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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서머스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9월
평점 :
과거를 바꾸는 법 은 글을 쓰는 것이다. 죽은 자를 살게 하고 산 자를 죽게 한다. 복수를 하고 결말도 원하는대로 매듭지을 수 있다.
엘리스가 쓴 결말을 빌리 또한 좋아할까.
청부살인업자 빌리는 스스로 매번 나쁜 놈을 죽이는 것이니 괜찮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다 은퇴하기 전 마지막 청부살인에서 함정에 빠진다.
(다들 그의 바보연기에 속지만
그는 보기보다 훨씬 영리하다. )
누구인지 밝히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게 하겠다며 계획을 세우다가 곤경에 처한 젊은 여자 엘리스를 구하게 된다.
그녀와 함께 하며 애써 덮어둔 진실과 마주한다. 나쁜 놈을 죽여도 나쁜 놈이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상처를 하나 주면 자신에게도 상처가 생긴다는 것을.
빌리의 현재 이야기, 그리고 빌리가 쓰는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나온다.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빌리의 과거이야기가 매력적이다.
어떤 사람이건 누구이건 간에 내가 겨눈 총구의 끝엔 매캐한 화약과 충격으로 인한 멍자국이 남는다. 죽음보다는 대수롭지 않아보여도 깊게 곪아가고 밤마다 악몽으로 되돌아와 조금씩 죽어간다.
끔찍한 사고에도 이겨내려 노력하고 맞서는 엘리스란 인물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원하는대로 진실된 작가가 되어 빌리의 소원대로 평범하게 살아갈것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고 가족과 모노폴리를 하며 스스로를 속이지 않아도 되는 삶, 몇 개의 신분증으로도 불신에 또 불신을 하며 위태롭게 살아가는 삶과는 거리가 먼 진짜 삶.
이라크참전,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가정폭력, 아동성매매, 약물성폭행 등 다양한 범죄들이 다루어진다. 곧 영화화 된다고 한다 . 빌리가 읽은 혹은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바보를 흉내내기 위해 손에 들고다니는 만화책, 그리고 가방 안엔 그가 진짜 읽고 있는 몰래 감춰둔 테레즈 라캉 .
(개인적으론 귀신, 광신, 초자연적인 기묘한 스티븐 킹의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도서관에서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은 책이다. )
빌리는 해병대 시절에 성경을 통독했다. 모든 해병대원은신청하면 성경을 한 권씩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성경을 읽은것을 후회할 때가 많은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성경에는 모든 얼버무림과 부인(否認)에 구멍을 뚫어 버리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성경은 구약이건 신약이건 용서가 없다.
빌리가 아는 한 버키와 함께 일하는 청부살인업자는 그 하나뿐이지만 그래도 아니라고 하지 않는다. 맞는 말인데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죽어 마땅한 사람들만 죽인다고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무슨 소용일까. 그녀가 그 말을 믿건 믿지 않건 상관이 없다. 그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미래를 바꿀 작정이다. 그리고 보수도 챙길 작정이다. 그는 그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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