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러브 - Wisdom Love 위즈덤 미니 3
앤드루 저커먼 지음, 이경희 옮김, 앨릭스 블랙 정리, 윤희영 감수 / 샘터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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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할 때 이 책을 들여다 보았더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변덕스런 내 기분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책의 사이즈는 보통 책보다 아담하고 재보진 않았지만 정사각형에 가깝다. 보통 책보다 표지는 굵직하고 잡지를 넘기는 감과 비슷한 촉감이 있다. 내용도 마치 인터뷰를 실은 듯한 잡지를 보는 것같기도 하다. 단, 여기서는 광고가 없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위의 수염이 난 아저씨는 ’루페르트 노이데크’라는 내겐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인물인데 그가 한 말이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 독일인들은 모두 안전하다. 우리가 전쟁을 일으키고 홀로코스트를 저질렀으니 세계 어느 누구도 우리를 돌봐줄 필요가 없다. 우리가 그 모든 짓을 자행했다. 정당화할 수가 없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가 베풀어야 한다. 독일은 이제 특혜를 누리는 위치에 있다. 사회, 헌법, 경제가 그렇다. 이제 되돌려줘야 한다. 이것은 의무이다. 강요된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의무이다." 

 

 사실 이런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자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세대가 아닌 전세대의 잘못을 연대의식에 의해 반성하고 의무를 가진다는 것이 흔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세대가 잘못과 동시에 큰 혜택을 후세대에 전해줬고 그 혜택을 누리는 세대이긴 하다. 하지만 그냥 당연한듯이 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신네들이 강하니까 그런 거라면서.. 이런 상황이니, 바른 역사의식과 연대의식이 동반하지 않았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또 용기도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그런 의식을 바탕으로 파괴된 마을을 재건하는 ’녹색헬맷’을 재건한 그가 크게 인상에 남았다. 그런 그가 말하는 결혼생활은 무척이나 실용적이고 아까울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모든 에너지를 모아 일에 시너지를 내는 것.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독일인의 장점이 많이 보인다.

 



 

 생각해보길.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길. 지긋한 나이에 저런 익살을 지닌 사람이 한국에 몇이나 될지. 영국도 한국 못지 않게 ’체통을 지키시오.’라는 말이 빈번할 것 같은데 이 사람은 데니스 힐리로 영국의 종신직 상원의원이다. 재밌는 사진이다.

 



 

이 분은 ’딕 브루너’.  누가 부르노가 아니다. 이 사진을 보니 인상이 너무 푸근하고 느낌이 좋았다. 또, 슈바이처가 왠지 떠올랐다. ^^  바로 이 미피 캐릭터를 탄생시킨 작가다. 이 캐릭터는 눈에 익지만 작가는 몰랐는데 이 참에 알게 됐다.  

 

                     

 



 

 

왼쪽이 빌리 코놀리, 오른쪽이 브라이스 코트나이다. 빌리 코놀리는 코미디언이다. 그는 이와 같은 말로 충고를 해주었다.

 

- 원맨쇼가 내 생업이다. 코미디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 나는 그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코미디를 하기 위해 태어났으니, 코미디가 직업인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불교에 "네가 꼭 해야 할 일을 찾아 그 일을 하라."는 말이 있다.
 "네가 어떤 것에 끌리는지 잘 살펴봐라. 어느 가게 창문에 눈길이 가는지 생각해보라." 마음이 끌리는 것은 실수가 아니가 뭔가 나에게 "이게 네가 가야 할 방향이야."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끌리는 일을 할 때, 그것은 그냥 직장을 다니는 것과 다르다. 자기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여기게 되고,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된다. 그것이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되고, 기분 좋게 일어나게 되니 멋진 일이다. 


 

 자신의 방향에 대해 명확한 확신이 안드는 사람은 이 말이 무척 가이드가 되리라고 본다. 라이프 어드바이스 못지 않게 결혼관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도 있는 코미디언이라 그런지 웃음을 주는 내용이 많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는 않다. 단지 솔직하다. 한국에선 아직 공식상으로 성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니 자유롭고 개방적이게 보이겠지만 솔직하다고 해서 개방적인 건 아니다. 그또한 일부일처제를 옹호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니까. 상상까지 막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은 성적 호기심이 가장 높은 나라면서 쉬쉬 하고 할껀 다하고 소중한 걸 종종 잊어버릴 때가 많다. 조금 음흉한 편보다 솔직하지만 지킬 껀 지키고 소중함을 아는 것이 더 멋진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현실이란 없습니다. 있는 건 현실에 대한 나의 해석이지요. 심지어 객관성이라는 것조차 매우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우리는 자신 속에 이런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 마시모

 

 

 고개를 많이 끄덕였던 말이다. 아무리 객관적이라 해도 결코 한 주관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고 애매하고 딜레마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겠지. 그럴땐 가장 옳은 쪽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생각나는군.

 

 언젠가부터 L.O.V.E 라는 것이 환상과 현실이 구분된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사랑을 하며 살아가지 않으면 고독한 존재며 사랑이 성숙하는 자리에 관용이 생긴다는 게 썩 나쁘지만도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엔 아직 도를 더 닦아야 할 단계라 관용이라는 습관이 쉽게 몸에 베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런 습관을 지닌 사람이 부럽다.

