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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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뒷표지)
우리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다시 배워야 한다.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정상성과 결함, 실수와 기회, 자유로움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도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소설을 만났다. 고맙고 벅차다.
-최진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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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똑부러진 평이 또 있을까? 소설가 최진영의 평은 달리 덧붙일 만한 군더더기도 없을, 그 이상의 찬사마저도 존재치 않을 만큼 공감되는 소감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공감능력이 미흡하여 벅찬감까지 표출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긴 하지만... 그럼에도 ‘고맙고 벅차다‘는 최진영의 마지막 표현은 그 어떤 표현보다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누구든 꼭 한번은 읽어보시길, 그래서 가슴 따뜻한 작가 천선란의 이야기에 감동을 느껴보시길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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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쪽
소방관이 놓지 않았던 보경의 (생존율) 3%에는 실로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보경은 언젠가, 한강 노을을 바라보며 바퀴를 열심히 굴리는 아이들이 멈추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고 소방관에게 말했다. 삶이 이따금씩 의사도 묻지 않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버린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벽에 부딪혀 심한 상처가 난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잡으면 그만인 일이라고.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 113쪽
연재는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 다르다는 걸 깨달아가는 것이, 그리고 그 상황을 수긍하고 몸을 맞추는 것이 성장이라고 믿었다. 때때로 타인의 삶을 인정하는 과정은 폭력적이다.

📖 168쪽
그리움이 밀고 들어오는 순간을 예견할 수 있다면 오래도록 그 순간을 만끽할 수 있게 준비라도 할 텐데, 친절하지 못했던 이별처럼 그리움도 불친절하게 찾아왔다.

📖 252쪽
˝그래도 우리가 불행한 미래를 상상하기 때문에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상상보다 늘 나을 거예요.˝

📖 331쪽
세상 모두에게 이해받지 않아도 된다. 오직 연재가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이해받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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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천선란 작가의 세상을 보는 눈이 끌리고 마음에 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전히 희망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극히 고통스럽지도 않다. 언제나 희망은 존재하지만 언제나 희망적이지는 않고, 언제나 고통은 존재하지만 언제나 고통스럽지도 않다. 희망 앞에서 늘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고통 앞에서 늘 희망이 좌절되는 것도 아닌 것이 오늘이라는 삶이다.

희망과 고통 사이에서 방황하기 보다는 매 지금이라는 순간을 사랑하고 열정을 놓지 않은 채 살아가는 힘이 필요함을 깨달아야 하는 게 삶이고 우리라는 사람이지 않을까.

가슴 뛰는 삶, 우리는 그런 삶을 얼마나 잊고, 잃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지금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 301쪽
떨린다. 행복에 휩싸인 연재의 몸이 진동으로 떨렸다. 연재는 살아 있었다. 늘 살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살아 있었다. 무엇이 연재를 이토록 가슴 뛰게 만드는 것일까.


알베르 까뮈가 그랬다.
살아지는 삶이 아닌 살아가는 삶을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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