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추리소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수작이 추리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을 뒤흔들었다. 소리소문없이 인기를 끄는 성향답게 어느새 혜성처럼 나타난 작품은 바로 「용의자 X의 헌신」이다. 자, 과연 용의자 X란 누구고 그의 헌신은 어떻게 표현될까?

생각보다 의외로 빨리 용의자 X는 밝혀진다. 그래서 보통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맞추는 추리소설과는 달라서 조금은 맥이 빠진다. 하지만 범행을 감추려는 범인의 심리와 행동이 이 소설의 백미다. 이 점에 주목해서 보면 작품은 정말 빛을 발한다.

딸 '미사코'와 함께 단란히 살며 벤덴데이 도시락 가게에서 일하는 '야스코'. 평범하지만 안정적인 그녀의 일상에 또다시 그림자를 드리우는 이가 있으니, 바로 전남편 '도미가시'다. 뻔하게도 돈을 뜯어내기 위해 온 전남편이 야스코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지긋지긋하다. 그리고 급기야, 집에까지 찾아온 도미가시를 딸과 협력해 죽이고 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누워있는 건 시체. 이 상황을 어찌할꼬! 그때 울리는 초인종 소리, 바로 옆집 수학 선생 '이시가미'다. 야스코에 반해 매일 도시락 가게를 들리는 이시가미. 그에게는 이번 사건이 오히려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이다. 결국 이시가미는 스스로 용의자 X가 되어 범행 은폐와 시체 처리를 돕는다-

당연히 시체는 발견되고, 형사들은 뭉개진 얼굴과 상처난 지문에도 불구하고 용케 시체가 도미가시임을 알아낸다. 그리고는 유력한 용의자인 야스코를 탐문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나 그녀를 범인이라 몰기에는 알리바이가 너무 완벽하다. 바로 천재 이시가미가 미리 모든 준비를 지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인간이 완벽을 기하려 해도 세상은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 뜻밖에 형사 '구사나기'의 친구이자 이시가미의 동창인 또 한 명의 천재 '유가와'가 사건을 파헤치고, 야스코에게 호감 있는 남자 '구도'가 나타나면서 이시가미가 짜낸 완벽해보이는 계획은 조금씩 흐트러지는데.. 과연 용의자 X의 헌신은 이대로 무너질 것인지?!

아- 단순하고도 강력하도다! 400쪽에 이르는 분량 가운데 사건은 딱 하나가 벌어진다. 그러나 이 사건을 길게 가져가는 작가의 역량이 참 대단하다.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과 비밀에 싸여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정말 타에 추종을 불허한다. 지키려는 자와 드러내려는 자, 감추려는 자와 밝혀내려는 자의 두뇌 및 감정 싸움이 볼만한 것이다.

그리고 점점, 의문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드러나는 진실들은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다. 용의자 X의 과거는 어떠한가, 왜 용의자 X는 헌신을 하게 되었는가, 용의자 X의 헌신은 어디까지인가, 유가와는 어디까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것인가, 유가와와 이시가미이고 누가 승리할 것인가, 구사나기를 비롯한 형사들이 놓치고 있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등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 

그것은 어쩌면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경험은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서 그의 헌신이 이해가 가고, 동감이 간다. 하지만 그래도.. 그의 방법은 틀렸다. 정말 그 사람을 위한다면 어떻게 하는게 옳은지, 왜 그토록 냉정하고 머리 좋은 그가 생각해내지 못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미사코를 자신이 맡으면 되지 않았겠는가..