 

 각자 자기들 자리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의 지혜란 무엇일까.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사실 크게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말이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새겨지는 말들이기도 하다. 일반인도 평소 때 이런 생각을 늘 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 물어온다면 모두 자신마다의 철학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해 보인다. 그게 일반인의 다양함중에 나올 수 있는 부정적 생각에서 조금 비껴갈 수 있는 경우라고 할까.

 

 멋진 책이고 멋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도 멋지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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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가게 바벨의 도서관 2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하창수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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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웰스

 조지웰스는 집안이 가난하여 독학으로 대학을 졸업하였다. 《타임머신》, 《투명 인간》 등 공상 과학 소설 100여 편을 썼다. 차차 사회를 개선하기 위한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국경이 없는 세계 국가를 만들어 민족간의 싸움을 없애자고 하였다. 1905년 〈근대 유토피아〉 이래 문명 비평에 관심을 가져 '페이비언 협회'에 가입하였다. 그는 제 1차 세계대전을 '모든 전쟁을 종식시킬 전쟁'이라며 환영했으나 당시 상당히 널리 퍼진 이 망상은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잔인한 현실로 보여주었다. 

 국제펜클럽(International PEN)은 국제 문학인 단체이다. 영국 런던에서 1921년에 창립되었다. 조지웰스는 조지 버나드 쇼와 아서 밀러, 하인리히 뵐과 함께 유명 회원이기도 했다.

 이 단체의 설립 목적은 세계 각국 작가들간의 우의를 증진하고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것이다. 펜(PEN)이라는 이름은 본래 "시인"(Poets), "수필가"(Essayists), "소설가"(Novelists)의 머릿글자를 따와 만든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장르 구분 없이 번역작가, 언론인이나 역사가 등 작가 일반을 포함하고 있다.

 국제펜클럽은 표현의 자유 옹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 아래 국가 권력으로부터 박해받거나 필화로 인해 수감된 작가의 보호와 후원에 앞장서 왔다. 소외된 나라에서 발표된 문학 작품을 번역 출간해 널리 알리거나, 우수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에게 문학상을 수여해 문학 발전을 꾀하는 일도 담당한다. 매년 국제펜클럽 회의를 열고 있다. - <위키사전 참조>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허버트 조지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으며 작품 [개미]에서 존경했던  조지 웰즈를 염두하여 에드몽 웰즈라는 인물을 고안하였다. 헬렌은 설리번의 추천으로 조지 웰스의 《신세계(New World for Old)》를 읽으면서 사회주의에 눈이 떴다고 말했고,《우주전함 야마토》, 《은하철도999》 등으로 유명한 마스모토 레이지는 소년시대부터 허버트 조지 웰즈의 공상과학 소설을 애독하며 자랐다고 한다.


 보르헤스는 '웰스는 모든 공상과학소설을 반서기 앞서 예시하고, 그것을 넘어선다'고 평했다. 또, 쥘베른의 단순한 예측과는 달리 웰스는 자신의 꿈이 실현되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한다.

 웰스는 거대한 물질의 힘과 화합하느냐, 아니면 소멸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놓였다. 그는 야만과 문명 파괴로 되돌아가지 않을 유일한 대안으로서 세계 제국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선 자신이 제일 두려워한 것들을 확인했다. 즉 인간이, 과학이 가져온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죄악의 길로 행진해 가는 것이었다. 극단적인 그의 비관론은 그가 여든의 나이로 사망할때까지도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영상글밭 사하 연구원 박혜선씨의 의견에 의하면,“문명의 발전이란 부질없이 쌓아 놓은 것에 불과하며, 마침내는 문명을 세운 사람들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미래는 여전히 공란으로 남아 있는 미지의 세계이다. 미래는 시간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에는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광대한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진짜 모습이 감추어져 버릴 수 있다는 걸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알지 못해요." -188p

 "사람들은 자신이 무얼 갖고 들어왔는지 아무도 몰라요. 그래 놓곤 그걸 보고 놀라는 거죠!" -192p


 '당신은 어쩌면, 이 기분을 이해할 것이다. 불길한 일이 일어났을 때,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심장도 멈추어 버린 것 같은 느낌. 평상시의 자신이 아닌 것 같은, 긴장감도 평온함도 모두 달아나 버린 것 같은 느낌. 느긋함도 없고 조급함도 없는, 화가 나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은 그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나는 바로 그런 상태에 놓여 있었다. - 197,198p


 [마술가게]단편집, [타임머신],[투명인간],[우주전쟁]등을 비롯한 웰스의 여러 작품에는 디스토피아적 암시와 미지의 세계가 드러난다. 단편 '수정계란'에는 화성과 지구에서 수정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관찰하는 화성인과 지구인이 나오는데 이 사실을 깨닫게 된 '케이브'라는 남성이 결국 죽고 수정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오리무중이 되버린다. 그러나 '케이브'의 죽음에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다는 것을 웨이스는 알고 있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알지 못할 일이 되버린다. 웨이스는 뭔가에 대한 어렴풋한 윤곽은 알 것 같지만 정확한 것을 알지 못한다.  

