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사랑이 남편을 죽였다
차란희 지음 / 푸른향기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북한 현지의 이야기를 주인공의 사연과 함께
굉장히 많은 단편적 형식의 글들로 들어 볼 수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체제 차원에선 우리보다 폐쇄적이고
그 구성원들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인 부분들이 있기에
주민들의 심성적인 부분에선
사회의 폐쇄성으로 인해 덜 도시화 되고
덜 자유화 된 부분도 많을거라 짐작했고
훨씬 유교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저자가 알고 경험했던 평양 남녀의 분위기나
공인들의 남녀관계에서의 행동들은 어느 서구나라보다
더 개방적인걸 넘어 자유분방함과 방탕함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이 보호받고 지속될 수 있는 건
그런 곳에서도 내가 예상했던
유교적인 의식들의 퇴화에서가 아니라
폐쇄적인 사회에서 더 강하게 자생할 수 있는
음지 속 문화는 아닐까 생각해보게 됐다.
겉으로 보이는 걸 더 획일화 시킬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선 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반대로 더 활성화 되는 비이성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작가는 50대 부인이다.
위에서 말한 그런 내용들은 그녀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추억과 기억들의 단편이고,
그녀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부분들은
자신의 가족사 특히 아들과 남편의 얘기다.
그런데, 이 책이 왜 씌여졌는가를
먼저 집어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북한체제에 대한 저항성을 바탕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씌여진 책이 아니라,
아들의 선택 때문에 남편을 잃었다고 느끼는 저자가
지인의 권유로 대중을 향한
'일기'를 썼다고 느끼는게 맞을 것이다.
북한에서 살지않고 태권도 사범으로
해외에서 살 수 있었던 저자의 남편덕에
가족들은 국적은 북한이지만 다른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다, 그녀의 26살 된 아들이
외국인과 허락되지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도피를 선택하게 된다.
이 아들의 사랑과 독립은 한국인들이 할 수 있는
평범하고 편한 사랑과는 다르다.
왜냐면, 북한체제를 사는 북한 국적의 사람으로써
이런 행동은 반역적인 것이고 가족에게
해가 미치게 되는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아들의 이와 같은 선택으로 아버지는 고통받다가
어느 날 부인과의 외출을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부인은 이 모든게 아들의 일탈에서 시작됐으며
아버지가 그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했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자신은 아들의 행복을 비는 동시에
모든 일상을 바꿔버린 아들에 대한 미움도 진행시킨다.
청춘남녀의 사랑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북한의 감시와 억압에 숨막혀하지만,
그에 대적한 아들로 인해 받게 된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기엔 그 또한 감당하기 어렵다.
그녀의 얘기엔 한국이 아닌 북한에 살았지만
인간이라면 공통으로 겪을 생노병사와
공통적 체험들을 기록해 두었다.
얘기들엔 자신의 것도 있고 남의 것도 있다.
한국에 망명했던 황장엽 비서관의 얘기도
그로 이해 숙청당한 수많은 지인들 얘기도 있다.
소설처럼 쭉 이어지는 얘기가 아니고
토막토막 수많은 얘기가 구성됐음에도
이 책이 쉽고 설득력있게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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