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과 마르가리타 2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박형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20세기 최고의 러시아 환상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은 작품, 「거장과 마르가리따」. 작가 불가꼬프가 만들어낸 불후의 명작이라 할 수 있겠다.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이 작품을 보게 되었다.

마솔리뜨 의장 '베를리오즈'와 시인 '이반 베즈돔느이'가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교수 같은 사람이 다가와 신의 존재에 대하여 묻는다. 둘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교수는 베를리오즈의 미래를 예언한다. 그리고 그 예언은 그대로 들어맞는데..

한편 때는 예슈아(예수)가 처형당하는 날, 빌라도가 예슈아를 처형하기 위해 심판한다. 하지만 그를 심문하면 할수록 그가 무죄임이 명백해진다. 그래서 그를 유월절 사면에 추천하지만, 사악한 제사장들이 반대하는데.. 권력 앞에 굴복한 그는 결국 예슈아의 처형을 승인한다. 진리만을 말했다가 죽고 만 예슈아..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 걸 괴로워하는 '레위 마태오'..

한편 그 교수의 정체는 악당 '볼란드'였다. 볼란드 일당은 온갖 기행을 일삼고, 50호 아파트에 머물면서 검은 마술을 준비한다. 무대에서 검은 마술을 통해 모스크바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으며 풍자하는 볼란드 일당. 모스크바는 혼돈에 빠지고..

한편 볼란드를 잡기 위해 나섰다 정신병원에 갇히고 만 이반. 그 곳에서 '거장'이라 자칭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에게서 악의 존재와 빌라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거장 또한 빌라도에 대한 소설을 쓴 것이다. 그에게는 애인 '마르가리따'가 있다.

마르가리따는 거장을 구하기 위해 악마의 거래를 받아들이고, 여주인이 되어 악마의 무도회에 참여한다. 그리고 거장을 구해내는데..한편 예슈아를 처형한 후 괴로워하는 빌라도는 매일 밤을 달과 함께 마주하며 잠 못 이룬다. 볼란드의 다음 계획은 뭘까..

이렇게 소설은 시공간을 넘나들고 환상과 현실이 섞여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빌라도에 대한 소설과 거장에 대한 소설이 함께 있는, 액자식 구성에다 메타 소설까지.. 정말 여러 가지가 농축된 작품인 것이다.

그리고 장편 소설답게 거론할 거리도 많다. 볼란드가 모스크바에 온 이유, 빌라도가 괴로워하는 이유, 이반과 거장에 대하여, 거장이 빛이 아닌 안정을 받는 이유, 태양과 달에 대하여 등등.. 휴~ 언제 다 이야기하리ㅋ

선과 악의 존재, 환상과 현실의 공존 등 여러 모습이 투영되어 재미를 더한다. 소련에서 스탈린이 통치하던 당시에 이러한 소설이 탄생되었다는 게 신기할 따름. 사회 풍자도 물론 곁들여서 하고 있고..

아무튼 갖가지 상징과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그것들을 다 분석하려면 정말이지 작품을 몇 번이고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작품이 재미있어서 몇 번이고 읽어도 지겹지 않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게 다가오고, 전에는 몰랐던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작품 좋다!

아무튼 또 한번 러시아 문학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러시아 작가들은 죄다 천재인건가?!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리지 않은 세계의 불가사의
콜린 윌슨, 데이먼 윌슨 지음 / 하서출판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내가 돈 주고 구입한 것은 아니고(내가 돈 주고 이런 책을 구입할 리가 없다.ㅋ) 베텔스만 북클럽 가입하면서 공짜로 얻은 책이다. 공짜로 주는 책 중에서 그나마 이 책의 제목이 가장 끌려서..세계의 불가사의라. 세계에는 정말 많은 불가사의가 있지. 인물, 사건, 미스터리, 과학적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많은 것들. 그러한 것들을 다룬 책이라 여기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은 정말 많은 것을 다룬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미스터리부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번쯤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까지. 물론 먼저 와 닿은 것은 전자이다. 피라미드의 수수께기, 철가면의 정체, 예수 그리스도의 흉상에 관한 진실, UFO의 미스터리, 최면술의 신비, 연금술의 진위 여부부터 잔다르크, 크리스티, 셰익스피어, 모나리자 등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유명사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웠고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필자가 아주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책을 보더래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무척 난해해보였다. 어려운 말들, 여기저기 인용되는 저명인사들의 글들이 오히려 혼란스러웠고 과연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없었다. 미스터리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둘째치고라도 어느 한 가닥을 잡고 그것을 밀어붙여야하는데 책은 그러한 인용과 의견 묘사에만 그친다. 그냥 이러이러한 불가사의가 세계에 있다..라는 것에만 그친 것이다.