 '어떤 환상도 현실을 충족할 순 없는 법이다' 결국 마무리는 이런 문장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벽안의 문', '플래트너 이야기', '고 엘비스햄 씨 이야기', '마술가게'는 모두 일반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게다가 증명하기 힘들게도 모든 당사자들이 행방불명이나 죽음으로 이야기에서 벗어나버린다.  


 환상소설. 내가 좋아하는 장르다. 종종 이 장르를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았다. 어차피 그 사람은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고 취향도 없는 사람이었는데도 문득 오기가 생겨 전혀 그렇지 않는다는 걸 증명해 보이려 한 적이 있었다. 다소 옆길로 새버리고 설득을 제대로 못하긴 했지만 그 사람의 말은 결코 옳지 않다는 걸 확신한다. 환상의 뜻을 찾아보면,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이라고 나오는데 그 '헛된'이라는 형용어가 왠지 찜찜하다.

 환상소설은 무한한 상상력의 범위와 그 상상력의 부분적 요소가 어떤 식의 성과들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인간이 생각을 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 때부터 만일 '환상'에 대한 동경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 많은 아름다움과 놀라움과 지성들이 유지되고 진행될 수 있었을까. 그 환상이라는 요소 때문에 지금의 이 모든 게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모두 각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기 머릿속에 환상을 가지고 있다. 믿음 또한 환상의 요소가 아닐까. 그러니 환상은 지금의 여러가지 산물을 있게끔 한 원동력이다. 환상소설은 지적인 힘을 다분히 지니고 있으며 그 속에서 얻게 되는 것은 산물로써만이 아니라 유쾌함과 즐거움, 재미와 호기심. 여러가지 흥분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보르헤스의 철학적, 문학적 세계는 '모든 형이상학은 환상 문학의 한 지류이다'라는 인식으로부터 시작된다. 환상 소설은 정해진 형태가 없으며 같은 글을 읽어도 다른 이미지로 상상할 수 있다. 우리는 비밀의 문을 열때부터 이미 알 수 없는 세계에 한발짝 내딛게 된다. 그 세계에서는 확실한 키워드를 만들 수 없고 출구도 찾을 수 없다. 그저 그 세계가 이끄는 흐름에 자신을 내맡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환상문학의 특성들로는 '단절과 공포감', '애매성과 의혹'을 들 수 있다. 환상은 그 자체로 일상이란 현실 속에 단절을 만들어 내고 이러한 현실 세계의 느닷없는 단절은 자연스럽게 공포감을 유발시키게 된다. 공포를 유발하는 초자연적 현상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현상에 대해 어떤 추측만을 할 뿐, 뚜렷한 확신에는 이르지 못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조지 웰스의 작품은 그런 환상 문학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고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주제를 끄집어내 자신만의 상상으로 기발하고 참신하게 장식했다. 웰스의 상상은 과학적 이론들과 연결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그의 상상력이 발휘된 소설 때문에 실제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타임머신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이론으로써는 가능할 수 있는 것이고 투명인간 또한 요즘 연구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참고자료)
 - 실제로도 투명인간이 된 사람이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1987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한 남자가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뒤에서 경찰차가 비상 사이렌을 켜고 쫓아왔다. 남자는 경찰을 보고 바위처럼 얼어붙었고 그런 남자를 보자 경찰들이 깜짝 놀라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운전자 없이 자동차 스스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지금껏 추격했다는 것. 남자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투명인간이 돼 있었다.

1973년, 영국 런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한 남자가 편의점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대로 가자 점원이 자신을 의식하지 못한 채 다른 손님을 먼저 받았다. 이후 남자는 뒤에 있는 손님들에 의해 부딪쳐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런 남자의 모습에 다른 손님들과 점원이 화들짝 놀랐다. 남자가 유령처럼 순식간에 나타났다는 것.

투명인간에 대한 관심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그리스 신화의 신 중 하데스는 '안보이는 자'라는 뜻으로 그의 이름은 지상으로 나들이 나왔지만 투명모자가 있어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중국 일본 인도의 신화 중에서는 특정 나무에서 떨어지는 씨를 먹으면 투명인간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과학자들은 정말 이 '투명인간'이라는게 존재하는지, 가능한건지에 대해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과학적인 허점 때문에 투명인간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투명인간이 되면 눈의 수정체도 투명해지고 결국 본인 스스로도 다른 물체를 볼 수 없다는 것.

그러나 2003년 일본 도쿄대의 한 교수는 특정 망토를 입으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얼마 뒤 이같은 주장은 단순히 눈속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이를 들은 영국의 한 물리학자는 메타 물질을 이용하면 투명인간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자연 물질의 한계를 넘어서는 메타 물질을 통해 연구에 돌입했고 실제 물체를 투명하게 하는 장치를 개발해냈다. 메타 물질로 망토를 만들면 입은 사람 역시 빛을 굴절시켜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

 - 뉴스엔의 백지현씨의 기사 중
 
 웰스는 환상소설은 한 가지 환상적인 사실만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경이로운 일을 쉽게 믿지 않는 의심 많은 시대에 상응하는 말이다. -12,13p

