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한국희곡명작선 53
박경희 지음 / 평민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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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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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희
#평민사
#한국희곡명작선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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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희곡이란, 상실과 절망에 싸여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때, 흔들리는 몸과 마음을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캄캄한 바다 위를 비추는 등불이었다.
오로지 희곡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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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경희는 자신의 프로필에 이와 같이 고백한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절절하다. 작가의 상실과 절망에 대한 아픔을 오롯이 공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끝도 없는 막막함이 안겨주는 버거운 무게감은 어느 정도까지 이해할 만하다. 결은 다를지라도 나 또한 그러한 한때의 시절을 지나쳐왔기에. 그렇더라도 한 개인이 겪었을 출구 없는 어둠 속에서의 방황에서 빛을 찾아냈음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삶의 버팀목이자 등불이 되어 준 희곡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작가를, 일면식도 없지만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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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트라이앵글>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지 못하고 각자의 불안과 헛된 욕망에 침잠한 암울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가정폭력이 자리한다. 그리고 곁가지로 원조교제, 종교에 대한 맹신, 비뚤어진 사랑 등이 비집고 들어온다.

작품의 중심인물인 아들 이세민은 군 제대 후 법관이 되기 위해 고시공부를 하고 있지만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은 영화감독이다. 부모의 기대를 저버린 형 탓에 강제적으로 부모의 뜻을 따라 하는 고시공부일 뿐이기에 정작 방 안에 틀어박혀 하는 일이라고는 비디오 영화를 보는 것이다. 세민은 15세에 성장이 멈춰 155cm 밖에 되지 않는 신체로 말미암아 고등학교 때 왕따를 당하고 군대에서조차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였다. 심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사는 세민은 지극히도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의 인물이다.

아버지 이근혁은 두영그룹의 CEO가 될 거란 야심이 넘쳤지만 졸지에 명퇴를 당하자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다. 가정에서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지극히 전형적인 구시대적 인물이다. 이러한 근혁이 벌이는 일이라는 것이 원조교제였고 심지어 그 일은 아내와 함께 다니는 교회에 들통이 나기도 한다.

어머니 민혜경은 열렬한 개신교 신자이다. 자신의 신념에따라 행동하는 완벽주의자이지만, 남편과 두 아들 만큼은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남편과의 사이는 소원해져 부부관계조차 없고, 두 아들로부터는 이미 실망한 터에 혜경은 딸을 입양하고자 한다.

이 셋의 한 가족이 보여주는 침울하고 축축한 삶의 모습에서 작가는 가족, 가정의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피력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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