엄청난 반전이 가슴을 짓누르는 작품, 「용의자 X의 헌신」. 이러한 신선하고 독특한 방식의 추리소설 또한 언제나 환영이다. 일본 추리문학의 세계는 어디까지일지, 참으로 경이롭고 존경스러우며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자발적 가난 - 살림의 그물 11
E.F. 슈마허 지음, 골디언 밴던브뤼크 엮음, 이덕임 옮김 / 그물코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경제가 많이 어렵다. IMF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는다고들 한다. 취업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주가와 환율은 들락날락하며, 물가는 오르는데 지갑은 계속 빈다. 시름이 깊어지고 한숨이 는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수입이 없으니 지출을 줄일 수 밖에. 그리고 여기, 그러한 절제를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이 결국은 더 좋다고 주장하는 문구들을 모은 작품이 있다. 갸우뚱해지지만 흥미를 끄는 제목을 지닌 글, 「자발적 가난」이다.

작품은 마치 수기집 식으로 때론 한 문장, 때론 짧은 단편식의 글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다. 저자도 한 명이 아닌, 저명한 작가에서부터 예술가, 철학가, 신앙인 등 다양하다. 그들은 나름의 삶의 철학을 유려하고 간결한 글귀로 풀어내는데, 생각을 모아보면 하나로 통한다. '덜 풍요로운 삶이야말로 더 큰 행복을 준다', 즉 'Less is More' 라는 것이다.

얼핏 느끼기에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치열한 경쟁 속의 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스스로 가난해지라니. 미치지 않고서야 그 누가 스스로 버리고 욕망을 억제하겠는가? 그러나 계속 글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고개가 끄덕여지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며, 정말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게 만드는 제안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주변에 '정말 필요하지는 않은' 게 얼마나 많은가? 지금 내 주위만 둘러봐도 먼지 쌓인 슬리퍼가 있고, 마음에 안 들어 넘겨줄 옷들이 쌓여 있으며, 잘 쓰지도 않는 모자가 세 개나 있다. 이게 다 부질 없는 욕망 때문에 생긴 덧없는 것들이지. 그런게 곁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고나 할까? 인간의 욕망은 끝없어서 계속 더 좋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조금만 돌이켜보면, 그게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잠시라도 생각해보면, 그래서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내려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분명 결코 쉽지는 않다. 나 자발적으로 가난해질 때 남들은 쭉쭉 치고 올라가는데, 그거 다 감당하고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을까? 워낙 마음대로 사는 나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돈 쓰기 좋아하는데-_-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욕망 충족과 마음가짐에 따른 만족의 구분도 애매하고. 하지만, 책을 보면서 그래도 꼭! 평생의 가치로 생각하며 그렇게 살고 싶다. 마치 끊임없이 remind하고 싶다고나 할까?!

생각해보면 이렇게 절제와 자연스러운 상태를 통한 행복과 평화를 역설한 작품들이 적지 않았던 듯. 「무소유」가 그랬고, 「지구별 여행자」가 그랬으며,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도 같은 맥락이었고, 「오래된 미래」는 그 자체로 사례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잘 감지하지 못했는데, 확고히 한 길을 주장하는 이 작품 덕분에 다시 돌아보게 되고 새로이 짜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고 감사하다.

썩 좋은 곳에서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 마음만 먹으면 부족하지 않게 살 기회도 주어졌고.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부족하지 않은 것이 넘쳐 너무 과하게 되지는 말았으면 한다. 적당히 만족할 줄 아는 삶, 한번 더 생각해보고 필요하지 않은 것- 쓸데 없는 욕망에서 우러나온 것은 과감히 내치는 삶을 살고 싶다. 더 얻기보다는 더 베풀고, 더 지니기보다는 더 나누고 싶다. 인간은 마음으로 산다고 하는데, 스스로 '자발적 가난'이라는 가치의 삶을 통해 그 마음을 간직하며 살길 원한다. 

 
그야말로,
자발적 가난은 마음의 평화
라는 신념을 지키며 산다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누가미 일족 ㅣ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성인이 안된 나에게 경이로운 충격과 감동을 안겨줬던 작품,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 추리라는 게 이렇게나 흥미진진한줄 몰랐고, 사람들의 심리 게임이 흥분과 땀을 가져다주었으며, 저마다의 살인 동기는 때론 가슴을 에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거기에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 특유의 유머와 재치 그리고 냉철함까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작품이었기에 만화.소설.퀴즈 등의 작품을 모두 섭렵한 나였다.

