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회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1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레모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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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랑?!

(스콧님 소개로 읽게 된 짧은 분량의 책 )

다리위로 찢어발겨 던진 것들은 엄마에 대한 적의, 부당한 폭력, 위선, 억압과 학대에 대한 반항이다.
자신의 젊음을 억누르는 이들, 본인도 어쩌지못하는 사춘기란 몸, 마음과 신체가 어긋나 삐거덕거리는 삶의 한 지점, 지독히 잔인한 엄마의 모욕에 대한 복수다.
불쌍한 앙투아네트와 불쌍한 엄마.
거절당하는 딸과 이제 누리고 싶은데 여자로 너무 늙은, 늦어버린 엄마.
딸은 엄마의 위선과 허영이 구역질난다.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요구를 묵살하고 잔인하게 비웃는 엄마는 그녀에겐 적일뿐이다.
엄마는 자신이 누리지 못한 것들을 누릴 젊은 딸이 못견디게 밉다. 질투로 어찌할바를 모른다. 구석진 방 가난했던 삶 속에서 아름다운 젊음은 다 지나가버렸다. 이제 딸은 젊음과 부를 함께 누리겠지, 아름다운 무도회에서....엄마의 딸에 대한 적의와 질투는 잔인하다. 거추장스럽던 딸이 이젠 질투의 대상이 된다.( 무도회)


그 외에도 이 책에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사랑을 할 수 있을거라 희망을 품는 (다른 젊은 여자)
선의가 삶을 이어가게 하며, 죽음을 피해가기도 하는 (로즈씨 이야기)

내 몫의 꿀 한 통을 다 털어넣은 뒤, 달콤했던 그 날을 기억하며 텅빈 단지를 안고 가는 삶이 있다.
혹여 단지가 비어버릴까 잔뜩 희석시켜 이것이 달콤한지도 모른체 홀짝이며 사는 삶.
좀 더 나중에도 괜찮을거라 어딘가에 숨겨놓았다가, 어디에 숨겼는지 잊어버려 결국 단지를 찾기위해 헤메는 삶.

어떤 삶이 정답일까, 첫 번째가 승리자처럼 보이게 하는 (그날밤). 그러나 긴 겨울밤 어떤 선택을 했든 그들 가슴이 시리기는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물었더니, 양봉을 시작하잖다.
그래, 그것도 한 방법이지.

엄마는 강력한 경쟁자로 보이는 모든 여자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그래서 엄마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하지만 함께 자란 그 세 사람은 안전했다. 그들이 엄마의 소중한 남자를 앗아갈 리는 없었으니까. 엄마는 그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망설이며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기억의 물결에 휩쓸려갔다. 분명, 엄마가 말을 하면 할수록, 사랑은 떠나갔다. 마개를 열어놓은 향수병에서 향기가 날아가듯, 사랑은 그녀의 가슴에서 달아났다. 분명히 말하는데, 프랑스에서 첫 밤을 보낸 순간부터엄마는 아버지를 잊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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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13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아프게 진지하게 읽다가 마지막에 남편님 말씀에 빵!!!ㅎㅎㅎ 남편님 센스가 여실히 증명됩니다~ㅋㅋ
예전부터 저는 이상하게 좋은 것을 가장 마지막에 아껴두다가 결국 버리거나 못쓰게 된 경우가 많았어요. 좋은 거 먹을 때도 메인 요리는 아껴두고 맨날 곁가지에 눈이 가는지-_-; 흔한 말로 ˝아끼다 모된다˝ 라고 하는데~
저는 과거를 회상하며 사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것에 얽매이다보면 현재, 미래를 제대로 오롯이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mini74 2022-06-13 13:12   좋아요 3 | URL
헉 !! 화가님 저도 그래요. 매번 아끼다가 언니들한테 털리고 ㅠㅠ 특히 용돈! 전 아껴쓰는데 언니는 막 쓰다가 결국 더 받아가는 ! 나는 있다고 안 주는 ㅠㅠ 근데 그게 잘 안고쳐지더라고요. ㅋㅋ 과거에 얽매이는 삶으로 불행을 입고 사는 사람들도 많죠. 화가님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

미미 2022-06-13 14: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녀간의 질투,적의 이런것들도
연구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에 관해서는 턱없이 자료가 부족하기도 하고요(남성들에 비해) 모녀가 아니라도 직장내
여성끼리의 괴롭힘(간호사들의 태움같은)들도 미스터리로 남아있고...아무튼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도서관에 들어
왔네요ㅎㅎ 🤭

mini74 2022-06-13 14:01   좋아요 2 | URL
도서관 가셨군요 미미님 ~ 저도 이 책 도서관에서 업어왔습니다 좋은 책들 월척 낚으시길 ㅎㅎ 더운데 조심해서 다니세요 미미님 *^^* ❤️

미미 2022-06-13 14:05   좋아요 2 | URL
예약신청했어요 미니님 저 2순위예요*^^*🧡

새파랑 2022-06-13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도회 내용 재미있네요. 딸을 질투하는 엄마라니 ㅋ
다른 단편들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 역시 미니님은 리뷰 천재~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mini74 2022-06-13 15:42   좋아요 3 | URL
도서관에서 빌려봤는게 얇은 책에 비해 가격이 사악하네요 ㅠㅠㅎㅎ

