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랜드 방콕으로 휴가 다녀 왔습니다.
너무 가기 싫었으나, 와이프가 삐쳐서
할 수 없이 노력?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내내 꾹꾹 참으며 열심히 즐겁게 해주겠다며 다녀 왔습니다.
사진 좋아하는 놈이 여행을 못가고
관광가는 게 얼마나 싫은지 사진 찍어 본 사람이면
알 겁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가족이 그리 원하는데 빠질 방법이 없죠.
페키지 관광이야 뭐 뻔한 스케쥴로 움직이고
기간 내내 상업적 목적이 명확한지라서....
관광으로 다니는 모든 곳이 서비스를 받는 대가, 즉 팁이란 비용과
정돈되지 않는 디테일이 없는 엉성한 모양, 그럴듯한 공간이 주는
허접함이 내내 이물감에 지치겠더군요.
음식은 왜 그리 안 맞던지....
내 혓바닥이 고장 난 줄 알았습니다.
잘못된 음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모든 음식 맛이 한결같이 똑같았습니다. 놀라웠어요.
번적번적하는 유명 관광지의 사진이야
와이프의 여행 인증용으로 많이 찍었어요.ㅎㅎㅎㅎ
갔다 왔으면 남는 게 사진이라고
흡사 와이프의 화보용 사진이랄까요.
포즈와 옷 색깔도 맞추고
그래도 명색이 사진 담아 왔는데
다른 사람처럼 정면 응시하는 그 특유의 밋밋한 인증샷으로는
재미가 없거든요.
뭐 사진 실력이야 미천한 거라도
그간의 사진 빠돌이처럼 찍은 경력을 살려서
모델처럼 찍어 줬어요.
휴가 모조리 다 써버리고
혼자 사진 여행도 못 가고 무지하게 허탈하긴 하지만,
그나마 가족이 즐거웠다면 뭐 사진 까짓 거 또 언젠가 찍겠지요.
물론, 평소에 관심 있던 사진 몇 컷도 담긴 했지만
이런 사진에 신경 쓰느라 가족에게 무심할 수가 없어서요.
커다란 트렁크 두 개에 와이프와 딸아이 물품과 옷가지 등등
가지고 출국 수하물 넣고 찾고 다했습니다. 후아.....
충실한 짐꾼이 되고 사진 기사 역할이었으면 된 거죠.
방콕에서 움직이는 내내 팁 달라고 하던데....
왜 난 팁도 없냐는...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지출만 거듭했죠.
가족의 구성이란 나의 선택에 대한 자기 업보이자 책임이니
뭐...억울하다는 등의 따져 볼 것은 없죠.
사두었던 책도 3권골라 갔지만,
책읽을 시간조차 안주더라구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