그런 김전일 시리즈가 2부도 흐지부지 끝나서 너무 아쉽던 찰나, 어둠 속 한줄기 빛 같이 접한 소식이 있었으니 바로 김전일이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라고 그토록 외치던 그 '할아버지'가 맹활약하는 추리소설이 국내에 신판 출간되었다는 소식! 그것도 제목부터가 피를 부르는 「이누가미 일족」이다! 1976년에 영화로 제작되어 대박을 터트렸다고까지 하니, 아- 한치도 주저할 수 없었다.

사건은 말 그대로 이누가미 가문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당대의 저명한 제직공이었던 '이누가미 사헤' 별세 후, 유산을 놓고 그 자식들과 손자·손녀들, 그리고 주변 인물들 사이에 벌어지는 물고 물리는 혈전과 살인, 그리고 각종 증거들. 작품은 그렇게 정통 추리 형식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어수룩하지만 머리 하나만은 비상한 그는 가문 주변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사건 해결에 몰두하는데..

유언을 관리하던 변호사가 죽임을 당하면서 가문에는 회오리가 몰아친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사헤 옹의 유언, 그 유언을 둘러싼 사람들은 이제 눈에 불을 켜고 유산을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기에 바쁘다. 그 누구든 살인동기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둘 죽는 사람들.. 그것도 가문의 가보라 불리는 '요키(도끼)', '고토(거문고)', '기쿠(국화)'에 의미심장한 상징이 담겨 나타나는데- 

사헤 옹의 서로 배다른 첫째딸 '마츠코', 둘째딸 '다케코', 셋째딸 '우메코'. 그리고 마츠코의 아들 '스케키요', 다케코의 남편 '도라노스케', 아들 '스케타케'와 딸 '사요코', 우메코의 남편 '고키치', 아들 '스케토모'. 나중에 알려지는 사헤 옹의 생전 연인 '아오누마 기쿠노'와 그 아들 '시즈마'. 사헤 옹이 어릴 적 큰 은을 입었던 '노노미야 다이니' 가문의 손녀 '다마요', 그녀의 영원한 보디가드 '사루조'.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야마다 산페이'. 마츠코의 거문고 스승 '미야카와 고킨'. 과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 진범은 누구일까?!

아- 역시, 역시, 역시!! 내 입에서 '역시'라는 감탄사가 끊임없이 나왔다. 작품에는 내가 <김전일> 시리즈에서 느꼈던 그 모든 감흥과 희열과 탄성 그 모든 게 고스란이 담겨 있었다. 아니, 그보다 더욱 깊은 인상을 주었다. 만화가 아닌 글만으로 이렇게 두꺼운 추리소설을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한 힘은 그 자체로도 경외스러울 뿐.

도대체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는 어떤 재주와 능력을 지녔길래 이리 완벽한 추리소설을 쓴단 말인가?!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엄청난 역사적 굴레나 획기적 사건은 없지만, <김전일> 특유의 매력이 작품에서도 되살아나 무척 반가웠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독특한 살인방법, 도저히 범인이 보이지 않는 완전범죄형 살인들, 그리고 갖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물들과 말들과 행위들.. 이런 것이 어무러져 하나의 가치있는 작품이 완성되었으리라 본다.

범인은 대충 예상은 했으면서도 보고나니 더 놀랍다. 완벽한 해답은 범인을 맞추는 것보다 왜 그 사람이 범인인가를 꼼짝 못하게 설명할 줄 아는것인데, 그런 점에서 코스케는 하지메보다 덜 밀어붙이면서 범인 스스로 죄를 자백하게끔 하는 마력을 지닌 것 같다. 그러한 점이 이 탐정한테 무척 끌린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이다.