 [마술가게]에 수록된 단편들 중 어느 것이 가장 괜찮다고 꼽기 힘들만큼 모두 흥미롭고 매력이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벽안의 문'은 처음에 '비밀의 화원'을 떠오르게도 했는데, 그보단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 것 같았다. 파르나서스 박사가 명상을 하고 있을 때 거울의 문을 통과하면 자신이 상상하는 것과 박사의 상상의 경계 속에서 행복한 환상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파르나서스 박사의 명상이 흐트러져 상상이 부정적이면 거울속으로 들어간 사람은 끔찍한 환상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주제는 다르지만 거울과 문이라는 매체를 통해 들어가 환상을 경험하고 파르나서스의 명상의 종류가 어떤 특정 요소에 의해 변화가능해지면서 생기는 예상할 수 없는 결과와 벽안의 문을 발견한 남자가 늘 찾을 수 없고 느닷없이 찾게 되는 문이 지니는 불확실성이라는 어떤 구성적인 요소가 닮아있다.  

'플래트너 이야기' 또한 상대성 이론을 떠올리게 하면서 시공간여행이 생각나게 했다. '고 엘비스햄씨 이야기'는 '개구리왕자'동화를, 마술가게는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감독이라면 조지웰스의 많은 작품들을 모티브로 삼고 영화를 만들고 싶을 것이고 작가 또한 아이디어를 얻기 매우 유용한 창고가 바로 조지웰스의 작품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이후의 많은 작가와 감독들의 작품에서 웰스의 작품과 비슷하거나 연장된 작품들이 많이 볼 수 있다. 
 

 

ex) 205p - 18번째줄 오타 '상당히 널린 퍼진'에서 널린-> 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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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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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대해 써봐라.고 하면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야가 의학 분야다. 왜냐? 의학은 전문용어가 너무 많고 의사들끼리만 알아듣는 은어들이 넘 많으니까. 메스로 배를 가르고 장기들을 살피고 수술한다. 이 내용이 의사들의 용어로 바뀌면 영어로 되었다할지라도 전문 의학 용어라 영어권 사람들도 의학계에서 일하지 않으면 모를 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들은 의학계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귀가 닳도록 그쪽 분야 이야기를 들어서 알거나 직접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글감이 이 분야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들이 번뜩여도 말이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의 작가가 그런 작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처음 그가 이 책을 쓴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어보인다. Ai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한번쯤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한 이 시스템의 보급을 위한 것이 목적인데 이를 대중이 친근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소설이 된 것이다. 

 네이버지식에도 나와 있지 않은 Ai는 오톱시 이미징이라는 용어로 '사망시 의학검색'인데 이는 환자들에겐 환영할만한 일이다. 환자가 어처구니 없이 죽었을 때 불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제 원인을 정확히 찾고 잘잘못을 가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에겐 환영받지 못할 일인가? 솔직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마음속에 진정하게 새기고 그대로 실천하는 의사라면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다. 자신 또한 개인적으로 성량을 높이는 데 자극제가 될 뿐 아니라 원인을 제대로 확인함으로써 실수 혹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구분해서 의학분야의 질이 더 높아지고 따라서 의학계의 발전도 도모되어지는 일이니까.

 이 소설이 일말이라도 그런 긍정적인 후일을 목표로 삼고 쓰여졌다 할지라도 소설의 묘미인 '재미'라는 요소로써도 큰 만족감을 준다.

 특히 '시라토리'라는 톡! 튀는 인물의 등장이 너무 참신하다. 추리와 통찰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는 이 인물이 하필 '바퀴벌레'를 연상시키는 외모를 가진 인물이라고 하니 보통 다른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처럼 감정이입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환자의 고통이나 하고 싶은 말들을 들어주는 구치외래도 인상 깊었는데 사건에서만큼은 주인공 격인 다구치보다 더 큰 활약을 하는 것은 시라토리의 몫이다.

 각자의 역할대로 캐릭터들이 가진 이야기는 잘 정돈되어 날짜별로, 때론 성격대로 나뉘어진다. 독자인 입장으로는 정리되어진 그대로 읽기가 매우 수월해 이야기 흐름의 윤곽이 머릿속에서 쉽게 잡힌다.

 바티스타 수술의 학술적인 정식 명칭은 '좌심실 축소 성형술(Partial Left Ventriculectomy)'이라고 한다. 비대해진 심장을 잘라내 작게 만든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대담한 수술. 쓸데 없는 것이라면 제거해 버리겠다는 라틴 아메리카의 사고방식. .. 중략..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하는 삼바의 나라 브라질. -13p

 바티스타 수술이 어떤 식으로 하는 수술인지 알았다면, 이제 어디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지를 찾아야한다. 기류의 의뢰를 받은 다카시나 병원장은 다구치에게 수술사망사건에 대한 내부조사 및 관찰을 부탁한다. 이에 다카시는 자신의 전공은 아니지만 수술 관찰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일명 '다구치 파일'이 작성되면서 다구치는 분석을 하는데..

  팀 리더 기류와 나루미, 가키타니와 사카이와 오토모, 다카유키, 마취과 히무로. 수술 중 미스나 생사의 운적인 요소가 아니라면 누가 고의적인 짓을 할 수 있을까.


