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90대 80대 70대 60대 4인의 메시지
피천득 외 지음 / 샘터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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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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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70대, 80대, 90대 4인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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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대화>는 2004년에 출간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의 일이니 적잖은 세월이 흐른, 그래서 그 때의 이야기가 2022년 오늘에도 와 닿을까 걱정이 스물스물 들었다. 무엇보다 대담록이라서...

하지만,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 선물의 가치를 판단하지 말라.˝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익숙한 이 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 책, <대화>.

이 의미는 이미 책의 속 표지에서도 자신감 넘치게 피력되어 있다.

📖
여기 실린 내용은 월간 <샘터> 지령 400호 기념으로 2003년 4월에 가졌던 피천득 선생과 김재순 선생, 법정 스님과 최인호 선생과의 대담을 채록한 것입니다.
(중략)
이 대담에는 각 연령에서 바라본 세상살이 경험이 각기 다른 시각과 언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좀처럼 이뤄지기 어려운 네 분의 만남, 품격 높고 향기로운 대활.ㅇ 통해 그분들의 삶의 경륜이 여름날 시원한 빗줄기처럼 우리에게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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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2003년 <대화> 속의 네 분 대담자는 지금 2022년 이 세상에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분들이시다. 금아 피천득 선생은 향년 97세로 2007년에, 우암 김재순 선생은 향년 92세로 2016년에, 법정 스님은 향년 77세로 2010년에, 소설가 최인호 선생은 향년 67세로 2013년에 작고하셨다.

이 책은 지금에도 회자되는 네 분의 참 지성인들이 남긴, 시대를 아우르는 삶의 이정표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요즘 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아니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만 같은 품격 있는 대화의 장을 고스란히 목격하고 느낄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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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쪽)
˝친구라는 사람은 많지만, 떨어지면 그립고 꿈에도 보이는 그런 친구는 얼마 없어. 영혼의 교감이 있는 사이가 참다운 친구로, 연령과는 관계가 없지.˝

📖 (63쪽)
사람의 생애를 판단할 때는 역시 그분의 최후가 어떠했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이라는 경주의 결승점은 역시 죽음, 어떻게 죽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 (77쪽)
사람이든 물건이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르는 겁니다.

📖 (89쪽)
˝너희가 지금은 죽고 못 살 만큼 서로 좋아하지만 속상하면 못할 소리가 없다. 아무리 속상해도 막말은 하지 마라. 막말을 하게 되면 상처를 입히고 관계에 금이 간다. 자기가 말한 것에 대해 언젠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 어떤 일이 있어도 막말은 하지 마라.˝

📖 (149쪽)
신년 대담 때문에 김수환 추기경을 만난 적이 있는데 저보고 그러시더라고요.
˝최선생, 이 세상에서 제일 먼 여행이 뭔지 아시오? 머리에서 마음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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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인연, 신앙, 예술, 여성, 교육, 정치, 행복, 사랑, 가족, 자아, 말과 글, 시대, 이웃, 죽음 등등등 너무나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들이 가볍지만 진지한 화두로 던져지고 풀어진다.

책은 166쪽에 지나지 않는 적은 분량이지만 전체적으로 당시 뿐만 아니라 지금에 와서도 지성인(지식인이 아닌)으로 일컬어지는 네 분의 삶과 지혜가 오롯이 녹아있다. 대담록이니 만큼 풀어놓은 이야기들이 세밀하지는 않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양(量)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질(質)에 있지 않겠나.

비록 19년 전의 대담이었다 할지라도 네 분의 가르침은 지금 2022년에도 와 닿는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간다 하더라도 삶의 형식은 바뀔지언정 삶의 내용은 쉬이 변하지 않듯이 이런 이유로 <대화> 속에 담긴 네 지성인의 가르침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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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정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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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적잖이 실망을 했다.

영화는 좋았다. 극찬 또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박수를 보낼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비아냥거릴 거리는 거의 없었다.

다만,

솔직히 박해일의 연기를 한껏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었는데... 분명 연기는 반박할 여지도 없이 박해일다웠음에도 불구하고, 연기력과는 별개로 자꾸 영화 속에서 박해일이 뒤로 밀려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영화를 지배할 정도로 이건 탕웨이를 위한 영화였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개인적 기대를 채우지 못한 반발감을 위로하고자 ‘적잖은 실망‘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일 뿐...

그럼에도 진한 여운을 남긴 몇몇의 대사들이나 뇌리에 찡하고 박힌 강렬한 인상의 단어들을 발견한 것은 기대도 않았는데 문득 선물을 받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 대사들과 단어들의 여운과 인상을 재확인할 겸으로 각본집을 구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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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단어를 뽑아보자면, 뭐니뭐니해도 ‘추앙‘이 아닐는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인기도 인기였지만,

˝나를 추앙해요.˝

라는 대사는 그야말로 압권이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추앙‘이라는 단어에 버금가는 단어로 나는 ‘붕괴‘를 선뜻 손꼽는다.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사랑 때문에 해준이 그토록 철저하게 지켜왔던 직업적 자부심이 붕괴되었다는 말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추앙과 붕괴.

이 두 단어를 천천히 곱씹어 보노라면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참으로 지독히도 외로운가 보다 싶다. 얼마나 많은 상처를 안고 살기에 극단적인 단어로 한 인간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인지... 어쩌다 사랑과 고통을 대체하는 단어가 이토록 극단적이 되어 버린 것인지... 어쩌다 이토록 그 이상의 단어를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며 이것이 오히려 적절한 표현이 되어버린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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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7쪽)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 (136-137쪽)
해준
(답답하다는 듯 야깐 톤이 올라가서)
왜 그런 남자하고 결혼했습니까?

서래
(눈에 힘주고 똑바로 보면서)
다른 남자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했습니다.

📖 (29쪽)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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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집을 볼만한 매력이 있다. 영화를 다시보기 하는 것도 좋겠지만, 직접적인 영상에 감동의 재현을 의지하기 보다는 책 속의 활자와 행간을 통해 아련하도록 이미지를 떠올리며 감동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영화 다시보기는 도중에 멈추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영상의 흐름이 정지되는 순간 뭔가 끊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읽는 도중에 덮어도 그 이미지가 여운으로 지속된다. 그래서 끊어진다는 느낌보다는 책을 다시 펴는 순간까지도 이미지는 이어지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이것이 독서의 힘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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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떨쳐버려야만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있어.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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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물건이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르는 겁니다. - P77

"너희가 지금은 죽고 못 살 만큼 서호 좋아하지만 속상하면 못할 소리가 없다. 아무리 속상해도 막말은 하지 마라. 막말을 하게 되면 상처를 입히고 관계에 금이 간다. 자기가 말한 것에 대해 언젠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 어떤 일이 있어도 막말은 하지 마라."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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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란 단지 웃음거리가 아니라 좀더 차원 높은 경지의 것입니다. - P61

사람의 생애를 판단할 때는 역시 그분의 최후가 어떠했는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이라는 경주의 결승점은 역시 죽음, 어떻게 죽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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