또한 빼놓을 수 없이 칭찬해야할 것이 시점 활용의 극대화와 맛깔나는 번역이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게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인데, 작가는 노골적으로 탐정이 출연한 작품을 늘어놓는가 하면 사람들 마음 속을 헤집어 풀어놓기도 하고 독자가 되어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도 한다. 작품 속 인물이 되었다가도 어느새 제3의 주체가 되는 작가(혹은 서술자 혹은 극중 캐릭터)의 능수능란함은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러한 맛과 멋을 한국어번역에서 잘 살린 번역가에게도 무궁한 영광을 표하는 바ㅡ

아무튼 참 엽기에 가까운 기구한 운명들이 모여 죽음의 화음을 자아내고, 결국 진실과 진실이 엇갈리고 엇갈려 최악의 결과까지 얻은 상황들은 좀 많이 안타깝다. 극 중 서술자가 얘기했지만 살인도, 방어도 다 한순간인듯 싶다. 그때 그 사람이 말을 했더라면, 그때 그 사람이 좀만 더 신중했더라면.. 하긴 이미 일을 저지르고 난 후의 후회야 아무 필요 없지만-

오랜만에 정통추리극에 푹 빠져서 즐겁고 짜릿했던 시간이었다. 올해가 한국 추리소설사 100주년이라는데, 일본에 비하면 기도 제대로 못 편채 아직 먼 것 같다. 요새 재밌는 추리소설은 내로라하면 다 일본 작품들이다. 무언가 사람의 호기심과 동정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참신한 소재와 작품 구성이 필요할듯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작으로 길이 남을 이 「이누가미 일족」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캠퍼스 로드 - 길 없는 길 따라간 세계대학일주
박정범.권용태.김성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고, 인생은 짧고.. 이렇게 짤막한 인생에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게다. 하지만 때로는 목적 없는 여행에 지치고, 의미 없는 행위에 회의를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세계로 힘찬 발을 내딛는데 주제를 정해서 나가는 것도 꽤 매력있을 터. 여기, 정말 귀가 솔깃한 테마를 정해 세계를 일주하고 온 세 연대생 친구들이 있다. 세계대학일주를 하고 온 『캠퍼스 로드』다.

정말로 우선 쉽지 않은 선택이 돋보인다. 취업에 목을 매고 스펙 쌓기에 여념 없는 이 시대 청년들 가운데, 그들은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도박을 거는 것이다. 사회에 나가기 전 정말 멋진 일을 해보자! 그래서 계획한 세계대학일주. 물론 쉽지 않다. 자금 상황도 시간도 계획도 그리고 일정의 모든 것이. 하지만 오직 젊음 하나로! 그들은 주저없이 나아간다-

우선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협찬을 구한다. 새로운 그들의 발상에 서서히 기관과 기업들도 눈을 뜬다. 열정과 패기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진리를 그들은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떠난다! 아시아-유럽-남미-아프리카를 거치는 거친 항해를~♪

먼저 아시아. 아시아는 역시 친근하다. 특히 한류 열풍이 생각보다 쎈 것을 느낀다. '주몽'하면 바로 '한국!'을 외치는 우즈베키스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우호적인 모습은 반갑기 그지없다. 탐방단이 세운 멋진 계획, '한국 알리기' 프로그램도 이채롭다. 서예글로 외국 친구들의 이름을 한국어로 써주고, 한국 관련 자료를 도서관에 기증하는 프로젝트인 것. 때로는 거부당하고 때로는 호응을 못 받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기에 좌절이란 없다!

유럽에서는 역시 'Korea'하면 우리나라보다 북한인가보다.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더 대한민국을 알아가면 그게 어디랴. 다만 별 관심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 게다가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서 도난 사건이라니! 마치 내 일처럼 가슴 아프다 ㅠㅠ

남미는 정말 동경하고 꼭 가고 싶은 나라다. 비록 조금은 위험할지라도, 그 위험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멋진 브라질, 칠레, 그리고 아르헨티나. 탱고와 삼바춤이 살아숨쉬고, 이과수 폭포가 모든 근심을 씻어내줄 것만 같은 남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 필자와 나의 감성이 정말 비슷함을 느낀다.

