!!! 라면 난리 아닌 난리가 났었다. 옆지기가 엄마한테 사정하고 매달리고, 시아버님께 사정하고, 난 나대로 갑자기 감당히 안되고 무서워 이 결혼 하기 싫다고 하고, 정말 대 난리가 났었다. 그래도, 인연이었는지 어떻게든 결혼식을 올렸다. 그때, 동생이 친구들과 함께 유리상자의 "신부에게"에게 라는 노래와 다른 노래 한 곡을 축가로 불러줬었는데 그 노래를 들으면서 왜 그렇게 서럽던지 한번 터진 울음이 멈춰지지가 않았었다. 휴~. 지금도 마음이 짠~ 하게 아프다.
그리고, 어영부영 살아온지 만 7년이 됬다. 매 해마다 결혼기념일을 특별히 보내오지 못했지만 올해는 더 쓸쓸한다. 옆지기랑 냉랭한 상태가 꽤 되었다. 아마, 이번에도 내가 한 어떤말에 옆지기가 화가 나 있는 듯 한데 도저히 감히 잡히질 않는다. 생각해보니 만7년동안 옆지기가 화나면 늘 내가 먼저 왜 화가 나 있는지를 물어보고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패턴이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나도 섣불리 말을 꺼내고 싶지가 않다.
어쩌면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오래가져보는 냉랭한 기간인 듯 하다. --- 아직까지는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풀려왔으니까.----. 지금은 나도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 하는 생각이다.
에구구, 결국 나의 푸념이 길어졌다.
꼬리) 실은, 유리상자의 "신부에게" 라는 노래를 듣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서 컴 앞에 앉았는데 주절이주절이가 되 버렸다. 누구, 저를 위해 유리상자의 "신부에게" 노래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