 처음엔 이들 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다구치는 수술장면이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있긴 하지만 이들 중 그런 짓을 할만한 사람이 있을꺼란 가능성을 찾지 못한다. 그러던 중에 시라토리가 개입하여 다구치의 물렁한 시각을 반대로 갈아치우고 냉철하고 논리적인 시각으로 이 일을 따져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처음의 용의자들 중 여러명이 추려져서 결국 3명 정도로 남게 된다.  

 중심사건은 이런 주제를 안고 있지만 그 속에서 의학계의 여러가지 문제점도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많이 드러나있다. 예를 들면 마취과 인력이 너무 적고 그 역할이 결코 하찮은 게 아님에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점, 의학계에서 수술하는 의사보다 논문 쓰는 의사들을 더 높게 생각하는 점 등 그냥 지나치지 못할 나름 문제가 되는 일들이 은근히 나타나기도 했다.

 "수술 현장은 이론으로 딱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지.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네. 수술 현장은 곱셈과 비슷하지.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큰 숫자라 해도 제로가 한 명 있으면 결과는 제로가 되는 거야. 마이너스가 한 명 있으면 그 수치가 클수록 결과도 나빠지지. 그런가 하면 마이너스가 두 명 있으면 이때는 오히려 결과가 완전히 플러스가 바뀌네."-85p
  

 왠지 경험이 우러난 문장인듯하다.
 지성적이고 지극히 논리적일꺼라 생각되는 수술시에도 이런 설명하기 힘든 요소가 있다는 게 왠지 신기했고, 자세하고 현장감 있는 수술 장면이 무척 인상 깊었다. 살인자가 등장하긴 했지만 심각하거나 어둡지 않고 밝고 발랄하게 그러나 문제점은 확실이 짚고 넘어가게 그려낸 점이 그동안 많이 보아온 진부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느낌을 준다.
 

                   -> 가이도 다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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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집 - 스켈레톤 크루 - 상 밀리언셀러 클럽 42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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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악, 섬뜩, 소름, 기괴, 기묘, 발악, 환각, 오한, 비정... 이런 단어들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 이 책에는 형용사만 100가지 이상 나온다. 표현되고 보여줄 것이 많은 책이 스티븐 킹의 단편집이다. 

 

  영화가 저절로 떠오르는 작가가 스티븐킹의 작품이기도 하다. [안개]는 '미스트'라는 영화를 통해 엔딩이 새로운 구성을 가졌는데 원작의 진행형이 잘 된 작품이다. 원작의 앤딩에 나오던 '나'는 독자에게 맡겨두는 형식의 앤딩을 지닌 이야기를 가장 경멸했지만, 실제에 놓인 자신이 (단편 '안개'속에서이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장 실제란 앤딩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주인공이 죽으면 끝나는 건 이야기지 실제가 아니다. 
 

 

                                                                                           
 삶은 한 사람이 죽든 열사람이 죽든 계속되는 거니까. 이런 삶의 진실성이 얌전히 드러나 있다. 스티븐킹은 다작의 작품을 써냈는데 미스테리 공포를 많이 썼다고 생각했지만 꽤 장르를 넘나드는 시도를 많이 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면 소설만 182건,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했거나 본인이 관련된 영화가 44건이나 검색된다. [스켈레톤 크루] 단편에 나온 '트럭'이라는 작품도 영화화가 된 적이 있으나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스티븐킹을 알기 전에 보았던 영화가 많아 그의 소설을 읽으면 익숙한 것이 많다. 미져리 같은 경우가 그랬다.       

  

 

 

 

 

 그린마일, 쇼생크탈출 등은 그의 소설에서 익히 보았던 분위기와 느낌이 달랐다. 스티븐 킹은 자신의 유명한 이름을 숨기고 다른 필명으로 자신의 재능을 재확인해보기도 했다. 

  

 

 

 

 나의 설명을 독자들에게 판단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스티븐킹이 문장을 쓸때 강조한 부분인데, [스켈레톤 크루] 22편의 단편집에도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평안한 생활에 조금이라도 어긋남이 있을 때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의 소설엔 특히 이런 인간의 나약한 부분이 많이 표현되어 있는 데 갑작스레 닥친 불운과 재난 등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어떤 상황이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인간이 할 수 있는 비이성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원초적 본능적 행동들이 다방면적으로 관찰된다. 
 

 '랜디는 문득 자신의 정신 상태가 상황을 역겨운 쪽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 1권 475p

 단편 '뗏목'에는 기름 덩어리라고 생각했던 검은 물질이 친구들을 한명씩 덮치며 잡아먹기 시작한다. 그러자 랜디는 정신 상태가 불균형을 이루며 점점 통제에서 벗어나는 자신의 행동을 보게 된다.  

'비록 찰나일지언정 주사위를 던져야 할 순간은 언제나 있는 법이다.' 1권 227p
 
 '안개'에선 정체불명의 커다란 괴물들에게서 공격 당하고 사람들이 죽기 시작하자 아직도 아내를 사랑하고 있고 아들 '빌리'가 옆에 있는 데도 아만다에게 성적본능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리고 종교를 자신의 광기에 사용하는 커모디는 계속되는 재난에 이성이 마비되고 나약해진 인간들을 부추겨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킨다.