마지막 아프리카는 또한 새롭게 다가온다. 카메라를 잘 거부하고, 케이프타운 국립공원이 정말 환상적이며, 짐바브웨는 반값 정책으로 인해 상점에 물건이 없다는 소식을 새로이 접했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 하지만 분명 담요와 스펀지가 필요한 곳이 바로 아프리카가 아닌가 싶다.

『캠퍼스 로드』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잠시나마 나도 세계일주를 하고 온 기분이었다. 20대 청년에 딱 맞는 역동적이고 생생한 글, 젊음이 살아숨쉬는 다양한 만남과 추억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소했던 세계의 유수 대학들을 알아간다는 기쁨이 어우러져 오랜만에 재밌게 그리고 빠르게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창조적 자본주의 - 빌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 해부
최혁준 지음 / 이안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7년에 세계 최고 갑부이자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가 하버드 대학 명예졸업장 수여 자리에서 언급한 개념이 바로 '창조적 자본주의'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책이 있다고 해서 구미가 당겨 책을 보았다. 그리고 책은 기대 이상의 이익과 흥미를 가져다주었다.

실제로 이제 기업은 더 이상 이윤만을 추구할 수 없게 되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그 역할도 다양해짐에 따라 기업 역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이 성립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충실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책은 이러한 상황에서 먼저 사회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지속가능경영 등의 개념을 다룬다. 과연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사회공헌과 CSR 간의 의미 차이는? 이에 대해 저자는 사회공헌이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이나 발전을 위해 기부, 봉사, 공익 캠페인 등을 하는 활동이라면, CSR은 좀 더 포괄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조화 속에서 경제·사회·환경적 책임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당한 말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그린 워시의 위험이 있는 사회공헌에만 그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CSR체제 확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CSR의 개념 정의에 이어서 사례, 역사, 효과, 비밀병기, 그리고 미래상 등이 이어진다. CSR로 인한 성공 사례와 CSR을 준수하지 않아 실패한 사례는 재밌게 다가왔다. BAT, 바이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에이본, 필립스 등이 CSR체제로 많은 이득을 본 반면,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은 CSR을 지키지 않아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일본 유업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CSR 준수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CSR체제 확립에 대한 국제적 움직임으로 ISO 26000이 대두되고,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는 5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가입했다는 사실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그보다 더 큰 놀라움. 단지 이미지 제고나 부가가치 창출로만 알았던 효과가 위기관리, 비용절감, 조직문화 혁신, 인재유입, 사업기회 발굴 등 엄청난 효과로 이어지는 걸 보면 기업들이 CSR체제를 확립해야 하는 이유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하긴 얼마전 조사에서 포스코가 사회공헌 측면에서 제일 가고 싶은 기업, 입사하면 복지가 가장 좋을 것 같은 기업 등으로 뽑혔다니, 분명 중요한 개념이지 싶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공익마케팅이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자유의 여신상 보수기금 마련 및 기아 퇴치 공익마케팅이나, 에이본의 유방암 예방 공익마케팅은 정말 바람직해 보인다. 기업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인 마케팅을 통해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에 기여까지 하니, 이 아니 좋을수가! 우리나라 기업들도 많이 도입했으면 좋겠다.  

얼마전 열린 사회공헌문화대축제에서 여러 기업들의 사회공헌 현실을 접하면서 그래도 희망을 엿보았다. 하지만 정말 저자 말대로, 기업들이 이제 사회공헌을 넘어 CSR을 준수하고 지속적인 보고서 및 실제 활동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이 기업의 이윤도 늘고, 사회도 발전할 수 있는 진정한 Win-Win의 모습을 낳게 될 것이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