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 희곡선집 1 - 서푼짜리 오페라 브레히트 희곡선집 1
임한순 엮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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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먼저 본 후 원작인 소설까지 섭렵하게 된 작품, 「서푼짜리 오페라」. 브레히트의 역량이 고스란이 담긴 수작이다.

칼잡이 '매키'는 악명을 떨치며 사람들을 주무르는 악당. 그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거지의상실의 사장 '피첨'의 딸 '폴리'와. 피첨 내외가 그 결혼을 승낙할 리 없다. 하지만 매키와 폴리는 둘만의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는데.. 

결국 피첨 내외가 나서서 그를 감옥에 쳐넣기 위해 애쓴다. 사실 매키의 온갖 악행도 경찰서장 '재키 브라운'이 암암리에 다 무마해준 덕분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매키와 재키는 죽마고우인 것. 역시 친구 관계는 법도 무시하는건가..ㅎ

하지만 피첨의 협박에 재키도 어쩔 수 없다. 결국 매키는 감방에 들어가고, 폴리와 '루시'가 매키를 놓고 싸운다. 루시는 매키의 전부인이자 재키의 딸이었던 것..

그 와중에 매키는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까지 내몰리는데.. 여왕의 대관식 날,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

이렇게 소설은 주인공 '매키'를 중심으로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행동, 역공 등을 담아내고 있다. 불법과 비리가 판치는 부조리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는 것이다.

조폭들, 거지들, 창녀들 등 그야말로 삼류인생의 사람들이 자아내는 삶의 모습이 자못 흥미롭다. 블랙 코미디로 다가오면서 당시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고 뮤지컬 형식의 이야기 흐름도 새롭다. 여러 가지를 시도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게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작품. 균형을 이루면서 웃음도 주고 생각할 거리도 주는 작품. 아무튼 무척 인상깊게 다가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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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희곡 전집 2 - 연인희곡총서 4, 장막극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이주영 옮김 / 연극과인간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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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러시아의 대표적인 희곡 작가'하면 대부분 안톤 체홉을 떠올릴 것이다. 그의 4대 작품이라는 「바냐 아저씨」,「세 자매」,「갈매기」,「벚꽃 동산」. 그 중에서 「세 자매」를 읽었다.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고, 배경은 항상 세 자매의 집이며, 각 막마다 1년씩의 시간 차이가 난다. 막마다 계절도 각기 다르고 하루 중의 시간도 각기 다르다. 여기에서부터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돋보이는 것이다.

세 자매인 올가와 마샤, 이리나는 오빠인 안드레이와 살고 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돌아가신 지 1년 뒤에 막이 시작된다. 1막에서는 군의관 체부띄낀과 남작인 뚜젠바흐, 군인인 숄료늬이, 그리고 마샤의 남편 꿀l긴, 멋진 장교 베르쉬닌, 안드레이의 애인 나따샤, 유모인 안피사, 의회 심부름꾼인 페라뽄뜨 등 인물들이 나온다. 세 자매는 모스크바를 그리워하고, 이리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며, 베르쉬닌이 등장한다.

2막에서는 안드레이와 나따샤가 결혼했고, 안드레이는 고독해하며, 마샤와 베르쉬닌은 사랑에 빠진다. 뚜젠바흐와 숄료늬이는 다투고, 이리나는 일을 하게 됐지만 짜증을 내며 여전히 모스크바를 그리워한다.

3막에서는 대화재가 일어나고, 올가는 짐을 챙기려 하며, 나따샤는 유모를 싫어한다. 체부띄낀은 의료사고를 일으켜 괴로워하고, 이리나는 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안드레이는 도박으로 돈을 잃은 채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 4막은 여러 일들이 일어난다. 이리나는 다시 새 직장을 얻고, 올가는 교장이 되며, 군인들은 떠난다. 이리나는 뚜젠바흐와 결혼하려 하지만..

이렇게 작품은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뱉어내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이 많은 것이다. 먼저 작품에 딱히 주연이 없다. 모두가 주연이고 주인공이며 조연인 것이다. 함께 어우러져 멋진 희곡이 되었고 어느 인물 하나 빠질만한 사람이 없다. 특별히 꼭 한명 주연을 뽑으라면 나는 이리나를 뽑겠다. 가장 극적인 인물이고 극적인 사건을 제일 많이 겪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나 하는 행동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들의 대사는 이상하게 보이고, 암울하게 느껴지며, 무언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은 것이다. 200년, 300년 후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꿈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며,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이지만 특별한 나날의 모습을 잘 그려내는 것이 작가의 탁월한 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 어쩌면 베르쉬닌 말처럼 사람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겠다. 미래에는 분명 행복할 거야 :) 지금은 비록 아닐지라도-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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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고두노프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최선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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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뿌쉬낀. 그가 쓴 여러 희곡 작품 중 대표적인 것이 있으니, 바로 「보리스 고두노프」이다.

보리스 고두노프는 러시아 역사에서 동란기 때 실존했던 인물이다. 반역을 일으켜 왕자 드미뜨리를 죽이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인물인 것이다. 작가는 그가 왕위에 오를 때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습과 또 다른 참칭자의 등장을 인상깊게 그려내었다. 그것도 희곡으로-

보리스가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왕위에 올랐듯이, 참칭자 드미뜨리도 반역을 일으켜 왕위를 얻으려고 한다. 양심의 가책에 항상 시달리는 보리스. 점에 의존해 살아가고, 통치를 위해서는 억압과 사랑을 동시에 줘야한다는 신념 하에 나라를 다스린다. 그리고리는 참칭자가 되어 폴란드의 힘을 얻는데..

역시 뿌쉬낀이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무미건조하고 재미없을법한 이야기도 그가 쓰면 특별하고 새롭게 바뀌며 재해석되는 것이다. 뿌쉬낀은 보리스 고두노프의 통치 모습을 통해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파멸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정치적 외관은 화려할지 몰라도 실체는 썩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무리 추악한 짓을 한 인간이라도 양심을 가진지라 고뇌를 거듭하는 것은 당연지사. 언젠가는 벌을 받는 법. 그렇게 역사는 끊임없이 순환함을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민중이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그래서 민중 또한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권력, 지위, 자리란 게 참 무겁고 무섭다. 한 사람의 권력욕이 한 나라를 뒤흔들고 좌지우지한다는 게 참.. 현재 러시아는 뿌틴 대통령이 아주 잘 다스리고 있는 것을 보면, 러시아라는 나라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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