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등장해보는 드래곤볼의 재밌는 해석

드래곤볼, 일본 제국주의를 말하다
유정희 외 지음 / 아이네아스 / 2019년 3월

책의 성격을 정의하자면
만화로 보는 문화비평서이자 사회평론이다.
그런데, 한국인이 쓴 일본 분석이다.
드래곤 볼을 조금이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생소하지 않을 비유들이기도 한데,
나메크인이 이슬람의 비유라던가
초사이언으로 변한 모습이
백인으로 변한 비유라는 등의 얘기에선,
평으로써가 아닌 실제 해당만화 자체로
감상해 본 사람으로써는
조금 의아한 점도 있긴 하나,
추억 속 유명 만화를 이렇게 다시 상기해보고
많은 컷들은 아니지만 만화 속
실제 삽화들도 다시 봐 볼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이유에서보다 반가운 책일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기 전 먼저 떠오르는 책이 있었는데
책을 읽어나가다 후반부 쯤 그 부분이 나오는 걸
보면서 나름 그 예측이 맞음이 신기하기도 했다.
짧게지만 침묵의 함대가 등장하는 짧은 컷.
책은 캐릭터 별로 설명하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 캐릭터들을 일본의 각 시대별 사회상황들로
설명해나가기 때문에 각 캐릭터를 빼고
그냥 일본 근대 역사서로써 읽어나가도
다른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책이기도 하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한국도 드래곤볼
캐릭터 중의 하나로 설명하는 부분도
눈길을 끄는 부분인데
일본 주변국들 몇몇도 또한 등장한다.
내용이야 워낙 방대하다 할 수 있어서
일목요연한 정리는 무의미하다.
나름 이 책에서 배우게 된 점이라면,
이런 정리를 해 볼 수 있는 관점의 전환과
많은 사람들이 아는 한 만화의 캐릭터들을 가지고
일본적 세계관을 한번 정리해 보겠다고
아이디어를 내고 긴 시간 간직해 온
저자의 그 발상에 큰 의미를 두며 읽었다.
리틀보이라고 원폭에 사용된 폭탄을 불렀던 기억도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며 새롭게 떠올랐는데,
나 스스로도 워낙 예전에 배워 잊고 있었던
일본역사들에 대한 토막토막들이
이렇게 만화 스토리로 녹여 내
책 속에서 만나게 되니 신선했다.
드래곤 볼이란 만화의 팬으로써가 아니라,
유명 만화를 어떻게 일본역사와 매칭시켰는지
다양성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어보면 더 좋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