 이런 일들은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아니라 심리적 흥분 상태에 따라 충분히 일어남찍한 일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두려움과 섬찟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돌아보면 인간이 가장 흉악하고 가장 잔혹하다. 그리고 인간이 가장 약하고 허점이 많다. 그런 특징들을 살려 많은 유형의 인간들을 표현하는 작가가 스티븐 킹이다.


 머니 투데이 소식통에 의하면, 스티븐 킹이 뽑은 2010년 올해 최고의 영화 탑 10 - 1위 렛미인, 2위 타운 3위 소셜 네트워크, 5위 테이커스, 6위 킥애스, 7위 스플라이스 8위 괴물들, 9위 잭애스3D, 10위 그린존이라고 한다.

 그의 소설이 작품화된것이 많기 때문에 그가 꼽는 영화들이 대중들에게 주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중 내가 본 영화들 중에 순위에 오르기 모자란 작품은 없다. 

 재미있는 사실은 '날 미치게 하는 남자'라는 로맨스 영화에도 스티븐 킹이 시구자로 까메오 등장한다. '홈 딜리버리'라는 애니메이션의 각본 원안에 참여했고 '번E'에 스텝으로써 스티븐 킹이 원조했다. 아쉽게도 이 애니메이션이 단편영화라 그런지 찾아보는 게 쉽진 않았다.  

 

 


 스티븐 킹은 독자들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느끼게 만들려면 등장인물의 겉모습보다 장소와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의 개인적인 내용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그가 작가가 될 수 밖에 없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스티븐 킹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에 대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Frequently Asked Questions란에는 킹에 대한 팬들의 개인적인 물음들과 그에 대한 답변 내용들이 있다.(아이디어를 구하는 소스라던가, 정치적, 종교적 성향, 출판사에 관련된 내용, 또는 그의 작품에 대한 번외적인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스티븐 킹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고 개인적인 관심을 부담스러워 한다. 소셜 네트워크를 하지 않고 앞으로 개설할 계획도 없으며, 개인 메일은 밝히기 원하지 않는다. 팬클럽도 마찬가지로 부담스러워한다. 그럼에도 그의 소설들이 대중들의 끊임없는 관심을 놓치지 않으니 이런 홈페이지로써 독자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 같다. -> http://www.stephenking.com/faq.html
  
 [스켈레톤 크루]는 스티븐 킹 소설의 뷔폐와도 같다. 원하는 대로 맛보시길~! ^^   

 

 <뉴욕 데일리 뉴스 - 스티븐 킹의 재능은 단연 최고다!> 

 

 
 '재능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기대치의 저주이다. 어린 시절, 우리는 재능과 타협하고 때로는 재능을 억눌러야 한다. 글에 소질이 있다면 아마 자신이야말로 셰익스피어를 날려 버릴 재인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는 재주가 있다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버지를 날려 버리기 위해 이 땅에 당신을 내리셨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1권 170p
 
  

 "독서가 정말 중요한 까닭은 우리가 독서를 통하여 창작의 과정에 친숙해지고 또한 그 과정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가의 나라에 입국하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갖추는 셈이다. 꾸준히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 이르게 된다." - 유혹하는 글쓰기 中
  

 

 

 

 - 스켈레톤 1권에 대한 개인적 오마주 창작물 -  

 

 암울하고 퇴색된 집의 분위기처럼 커모디는 맹목적으로 믿는 종교에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믿음들을 적용시켰다. '드디어 땅이 열리고 그 땅의 저주가 시작되도다!' 그건 사실이었지만 엄마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였다고 개리시는 생각했다. 틈틈히 커모디는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을 때면 이 말을 중얼거리곤 했다. 그녀가 다른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할때 개리시는 내면에서 이상한 충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종종 냉랭한 비웃음을 흘리며 그런 커모디를 대놓고 놀려댔다.
 

 

 개리시는 어릴적부터 환청을 듣곤 했다. 그 소리가 정확히 무얼 뜻하는지, 정확한 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손톱으로 칠판을 긁을 때처럼 거슬리고 날카로운 불협화음 같았다. 그 덕에 편집증 같은 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이 편집증이 빚어내는 상상의 내용은 이랬다. 집앞에서 한 남자가 서서 개리시의 방을 바라보며 이상한 소리를 낸다. 개리시가 나올때까지 그는 기다리고 있는데 문을 열면...
 

 

 그러나 그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남들이 웃을까봐 불안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이상하게 의심할까 봐서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은 마치 꿈처럼 되어버렸다.
 커모디는 개리시에게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믿음으로 적용시킨 종교를 항시 들이대며 개리시가 자신을 하느님의 사자로써 존경과 감격을 담아 따르도록 인도했다. 
 

 

 개리시가 편집증에 관한 노래를 부르자 커모디는 그의 바른 인도를 위해 선물을 하나 주었다. 심벌즈를 두 손에 끼고 있는 섬찟하게 생긴 원숭이인형이였다. 그녀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그녀의 머릿속에만 남아 있을 것이다. 개리시의 눈엔 그 원숭이가 개리시를 보며 얼핏 한쪽 입꼬리를 실룩거린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곧 원숭이 인형이 내뿜는 어떤 기운에 현혹되었다. 개리시는 원숭이 인형을 가지게 된 후론 그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한날, 커모디가 마트에 나간 사이에 일은 일어났다. 안개가 집근처에 몰려와 주변의 모든 것을 덮어버렸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왠지 소름 끼치는 기분이 들어 밖에 나갔더니 집채만큼 큰 호랑이가 옆집에 사는 이웃들을 삼키고 있는 걸 본 것이다. 개리시는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이 한쪽으로 기우뚱했다. 그는 한두번 다리에 힘을 주다가 엉덩이를 바닥에 찧었고 몇번이나 고꾸라지면서도 기어이 달려가 커모디의 차를 탄뒤 재빠르게 시동을 걸었다. 
 

