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는 사계절 중학년문고 23
이수경 지음, 허구 그림 / 사계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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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동시집 / 허구 그림 / 사계절

"안녕? 난 '우리'라고 해. 네 이름은 뭐니? 어디쯤 살아? 나처럼 키가 작니? 아니면 내 짝꿍 승호처럼 밤송이 머리에 장난꾸러기야?
넌 뭘 좋아해?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풀, 꽃, 나무 향기 가득한 숲 속 놀이터에서 놀길 좋아하니?
난 장다리꽃을 좋아하는데 넌 어떤 꽃을 좋아해?"    (서문에서)


서문 시인의 말을 먼저 읽으니 "우리"라는 아이가 인사를 건네며 자기 가족과 사는 곳, 친구와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마흔 두 편의 동시들..
이 시집은 동화책처럼 구성되어 주인공 '우리'가 자신의 엄마와 가족, 학교 친구들과 이웃들간의 이야기를  동시로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주변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일, '우리'의 생각과 느낌, 친구와 이웃들의 근황까지도 알게 되어 책장을 덮을 즈음엔 '우리'라는 아이에 대해 친근한 느낌도 들고 또 어렴풋이나마 '우리'의 얼굴도 그려보게 되고요.
돌아가신 아빠 대신 가족을 위해 일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향한 우리의 사랑과 애틋함이 담긴 동시도 있고 동생을 돌보다 차라리 공부를 하는게 낫다하는 푸념 섞인 동시나 방귀를 뀌어놓고 의자에게 미안하다 하는 우리의 엉뚱한 동시는 절로 웃음이 나게 합니다.  
배추벌레한테 엄마가 보면 큰일 나니 배추는 조금만 먹고 명아주랑 질경이를 조금만 먹으면 안될까하고 말하는 우리의 순수함, 친구를 바라보는 넉넉한 이해와 요즘 우리집과 정말 딱 맞는 일이라 완전 공감가는 <한숨>동시까지.. 
따뜻한 공감과 웃음을 주었다가 때론 가슴 찡하게도 하는 이 동시집은 아마 우리 사는 이야기들을 진솔히 담고 있어 그러지 싶어요.
열한 살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동시들을 읽으며 함께 열한 살 아이가 되기도 하고 그 순수함을 부러워해보기도 했어요.


1. 노래로 동시 읽기

동시책이라 아이들과 책읽기를 할 때 서로 번갈아가며 읽었어요. 
몇 개 읽다보니 시가 짧고 반복형 구절도 많아 흥얼흥얼 리듬을 타며 읽게 되고.. 그러다가 노래로 불러 읽어주었는데 아이들이 아주 재밌어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면 금방 자연스레 외어지기도 해요.

<반달>

마당 위에 / 초여름 / 반달이 떴다. //
나머지 반쪽은 / 어디 갔을까? //
우리 엄마 / 밝혀 주러 / 산 너머 갔나?



<마음에 꼭 드나 봐>

내 원피스 빨래해서 / 널어 뒀더니 // 지나던 / 남실바람 / 입어 보네요. //
요리조리 입어보고 / 뽑내 보더니 // 마음에 꼭 드나 봐. / 벗질 않네요.



 

규현이도 해보고 싶다길래 동시를 읽고 느낌이나 분위기에 따라 노래를 느리거나 빠르게 불러보자 했어요.
노래로 할 것을 고르느라 책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엄마 마음 내 마음>과 <통역>을 먼저 골라 부르고 마지막에 <마음에 꼭 드나 봐>를 노래로 불렀어요.
<통역>동시는 아기의 옹알이를 랩처럼 부르며 (완전 제맘대로라 노래같진 않았는데) 아이들이 가장 재밌어하는 노래였습니다. 
유주는 자기가 <마음에 꼭 드나 봐>를 할랬는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 오빠가 먼저 해버렸다며 삐졌어요.
'다르게 불러도 된다' 달래도 쇠심줄에 똥꼬집 유주양, 안한다고요..  

2. 피아노 연주로 노래해보기



동영상으로 찍어두지 않으면 부를 때마다 노래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살짜~기 좀 달라져요.
다음 날 아침에 규현이랑 둘이서 동영상을 보다가 피아노로 연주해볼까 했두만.. 좋다 합니다.
한 구절씩 피아노를 치면서 음을 찾고 계이름으로 적어선 음표 없는 계이름 악보를 만들었어요.

<외로워서>

순정이네 / 떠나간 / 작은 빈집에 //  거미도 / 떠났나 봐. / 거미줄 두고 //
외로워서 / 한숨짓다 / 떠나갔나 봐. // 텅 빈 거미줄이 / 빈집에 남았다.


  


오후에 유치원 다녀온 유주랑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신기하게도 두어 번만 불렀는데 유주도 금방 따라 불렀어요.

<눈물은 따뜻해>

기뻐도 / 뚝뚝 / 따뜻한 눈물 // 고마워요. / 감사해요. / 보고 싶어요. // 따뜻한 / 마음 담아 / 따뜻한 눈물 //
슬퍼도 / 뚝뚝 / 따뜻한 눈물 // 잘못했어! / 미안했어! / 용서해 줘요. // 따뜻한 / 마음 담아 / 따뜻한 눈물


 


이 노래를 듣던 규현아빠,, "이거  새우깡'노래랑 리듬이 좀 비슷한데???."하고
그리고 잠시 후 또 "신데렐라랑 시작이 좀 비슷한거 같은데?" 하더군요.
그래서 동요집에 '신데렐라'가 있어 찾아봤더니!!! 계이름 앞부분이 같네요.@-@
거기다 앞에 <외로워서>랑 <눈물은 따뜻해>노래의 일부분에서 계이름이 똑같기도 해 한참 웃었어요.
의도하지 않은 표절에.. 규현이랑 아빠는 저를 놀릴 뿐!이고~^^
그래도 놀다가도 그 노래들을 연주하는 걸 보면 전 혼자 뿌듯할 뿐이었고요.^^

<마음에 꼭 드나 봐>

내 원피스 빨래해서 / 널어 뒀더니 // 지나던 / 남실바람 / 입어 보네요. //
요리조리 입어보고 / 뽑내 보더니 // 마음에 꼭 드나 봐. / 벗질 않네요.

 


규현이가 불렀던 노래도 계이름을 찾아 연주해보자 했어요.
한 구절씩 부르며 피아노를 쳐 음정을 적고.. (완전 도치맘이었습니다^^)
규현이는 피아노를 치고 유주는 노래를 부르고.. 우리 박남매의 작은 음악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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