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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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2008년 7월 14일이 그저 그런 하루로 기억될 수도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거나 좋은 일이 있어서 기뻤던 하루로 기억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 이제니의 언니인 이제야만 빼고요.
그날 지각하지 않았더라면, 편의점에 가지 않았더라면, 음악을 크게 듣지 않았더라면, 어둡고 으슥한 폐공장에 가지 않았더라면, 담배를 피우지 않았더라면, 승호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당숙이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최진영작가님의 신작 「이제야 언니에게」를 읽으면서 피해를 당했지만 바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잘 알고 있는 당숙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이유로 묵인하고 서둘러서 합의하던 어른들의 모습이 너무 무섭고 이 글을 읽는 저 또한 너무나도 무섭고 제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집단따돌림을 당했는 데
(물론 제야가 당한 것에 비하면 제가 당했던 고통과 같거나 더 어떻다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솔직하게 원인은 제게 있었지만 저나 그 피해를 주었던 친구들은 그 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몰랐으니까......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지는 와중에 담임을 맡으셨던 선생님은 제게 이 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을 까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납니다.
추억이라는 것이 좋았거나 즐거웠던 것도 있겠지만 두 번 다시는 기억하기 싫고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때가 생각나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떠오르게 되고 그 이후로 사람들을 정면으로 쳐다볼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추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제야에게도 그 것을 추억이라고 부를 수가 없지요.
어쨌든 포기하고 싶어도 끝내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던 제야에게 저 또한 편지를 써보고 싶어요.
깨달았다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뜻이었다(186~187쪽).라는 말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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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2019-10-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리뷰에 뒷면 사진 까지 어우 친절하셔라😀😊☺
 