 

 호랑이가 골반의 창사뼈가 으깨졌는데도 버둥대는 버드를 으걱으걱 씹어대면서 자신의 눈을 보고 있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보며 개리시는 발작적으로 액셀을 밟고 질주했다. 한번 쯤 본 적 있는 얼굴인 이웃들의 울부짖음과 처참한 장면들이 개리시가 타고 있는 차를 스쳐지나갔다.
 

 

 그 밖에도 그는 요동치는 촉수를 가진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생명체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차를 발견할때까지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얼마간 정신없이 달리던 개리시는 자신의 앞에서 질주하는 또다른 차 한대를 발견했는데, 사력을 다해 따라잡은 끝에 달리는 체로 차주인과 대화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토드라고 밝힌 여자는 잘 아는 지름길을 통해 지금의 이 위험한 비상사태로부터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자신의 차를 바짝 붙어 따라오라고 말했다. 
 

 

 개리시는 그다지 믿음이 가진 않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별다른 수도 없어 그녀의 차에 들러붙다시피 거리를 가까이 두고 운전했다. 그녀가 아는 지름길이 어떤 길이었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놀랍게도 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훗날 정부는 롱레이크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비밀문서화했다. 개리시는 커모디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었으며 롱레이크 사람들 그 누구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다만 자신은 토드라는 여자 때문에 살 수 있었을 뿐이었다. 정부에서 나온 사람들이 개리시와 토드에게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해주었고 토드와는 그때가 마지막 만남이었다. 개리시는 아직 어렸으므로  새로운 학교로 복학했다. 
 

 

 '기억 속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사건일수록 이해하는 것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법이다'
  몇년 뒤, 개리시는 기숙사 방안에서 창밖으로 총구를 내밀며 누군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쇼크에 의한 무의식으로의 퇴행에서 개리시는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일이 일어나는 공간과 다른 공간에선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카루네라는 과학자가 텔레포트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물체와 생명체를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갖가지 실험을 했다. 염력이 아닌 과학적인 방법이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공간에 있는 것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켜 오기도 했는데, 어떤 수치값이 들어간 것인진 모르겠지만 이상한 물건 하나가 이동해왔다. 그 물건은 의아하게도 역겹고 흉측한 심벌즈를 들고 있는 원숭이 인형이었다. 카루네는 기분 나쁘고 쓸모 없는 이 인형을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그날 , 카루네는 오랜간만에 집에 들렀고 아내와 아들녀석들인 할과 빌과 함께 오랜간만에 오봇한 시간을 보냈다. 카루네는 저녁 즈음, 할이 눈에 익은 무언가를 들고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음흉한 원숭이 인형이었다. 그는 할에게 그 인형을 버리라고 말했고 할은 인형을 버리고 오는 것처럼 하고는 벽장에 난 작은 문안에 넣어두었다. 
  

 

 그렇게 할의 비극은 시작된 것이다.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겠다. 궁금하면 단편 [원숭이]를 각자 찾아보기를.
 

 

 할이 원숭이인형을 호수 깊숙히 빠뜨리고 난뒤 그곳에서 다양한 물고기들의 이해할 수 없는 떼죽음이 발생한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원숭이 인형은 기나긴 여정을 통해 크리스털호에서 캐스캐이드호수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점점 형체가 분해되기 시작하며 다른 모습으로 변형해갔다. 독특하고 휘황찬란한 모습이었다. 여자 두명과 남자 두명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관찰하며 이 괴물은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야 일명 '뗏목'사건이 일어났고 랜디는...,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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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대
장윈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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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천지간에 버려진 고아일 것이다. 나의 부모는 황허일것이다. 내 어머니 날 낳으실 적 흘린 피가 황톳빛이리라. 그 누런 피가 지금까지 흐르고 흘러 고원에 흐르는 모든 물줄기의 근원이 되었으리라..." -28p


 느리게 글을 쓰는 작가. 장윈. 요즘은 빠른 템포의 글이 많은 세대이고, 나는 그 세대에 태어난 세대다. 하지만 나는 빠른 템포의 글, 느린 템포의 글 모두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글 속에 담긴 철학을 보고 작품과 작가를 좋아하는 편이다. 본문 중 느리게 쓰이는 글들이 고전이 많다고 명명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나는 고전을 좋아하는 편이니 느린 글에 익숙한 편이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시적이지만 서사와 이야기가 함께 공존한다.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디킨스, 조지오웰, 까뮈, 체호프.. 등등 고전작가들 중에 제법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다.