독서괭 2022-06-13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봉이라니ㅋㅋㅋㅋㅋ
써주신 유형 중에 저는 어느쪽일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전 희석해서 홀짝거리는 쪽이 젤 가까울 듯… 맛있는 거 아껴두지 않고 먼저 먹는 성격이라 잃어버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ㅋㅋ
여자의 젊음과 아름다움만을 칭송하는 사회가 엄마의 딸에 대한 적의를 갖게 하는 걸까요? 전 딸내미 보면 이쁘다 흐뭇한데.. 딸을 질투하는 엄마란 참 초라한 것 같아요.

mini74 2022-06-13 15:41   좋아요 2 | URL
스스로에 대해 과한 허영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엄마라서인듯 해요 난 너무 예쁘고 난 너무 아깝고. 스스로 불행해서 그 책임을 딸에게 전가하는 느낌이었어요.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된거라고 해서 좀 슬펐습니다. 그죠. 딸은 보기만해도 예쁘고 아까운데. ㅎㅎ 전 조카만 봐도 그렇더라고요 ~

페크pek0501 2022-06-13 16: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경쟁심이 강한 사람은 고독한 법이죠.
저는 고독보다는 지는 쪽을 택하겠어요. ㅋㅋ

mini74 2022-06-13 16:44   좋아요 3 | URL
저도 ㅎㅎ 원하지 않아도 지더라고요 ㅎㅎ 가끔 비굴한거 같기도 해서 슬퍼요 ㅠㅠ 저희엄마도 그랬겠죠. ㅎㅎ

페넬로페 2022-06-13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마와 딸의 모습이 안타까워요~~
내 몫의 꿀을 다 탕진하든지
또는 그것이 탕진될까봐 미리 걱정하고 뭔가 시작하지도 못하는 삶!
정말 양봉을 시작해야 알려나요?

mini74 2022-06-13 16:45   좋아요 3 | URL
좋은 생각 좋은 책들을 모으는 것이 북플식 양봉 아닐까요 ㅎㅎ

레삭매냐 2022-06-13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 읽어 보고
싶었는데 -

중고서점에 나오려면
석달은 더 있어야겠네요.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어
야 하나요.

mini74 2022-06-13 21:24   좋아요 2 | URL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후다닥 들고왔습미다 ㅎㅎ ~

서니데이 2022-06-13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봉을 시작하는 게 뭘까요? 하고 다시 읽었더니, 그 앞에 꿀 이야기가 나오네요.^^
사람마다 원하는 건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할 거예요.
가까운 사람들은 가까운 만큼의 거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mini74님, 시원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mini74 2022-06-13 21:24   좋아요 3 | URL
ㅎㅎ 저희남편이 좀 엉뚱합니다 ㅠㅠ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밤 보내세요 ~

기억의집 2022-06-13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고 작가 소개 보니, 작가가 요절했는데 아우슈비츠에서 죽은 건가요? 요절했다고만 나와서… 병이든 수용소든 재능 있는 작가가 자신이 더 쓰고 싶은 작품을 못 끝내고 생을 마감한다는 건 안타까워요. 대부분의 엄마가 딸에게 질투는 안하겠지만.. 이런 유형의 캐릭터도 흥미로울 것 같어요!!

mini74 2022-06-13 22:03   좋아요 2 | URL
네 수용소로 끌려갔고 돌아오지 못했어요 ㅠㅠ. 스콧님 리뷰에 작가의 안타까운 생애가 자세히 나온답니다. 오히려 작가와 그의 남편 아이들 이야기가 소설보다 더 소설같았어요 ㅠㅠ

scott 2022-06-13 2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봉 시작 찬성하기 힘듭니다!
요즘 벌꿀들이 사라져서
양봉업자들 울쌍 ㅜ.ㅜ

이렌 네미롭스키 장편도 훌륭한데

곧 번역이 된다고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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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ω^*)
     ◎⊂ )
     △し-J

mini74 2022-06-14 07:19   좋아요 2 | URL
반가운 소식이에요. 단편읽다보니 긴 글도 읽고싶은 ㅎㅎ 이모티콘이 넘 기분좋게 만드네요 스콧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희선 2022-06-14 0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많은 엄마가 자신보다 딸이 더 잘 살기를 바라지만, 가끔 딸이 가진 걸 부러워하고 시샘하는 엄마도 있겠지요 딸이라기보다 같은 여자로 그런 마음을 가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mini74 2022-06-14 07:20   좋아요 3 | URL
딸의 잚음을 시기하고 애정의 경쟁상대로 보는 일을 작가님이 겪으셨더라고요 ㅠㅠ 좀 슬프죠 ㅠㅠ

그레이스 2022-06-16 2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봉!
ㅋㅋㅋㅋ
이야기를 이렇게 승화시키시나요?

전에 스콧님 리뷰를 본 기억이 나네요!

mini74 2022-06-17 13:39   좋아요 1 | URL
ㅠㅠ 뭔가 분위기잡고 싶어도 남편이 대부분 깨줍니다 ㅎㅎ스콧님 리뷰 읽고 본 책인데 재미있어요 그레이스님 *^^*

하나의책장 2022-06-17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봉으로 엉뚱&재미스럽게 마무리🤭❣️ 미니님 리뷰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