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은 1933년 2월 28일 자 《조선일보》에 발표한 <모델-여인일기(女人日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자는 칼자루를 쥔 셈이요, 여자는 칼날을 쥔 셈이니 남자 하는 데 따라 여자에게만 상처를 줄 뿐이지. 고약한 제도야. 지금은 계급 전쟁 시대지만 미구(未久)에 남녀 전쟁이 날 것이야. 그리고 다시 여존남비시대가 어면 그 사회제도는 여성 중심이 될 것이야. 무엇이든지 고정해 있지 않고 순환하니까.˝


지금으로부터 90년이 채 못 되었으나, 지당히 오래전인 과거의 이야기다. 나혜석의 말은 너무나도 정확한 비유였고, 이미 지금의 시대를 예견한 비전이었다. 시대를 앞질러 본 나혜석의 혜안이 놀라울 뿐이며, 그래서 아직까지도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적 모순이 남아있음이 허탈할 수밖에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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