 [길위의 시대]는 작가가 지금은 잊혀져 가고 있는 시적 낭만이 살아 있는 시대에 대한 망향(望鄕)이다. 그 시대가 작가에게는 고향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1980년대의 중국은 시적 열망과 동경이 가득한 시대였다. 중국의 현대문학의 분위기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사실을 찾을 수 있었다.


 1957∼1958년의 반우파 투쟁과 1966년부터 10년 동안 있었던 문화대혁명은 저우양을 비롯하여 마오쩌둥 문예 노선에 충실하였던 인물까지도 숙청을 당하는 등 문학계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후 비판당했던 작가들이 대부분 명예회복되었고, 젊은 세대 작가들이 등장하여 문화대혁명 당시를 비롯하여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을 예리하게 파헤친 작품들이 나왔다. 이후 1981년부터는 새로운 시기의 개혁운동을 고취시키는 작품들이 또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였다. 즉, 1980년대 중반부터는 개방이라는 사회 분위기와 함께 문단에서도 다양한 창작방법과 조류가 대두되고 있다. - 계몽출판사 웹백과 인용


 장윈은 "’상실’이 내 소설의 주제이자 이미지이며... 내 소설의 운명을 결정한다. 1980년대는 거대한 시대였고, 그 뒤를 이은 1990년대는 철저하게 물질과 욕망을 좇고, 이상과 도의, 낭만 같은 것들은 모조리 포기한 시대였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을 겪은 시대에 태어난 세대다. 시대의 혼란기와 그런 일상에서 벗어난 피난처로써의 문학은 한 소녀에게 커다란 위안을 주었다.


 1990년대에 갑작스러운 시대의 변화는 그녀에게 인간의 본성과 금기의 충돌, 청춘의 아름다움과 장렬함, 거짓말과 신뢰, 파멸과 고통, 생명의 비애, 자유에 대한 갈망 같은 ’시’가 상징하는 모든 것들의 상실되는 아픔을 가르쳐 주었다. 이런 감정들은 고스란히 [길위의 시대]에 드러난다.


 쳔상과 망허, 예러우라는 인물들을 통해서. 사실 쳔상이 샤오촨이 시인의 아들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아들을 미워하고 자신은 파멸되어 가는 장면만은 쉽게 감응하기 어려웠지만 이를 통해 빚어내는 비극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나타내기 위해 설정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된다.


 비극이 없으면 비장함도 없고, 비장함이 없다면 숭고함도 없다. 설봉이 위대한 까닭은 산등성이에 등산가의 신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대해가 위대한 까닭은 산등성이에 등산가의 시신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대해가 위대한 까닭은 곳곳에 선체의 잔해가 떠돌기 때문이다. 달 착륙이 위대한 까닭은 챌린저호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인생이 위대한 까닭은 백발, 이별, 어찌할 수 없는 실패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는 바닷가에 위치했다. 피안의 세계를 동경하는 수많은 용사가 사나운 물결 속에 줄을 이었기 때문에 백세에 빛나는 그리스 비극이 탄생하였다. 투쟁 이후의 실패와 성공 후의 목락을 담담히 인정하면 우리는 더욱 냉정하게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조금 더 대범해진다면 더 이상 폐허를 쫓아내지 않을 것이다. - 사색의 즐거움 중


 187p의 ’장씨 집안의 한 가장이 양귀비에 취해 가산을 탕진하자 원래 장 씨 집안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이 씨 집안의 운명이 뒤바뀌게 된 것이다. 주인이 땅을 팔고 머슴이 땅을 사니, 주인과 머슴의 처지가 하루아침에 역전되었다.’
 - 펄벅의 대지의 줄거리가 떠오르게 하는 본문내용이기도 했다.


 그래도 한 마을을 일으켜세웠던 장씨 집안이었는데 그 집안이 몰락하고 나중에는 흔적조차 남지 않는 모습, 젊은 아내가 죽었지만 제대로 안장하지도 못해 후에 떠도는 유골을 아들을 통해 찾아 오게 한 노인의 이야기, 자신의 친고모부에 의해 ’사람시장’에 팔렸고, 거기서 ’멍석말이’ 방식으로 한 남자에 팔린 노파의 이야기 등 베이구 산, 평황청, 홍징텐, 사후커우를 돌며 예러우와 망허가 들은 내용들이다.


 1980년대 중국문학의 주요한 화두는 바로 인성, 이성, 주체성을 강조한 것이었다. 여성문학, 여성주의비평, 성별문화, 여성해방에 관한 주제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졌던 때이기도 하다. 현지 답사 노트에는 그런 인식과 형상이 잘 나타나 있다.

      

 성숙함이란 밝게 빛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빛, 매끄럽고 달콤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소리이다. 더 이상 다른 이의 말을 엿듣고 낯빛을 살필 필요가 없이 침착한 모습이며, 주위에 호소를 하지 않아도 되는 당당함이다. 또한 허장성세할 필요가 없이 튼실하며,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지만 가파르거나 험준하지도 않은 높이라고 할 수 있다. - 사색의 향기 중


 장윈은 이런 성숙함을 유지하는 21세기의 흔치 않은 작가인 것 같다.


 1980년대 중국 작가들 - 예자오옌, 위화, 쑤퉁, 거훼이, 쑨간루 등과 80년대 중반기에 이미 명성이 자자했던 마위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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