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읽다, 마음을 읽다 - 뇌과학과 정신의학으로 치유하는 고장 난 마음의 문제들 서가명강 시리즈 21
권준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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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다.

작다.

건조하다.

대체로 학술적이다.


그런데!


따뜻해진다.

편안해진다.

확실해진다.


이 책은 뭘까?


국내 정신과 의사로써 최고 권위자인 저자를

혹여나 우연히 인연이 됐었다면,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됐던 정신과 의사 

임세원과 관련해 열렸던 청문회를 통해 

저자를 봤던 이들도 꽤 될 것이다.

혹, 그 청문회를 봤고 기억한다면 말이다.


한명의 저명한 대학병원 의사를, 

실제 진료실도 아닌데 강력사건 관련 청문회를 통해 

그 존재를 보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꽤나 아이러니한 일이겠지만 반대로, 

평생 누가 정신과 협회장이 누군지 

모르고 살 부지기수의 사람들이,

전국을 대상으로 한 국회방송 송출로 인해

식당에서나 집에서, TV나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볼 수 있었다는 

그 우연한 만남 자체로써도 실은 매우 희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그 청문회 때, 

전국 정신과 의사들을 대표해 출석했던 의사였던 동시에 

국내 최고로 저명한 한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다.

얇은 두께이지만 알차게 구성해

그간 연구해 온 방향을 일반인들이 알맞은 난위도로 

소화해 볼 수 있게 소개해놓은 책이다.

사실 읽다보면, 그리 따뜻하다 할 만한 소재랄 순 없다.

대부분, 뇌의 기능, 그로인한 반응들,

그리고, 영상학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켜 온

개인적 성과들이 개괄적으로 담겨있으니까.


그런데!


읽다보면 따뜻해지고

읽다보면 밝아진다.


왜일까?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진실과 노력이 전하는 정보, 

그래서 생겨지는 공감에 있지 않나 싶다.


공감이란 놈은, 

무한도전에서처럼 둘이 손을 마주잡고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그래서 니가 힘들었구나를 

서로 읊조렸을 때만 생길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기에,

그저 맞는 말, 맞는 방향만을 제시할 뿐이라도

그리 이해해보고 바라볼 수 있는 것 뿐임데도 

분명 만들어 질 수 있는 따뜻한 공감을 느낀다.


흔히, 정수리쪽 부근의 뇌는 공감각을

후두엽은 시각, 전두엽은 정서

소뇌는 인지와 운동 등을 관장하는데,

저자는 우선 이 모두의 뇌부분들 각각이

본연의 주기능으로써도 존재는 하되

그저 개별적으로 활동하는게 아닌 

결합된 기능을 함에 주목한다.

뇌는 누구나 1개이듯 그 1개 안에서

서로가 각자 맡은 부분만 해내는 것이 아닌,

연결연결되어 작동하고 있음은

이치상 당연한 논리일 수도 있겠으나

같은 말이라도 설명하는 이의 논점이 

어딘인가에 따라 그 받아들여짐은 

천차만별일 수도 있는게 말이란 생각도 해본다.

즉, 잘 설명하고 간명하단 얘기.

그렇게 이 책은 차근차근 

현재 정신의학의 중요한 과학적 성과들을 

간단한듯 깊은듯 두루두루 소개해주며 흘러간다.


한 내원 환자를 소개한 사례에선

심하고 오래된 강박증상으로 

일상생활도 어려웠던 그녀가,

2차에 걸친 감마나이프 시술을 통해

정상에 가깝게 치유된 실례도 소개하면서,

신경외과의 주된 의견으로 시작된 모험이었지만

오래 임상을 봐온 전문의인 자신으로써도

그 드라마틱했던 치료자의 모습에서

뇌가 가진 치료측면에서의 무한한 반응과

미지의 영역이자 약간의 기적같은 일로써

당시를 그려놓기도 했다.


fMRI의 활용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저자가 여러차례 언급했었지만,

이번 책에선 MRI-PET 검사를 통해 

좀더 현실적인 검사결과를 얻어냈던 것의 기록도 담았다.


책의 시작과 처음에서, 저자는

현재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코로나로 인한 사람들의 심리도 언급하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적절한 비유법도 선사해 본다.

예전, 마스크 착용은 일부 사람들만의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정상 비정상의 범주만으로

이를 통계학적으로만 말해본다면

마스크 쓴 일부는 대다수의 모습이 아니니 

분류 측면에선 비정상 쪽이었다는 분류적 분석.

그런데 지금은?

모든 이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따라서, 마스크를 안 쓴 이가 이젠 비정상에 속하게 된다.

이를 새로운 normal(정상)이라 부른다.

마스크와 정상의 정의를 예로 들어

의사답게 간명하고 이해쉽게 그 구분의 기준을 설명했다.


딱딱한 듯 한데도 이상하게 더 따뜻할 수 있는 

자신만의 내용을 담을 줄 아는 의사.

그런 이에게서 나온 책이라 

다른 느낌의 현명함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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