어쩌면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 있어서의 문제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래도 아쉬웠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필자는 아마도 일반인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본 게 아닐까. 하지만 대학생인 나조차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다른 일반인들에게도 어려울 것은 뻔하다. 요즘 시대에 어려운 것은 대부분 외면받는다.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미스터리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도 어려운 내용으로 인하여 아쉬움을 남기는 책, 「풀리지 않은 세계의 불가사의」. 이러한 사실들은 알 수가 있었다. 세계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불가사의가 많다는 것, 아직 과학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설명되어지지 않는 것이 난무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아직은 명확히 풀리지 않았지만 풀려고 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언젠가는 풀릴 거라 믿는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라 손꼽히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 중에서도 그의 대표작이라고 칭송(?)받는 '해변의 카프카'를 친한 후임으로부터 빌려서 읽었다. 전에부터 읽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

솔직히 이렇게 이 책을 읽고 감상평을 쓴다는 것 자체가.....흠...'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것이라고 할까..그런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한동안 책에 너무 빠져 살았나보다-_-;;
정말 그 정도로 이 책은 너무나도 기이하고 독특하고 초현실적이다. 정말 책 제목이자 소설 안 주인공 이름인 '카프카'처럼-독일의 초현실 작가 '카프카'처럼 말이다-하루키의 이 소설 역시 초현실로 내닫는다.
소설은 독특하게 홀수 장과 짝수 장의 이야기가 다르다. 홀수 장에는 주인공 '카프카'의 이야기를 담았고, 짝수 장에는 '나카타 상'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것이다.

4살때 엄마와 누나가 집을 나가고 혼자 외롭게 그러나 강인하게 자란 카프카-무심한 아버지로 인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결국 과도기인 15살 생일날 집을 나가게 된다. 가출하여 무작정 간곳은 '고무라 도서관'. 거기에서 카프카의 일생일대를 바꿀 사람과 사건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느날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집단 실신사건. 원인도 규명하지 못한채 군당국의 철저한 보안 아래 사건은 조용히 흘려져버리지만, 당시에 3주 동안이나 깨어나지 못한 '나카타 상'은 그 후 전에 있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결국 소외되고 힘든 인생을 살게 된 그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소박하게 살아가다 어느새 늙어버린 나카타 상.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지닌 덕분에 돈벌며 지내다가 이상한 사건에 휘말려 살인까지 해버리고 무조건 서쪽을 향해 달려나가는 나카타 상은 '호시노 짱'을 만나 결국 '고무라 도서관'까지 이르게 되는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이야기가 2개로 되어 있으면서도 얼핏 연관이 있는 것 같은 두 이야기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결국 카프카와 나카타 상 둘은 만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열쇠를 쥐고 있는 '사에키 상'과 만나고, 결국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 한 사람은 살고 한 사람은 죽는다는 흐름이다.
절묘하게도 각 인물들은 이 세계와 저 세계를 넘나들고, 현실인 것 같으면서도 현실이 아닌 극중 구성은 매력이 넘쳐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게 하고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극 중 카프카를 많이 도와주고 지켜보는 '오시마 상'의 독특한 인물 구성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마치 여성과 남성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듯한 그의 말과 행동은 카프카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는 물론 사에키 상과도 통할뿐만 아니라 나카타 상, 호시노 짱 등 모든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로 살아가는 그의 캐릭터도 참 독특하기 그지없다.
초등학생이었을 적에 나카타의 실신과 망각도 초현실적이다. 결국 왜 당시 초등학생들이 집단 실신했는지 그 원인은 나오지 않고, 나카타가 왜 3주 동안 못 깨어났는지도 깨어난 후 왜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었는지 그 이유도 소설에는 나오지 않는다.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에 살다온 것처럼, 나카타 상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며 특이한 말투를 구사하고 심지어 하늘에서 거머리가 떨어지고 번개까지 치게 하는 등 비범한 능력까지 선보이는 것이다. 덕분에 호시노 짱은 새로운 인생을 발견했지만 말이다.

이처럼 이것저것 이해하기 어려운 궁금증 투성이인 이 작품은 오히려 이러한 점에서 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굳이 이해하려 들지 않아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 작품은 작품대로 읽는데에 재미가 있고 느낌이 있으며 먼가 얻는 게 있는 것이다. 특히 까마귀 소년을 통한 '암시'가 와닿았으며, 1인칭과 3인칭을 넘나드는 서술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글 쓰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동안 이 작품 '해변의 카프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의 글쓰는 방식이나 서술 방식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겠다. 요즘도 엉뚱한 상상을 할때면 '만약 카프카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표현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ㅋ

아, 그리고 정말 작가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먹는 것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ㅎ
Also, 책 제목인 '카프카'의 의미에 정말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카프카는 중국어로 '가후-가' 즉 '그릇됨-옳음'의 의미이고, 체코 말로는 '까마귀', 또한 독일에서는 '대표적인 초현실 작가'로 유명하며 무엇보다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인 것이다.
Anyway, 지극히 엽기적이고 외설적으로 다가오는 이 작품이 나는 하루키 최고의 작품이라고 인정하고 싶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엄마'라고 믿어지는 사에키 상이 전면에 부곽된 반면, '누나'라고 느껴지는 사쿠라 상은 너무 뒤로 쳐진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조만간 빨리 '태엽 감는 새'나 '상실의 시대' 등도 읽어봐야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