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 내 삶에 돌이키고 싶은 순간마다 필요했던 철학 솔루션
이관호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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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든 독서습관은, 책의 첫장부터가 아닌 

목차에서 마음에 드는 특정 부분부터 읽어 나간다거나,

그냥 무작위로 펼친 어느 한부분부터 읽어보는 버릇.

그런데 재밌게도, 처음부터 읽게 됐을 때

내가 우연히 펼쳐 읽었던 바로 그 곳이

그 책에서 가장 잘 씌여진 부분인 경우가 많았다.

어디까지 우연일지는 모르겠으나 나쁜 결과같진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읽었던 이 책의 첫인상은 

읽기전 느꼈던 독자를 끄는 듯한 

내용들의 목차와 제목들에 비해, 

그 내용이 상당히 복잡모호했고 마치 내용도 

두서없이 산으로 가고 있는 듯도 느껴져 좀 난감했다.

그러다 이 책 읽는 걸 좀 미뤄두게 됐었는데

다시 읽게 됐을 때는, 전혀 다른 좋은 느낌을 받게됐다.

우연찮게 이 책을 새롭게 보게 된 그 계기는 단순했다.

그냥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 봤다는 것.

보통 오랜 습관대로 마음에 와닿는 부분 먼저 읽는 대신

이번엔 진짜 책의 첫페이지부터 읽었다.

목차안에 들어있는 30가지의 주제들은

서로 독립된 나열식의 현실적 명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냥 습관대로 끌리는 주제부터 뽑아 읽었을 땐 없던 느낌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게 되니 왠지 이해도 더 잘 되고

이 책을 바라보는 체감의 순수성도 훨씬 높아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학문만으로써의 철학이 아닌 

현실문제와의 확실한 접목을 추구한 

그냥 편하게 읽게 책을 써 줬을거란

나름의 기대 아닌 기대가 있었나 싶었다.

저자는 철학자이기에 은연중에 논리정연한 

철학적 논리가 끊기지 않고 발휘된 책이라,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나가게 

이 책의 독서방법으로 더 맞았던거 같다.

이런 표현이 맞는진 모르겠지만, 마치 정반합 같달까.

게다가, 책의 처음 등장하는 주제는 

내겐 관심부분마저 아니었는데,

보여지는 그 소재가 중요한게 아니라 

저자가 상황을 바라보며 풀어내는 사고 자체를

순서적으로 읽는게 더 중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건 저자의 직업상 감각적으로 녹아있는 책 같았다.

처음 등장한 주제는 작심삼일, 권력, 만만한 나 등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책의 어느 정도까지는 

이 완전 다른 듯 분리되야만 할거 같은 주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연결되는 흐름이 있다.

특히, 권력과 만만한 나로까지 이어지는 얘기 속에선

서로 관례없이 완벽히 나눠진 각각의 주제들이 아니라,

마키아벨리와 한비자, 그리고 순자까지 연결되는

생각의 카테고리가 작가만의 정리로써 흐르고 있었다.

어찌됐건 이 책은 논리적 흐름이란게 분명 존재했다.

책의 어느부분에서는 이런 얘기도 기억이 나는데, 

문제점을 찾고자 일반적 행하는 노력들이 사실은 

문제자체도 뭔지 제대로 모르는 단계이면서

그것을 찾겠다고 덤비는 해결점만을 찾는 

앞뒤 안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 말한듯 싶다.

맞는 말이면서 보통의 사람들 모두 행하고 사는 현실 속 부조리 같다.

이유를 알고 찾는 사람과 모른다는 것도 모르고

헤매며 사는 사람이 어찌 소수일 수 있을까.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섞여 사는 세상이란 것도

어렵지만 많은 걸 되돌려 버리는 묘한 느낌도 주는 세상사.

어쨌건, 책은 저자의 의도대로 철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현실문제에 접근한 의지와 노력이 돋보이는 내용들.

사실 독자가 느껴봣음 좋을 이 책의 진짜 처음은,

저자가 추구하는 철학사고의 덕목을 소개한 서문에 

그 진짜가 들어있다고 느껴졌다.

이게 실은 진정한 이 책의 첫장이고 백미 같았다.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철학이 학문으로 머물기보다

현실문제의 해결적 도구로써 접근해 즐 수 있는 철학이 

더 필요성 있고 진정 철학의 존재가치를 

드러내는 부분이진 않을까라고.

난 그렇게 그의 서문을 느꼈다. 

그리고 나 스스로 그간의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허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를 이 책에서 

찾은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기전 비슷한 생각과 느낌은 공유해봤다 해도 

저자처럼 일목요연하게 구체화 할 수 없었던 이유로는

어쩌면 좀더 체계적인 논리의 부족같기도 했다.

그 또한 이 책을 읽어면서 느껴볼 수 있었던거 같다.

별로 와닿지 않을 거 같았던 목차들 중에서

마키와벨리와 칼 포퍼의 얘기는 좀더 기억될 듯 싶기도 하다.

다양한 구성이라 한번 완독으론 금세 잊게 될게 많을 거 같은데,

몇번 더 읽어가며 좀더 친숙하게 되고 싶은 책이었다.

좋은 실험적 발상들과 구성이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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