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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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를 읽었을 때에만 해도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장르를 정확히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소설의 내용으로만 여기고 읽었는 데 이번에 그 후속으로 출간된 「새벽의 방문자들」을 다 읽어 보았는 데 확실히 「현남 오빠에게」를 읽었던 2017년 11월에서 시간도 다루는 범위도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첫 소설집이 나올 예정인 표제작이기도 한 장류진작가님의 (새벽의 방문자들) 속 상황이 저에게도 닥치면 성별을 막론하고 무섭고 빨리 이사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이 것이 새벽이든 대낮이든 간에 말이죠.「집 떠나 집」으로 인상적이었던 하유지작가님의 (룰루와 랄라)까지 앞서 읽었는 데 위계질서가 이상하게 잡혀있는 곳에서 통쾌하게 사이다 한바탕 들이붓던 인물이 인상깊었습니다.
정지향작가님의 (베이비 그루피)에서 ‘그루피‘라는 단어가 이렇게 좋지 않았구나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아버린 제 자신이 창피했었고 박민정작가님의 (예의 바른 악당)을 읽을 때에는 직접적이지 않고도 상처를 받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집에서 다소 의외라고 생각이 들었던 시인이기도 한 김현작가님의 (유미의 기분)을 읽으면서 여러번 놀랐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김현진작가님의 (누구세요?) 또한 기발하기도 하면서도 좀 답답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현남 오빠에게」를 읽었던 2017년 11월에서 약 2년이 다되어가는 2019년 10월이 되었지만 저는 사실 ‘페미니즘‘이 정확히 무엇인지 부끄럽게도 알 지 못합니다. 하지만 성별이 무엇인가를 떠나서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았으면 하는 마음은 2017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좋은 글을 읽게 해주신 6분의 작가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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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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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북플을 처음 시작하면서 첫 리뷰를 장강명작가님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썼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리뷰같은 거 귀찮기도 하고 제가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이나 좋았던 구절같은 것을 쓰는 것이 어렵기도 해서 안하다가 처음 썼던 리뷰를 4년만에 보게 되었는 데 지금이나 그때나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서 싱숭생숭합니다.
그전에는 이전에도 핫하셨지만 직접적으로 이 작가님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싶은 작품인「한국이 싫어서」를 읽었어요.
그 이후에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읽으면서 믿고 읽는 작가님 중 한 사람으로 꼽히게 되었죠.
그리고 다소 늦었지만 연작소설 「산 자들」을 다 읽었습니다.
이 연작소설집에는 ‘짜르기‘, ‘싸우기‘ , ‘버티기‘ 로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3장 속에 제가 앞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도 읽어봤던 (알바생 자르기- 당연한 것이지만 한 수 배웠습니다.) 와 (대기발령 -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화장실 앞에 제 자리가 있다면 끔찍할 것 같아요.), (공장 밖에서 - 이렇게 공장 안팎에서 싸우는 것을 소설이라는 것으로 자주 접하다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느껴집니다.) : 짜르기가 있고, 짜르기와 이상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현수동 빵집 삼국지 - 제일 재밌게 읽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프렌차이즈 빵집들에게 밀린 것도 있고 노후걱정도 있어서 가게를 정리하신 힐스테이트 베이커리 사장님들의 모습이 마음에 남았어요.)와 (사람 사는 집 - 결말을 읽으면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정말 최후의 보루라고 느껴지는 단편이었어요.), (카메라 테스트 - 정말 준비를 열심히 했고 잘 해왔는 데 마지막에 작은 실수하나에 무너지는 모습이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대외 활동의 신 - 저는 그런 ‘스펙‘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데 소설 속 상황이지만 너무 부러웠고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 싸우기까지는 7월에 이미 읽었는 데 시간에 쫒기다 보니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작은도서관에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10월에 빌려서 버티기에 있던 (모두, 친절하다)와 (음악의 가격),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를 마저 읽었습니다.
(모두, 친절하다)속 상황들이 현재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 인상깊었고 (음악의 가격)에 나오는 음악은 자주 듣지만 책을 여러번 읽거나 한 번 읽어도 그만큼 구매해서 읽거나 아예 한 번도 읽지 않는 다는 대목에서는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단편인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를 읽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 고등학교 다닐때가 생각이 났었어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떤 이유로 담임선생님을 잃게 된 학급의 친구들이 ‘비리천국‘이라 쓴 플래카드를 창문에다 붙인 것을 창가에서 본 기억이 났습니다.
아무튼 다른 내용의 다른 주제를 가지고 쓰셨지만 하나같이 현실적인 10편의 단편을 여러번 곱씹으며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장강명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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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에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린 3권의 책입니다.
(대외활동의 신)까지 읽었던 장강명작가님의 연작소설「산 자들」, 앞부문만 잠시 들춰봤던 동인문학상 후보에 오른 윤성희작가님의 신작 장편 「상냥한 사람」, 「현남 오빠에게」이후로 나왔으며 하유지작가님의 (룰루와 랄라)까지 읽은 테마소설 페미니즘 「새벽의 방문자들」.
앞서 읽어봤기 때문에 금방 읽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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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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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단편을 꼽으라고 한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단편이 있는 데 김금희작가님의 (너무 한낮의 연애)와 강윤화작가님의 (내꺼하자), 김희진작가님의 (혀), 김희선작가님의 (골든 에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정소현작가님의 등단작이기도 한 (양장 제본서 전기)입니다.
이 단편은 영지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갔던 무난한 인물이 도서관에서 자신이 태어난 해의 신문을 보던 중 ‘합법적으로 사라질 수 있는‘ 서비스를 알게 되어 많은 우여곡절과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작하게 되어 얇지만 양장으로 된 한 권 책으로 남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2012년에 첫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에서 읽고 가장 기억에 남았고 인상깊게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라도 실현된다면 저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간간히 단편과 장편연재도 하셨던 걸로 기억이 나는 데 막상 단행본으로는 소식이 없으셔서 조금 아쉬워할려는 찰나에 두번째 소설집인 「품위 있는 삶」이 출간되어 읽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읽어 보았습니다.
첫번째로 실린 (품위 있는 삶 - 110세 보험)부터 (어제의 일들), (지옥의 형태), (그 밑, 바로 옆), (엔터 샌드맨), 마지막 단편인 (꾸꾸루 삼촌)까지 고독속에서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어갔거나 넘어가고 있거나 넘어간지도 모르거나 넘어갈 예정인 인물들이 나와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짠하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창비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 데 외래어표기법이 많이 정리가 된 것 같아 좋으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썬글라스나 싸이트같은 단어는 선글라스, 사이트로도 쓰기도 하니까 그러러니 했는 데 빠리같은 지명을 이제는 파리로 정확히 표기한다는 것이 뭐랄까, 조금 놀랍기도 하고 창비출판사에서 출간된 것이 맞는 가하는 의문도 들었는 데 까페나 락까페같은 단어를 보니 맞는 것 같아서 놀라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내용들을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지만 앞서 많은 분들이 리뷰를 남기셨기에 생략하려고 합니다.
특히 직접적이었던 원제목이 (할머니 곁에서 잠들다)였던 (그 밑, 바로 옆)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정소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머지않아 출간될(?) 장편소설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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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2019-10-02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에요 우리. 반가워요

물고구마 2019-10-02 23:1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아요!

소피아 2019-10-0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친구가 돼볼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