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간병 가족들의 이야기
유영규 외 지음 / 루아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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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살인, 154인의 고백》은 2018년 9월 3일부터 12일까지 8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기획 연재된 것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이 기획은 2003년 당시 경찰팀장이자 지금은 편집국장인 캡의 인터뷰 주문을 당시 기자 초년생이자 지금은 탐사기획부장인 유영규 기자가 후배들(임주형, 이성원, 신융아, 이혜리)과 함께 15년에 걸쳐 이뤄낸 결과물이다.

책은 총 8개의 큰 주제 아래 29개의 이야기가 엮여져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을 일일이 다 열거하며 살명하는 것보다 10여 개 이야기의 제목들을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그 내용을 어림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10여개의 제목들은 아래와 같다.

나와 54년 함께한 임자, 미안해•••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기록조차 없는 죽음들
10개월간 아내는 죽음을 부탁했습니다
극심한 ‘경제적 압박‘ 겪는 가족 간병 당사자들
우리는 끝내 김씨를 구하지 못했다
독박간병, 살인 충동마저 부르는 악몽
치매는 엄마도 나도 삼켰다
간병 5년, 쌓인 분노, 10배의 우울증
치매 할머니는 그날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장애 아들 돌본 40여 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일 년에 1만 5000원으로 장애를 견디라니
수면제 40알, 어머나는 죽음을 선택했다
할멈이 삶을 내려놓자 영감은 이성을 잃었다

이렇듯 제목만 열거하는 이유는 그 내용들을 다시 되뇌이기가 못내 힘겹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제목만 열거하는 것으로도 감정상 쉬운 일이 아닐 정도다.

요즘 같이 내 삶도 녹록치 않은데 남의 상처와 아픔, 고통들까지 알아야 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한다는 것에 적잖은 고민도 해보지만... 힘겹더라도 우리 사회의 암울한 이면을, 너무 당연시하게 외면되고 잊혀지고 있는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라도 추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죽어서라도 모든 걸 끝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그 고통스런 삶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헤아리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

요즘 같이 나의 상처와 고통에만 함몰되어 주위를 돌아볼 여력도 없는 세상에, 그럼에도 손을 뻗을 마음조차 누구 하나 가지지 못한다면 우리 사는 이유나 이 세상이 존재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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