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묘한 느낌과 컨셉을 전달해주는 책이다.

융의 철학을 신화와 접목해 정리한 책으로써

저명한 심리학자가 공동저자인 신화학자의 지식을 빌어

융이 이론에 존재하는 심리적 원형들을

상징적인 용어와 대상으로써 정리했다.


책제목처럼 왕, 전사, 마법사, 연인도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신성한 아이, 아기의자 폭군, 겁쟁이 왕자,

조숙한 아이, 잘난 척하는 사기꾼,

바보, 오이디푸스적 아이, 마마보이, 몽상가,

영웅, 과시형 협박꾼, 비겁자 등이 있다.

그냥 보면 리니지 같은 롤게임의

캐릭터 이름 같다고도 생각할지도 모를 개성있는 명칭들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이 왜 다시 한국에서 복간될 수 있었는지

내용의 완성도로써 이해해 볼 수 있게 된다.


뭣보다 먼저,

성격의 이러한 구분이 서로 각각 완전 독립적인

심리캐릭터로 존재한다고 보지 말아야 한다.

독자적인 캐릭터가 아예 불가능한 개념들은 아니지만,

예를 들면, 조숙한 아이의 원형을 가지고 있다면

바보의 원형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이중적이고 연관적인 상호적 존재이유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원형들을 설명할 때

간단하게는 성숙과 비성숙이란 두 기준으로 나뉘고,

이는 다시 어떤 구성요건으로 떠받들어 지는지로 세분화 돼

다른 캐릭터 원형들끼리 받쳐지고 

최종적으로 분출되는 내재적인 힘을 

성격으로써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완전 남성만을 위한 책인가.

책카피로만 보면 이 책만큼 오로지

남성만을 위해 씌어진 책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자신을 알고 싶은 남자,

남자를 알고 싶은 남자를 위해 씌어진 책이란 

그 타겟이 분명한 주제를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미 할당된 주제를 담았을지라도

그 의미를 이해하고 파고듦으로써 

성별 구분을 떠난 융의 핵심적 원론을 이해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남성성이 가지는 보편적인 심리적 원형을 

공격하려 씌어진 책이 절대 아니라는 점부터 

확실히 언급해야 할 이유가 있다.

왜 그리 자라났는지,

왜 한땐 이러한 행동들을 했어야 했고

어떤 행동패턴들이 일어났는지 분석해 내면서,

이해와 해결의 관점에서

남성의 그 원형을 바라보기에, 

최종적 이해와 해결안을 제안해 주고 있는 

체계적인 내용의 책이라고 보는게 

훨씬 타당하기 때문이다.


짧게지만 예들로써 실린

심리치료의 단편적 사례들과 

그 상담 안에서 자신의 원형을 인정하고

나름의 해결점들을 찾아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들도 또한 유의깊게 볼 만하다.


굉장히 좋은 책인데

워낙 신화적 외형을 차용한 책이라

그 가치가 가려진 듯 보이는 건 아쉽지만,

그 컨셉이 융의 이론을

좀더 현실감있게 해석가능하게 해준 부분이라

독자로써 이런 오해가능부분은 피해

책내용을 공감할 수 있었다.

많은 심리학 책들을 읽어왔지만

이 책은 그간 읽었던 책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독창성과

현실성을 담은 내용이라 할만 했다.


그 비유와 설명이 대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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