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적어도 내가 이해하기로는, 표면적인 현실 이면으로 비집고 들어가라는 초대이자 눈앞에 놓인 나무만 볼 것이 아니라 나무 내부의 기반 시설 가운데 살아가는 곤충들을 보라는 초대, 모든 것이 언어와 생활이라는 생태계 안에 서로 연결돼 있음을 발견하라는 초대였고, 이것이 글쓰기가 지닌 호소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