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러브 - Wisdom Love 위즈덤 미니 3
앤드루 저커먼 지음, 이경희 옮김, 앨릭스 블랙 정리, 윤희영 감수 / 샘터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우울할 때 이 책을 들여다 보았더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변덕스런 내 기분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책의 사이즈는 보통 책보다 아담하고 재보진 않았지만 정사각형에 가깝다. 보통 책보다 표지는 굵직하고 잡지를 넘기는 감과 비슷한 촉감이 있다. 내용도 마치 인터뷰를 실은 듯한 잡지를 보는 것같기도 하다. 단, 여기서는 광고가 없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위의 수염이 난 아저씨는 ’루페르트 노이데크’라는 내겐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인물인데 그가 한 말이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 독일인들은 모두 안전하다. 우리가 전쟁을 일으키고 홀로코스트를 저질렀으니 세계 어느 누구도 우리를 돌봐줄 필요가 없다. 우리가 그 모든 짓을 자행했다. 정당화할 수가 없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가 베풀어야 한다. 독일은 이제 특혜를 누리는 위치에 있다. 사회, 헌법, 경제가 그렇다. 이제 되돌려줘야 한다. 이것은 의무이다. 강요된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의무이다." 

 

 사실 이런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자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세대가 아닌 전세대의 잘못을 연대의식에 의해 반성하고 의무를 가진다는 것이 흔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세대가 잘못과 동시에 큰 혜택을 후세대에 전해줬고 그 혜택을 누리는 세대이긴 하다. 하지만 그냥 당연한듯이 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신네들이 강하니까 그런 거라면서.. 이런 상황이니, 바른 역사의식과 연대의식이 동반하지 않았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또 용기도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

 

 그런 의식을 바탕으로 파괴된 마을을 재건하는 ’녹색헬맷’을 재건한 그가 크게 인상에 남았다. 그런 그가 말하는 결혼생활은 무척이나 실용적이고 아까울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모든 에너지를 모아 일에 시너지를 내는 것.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독일인의 장점이 많이 보인다.

 



 

 생각해보길.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길. 지긋한 나이에 저런 익살을 지닌 사람이 한국에 몇이나 될지. 영국도 한국 못지 않게 ’체통을 지키시오.’라는 말이 빈번할 것 같은데 이 사람은 데니스 힐리로 영국의 종신직 상원의원이다. 재밌는 사진이다.

 



 

이 분은 ’딕 브루너’.  누가 부르노가 아니다. 이 사진을 보니 인상이 너무 푸근하고 느낌이 좋았다. 또, 슈바이처가 왠지 떠올랐다. ^^  바로 이 미피 캐릭터를 탄생시킨 작가다. 이 캐릭터는 눈에 익지만 작가는 몰랐는데 이 참에 알게 됐다.  

 

                     

 



 

 

왼쪽이 빌리 코놀리, 오른쪽이 브라이스 코트나이다. 빌리 코놀리는 코미디언이다. 그는 이와 같은 말로 충고를 해주었다.

 

- 원맨쇼가 내 생업이다. 코미디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 나는 그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코미디를 하기 위해 태어났으니, 코미디가 직업인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불교에 "네가 꼭 해야 할 일을 찾아 그 일을 하라."는 말이 있다.
 "네가 어떤 것에 끌리는지 잘 살펴봐라. 어느 가게 창문에 눈길이 가는지 생각해보라." 마음이 끌리는 것은 실수가 아니가 뭔가 나에게 "이게 네가 가야 할 방향이야."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끌리는 일을 할 때, 그것은 그냥 직장을 다니는 것과 다르다. 자기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여기게 되고,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된다. 그것이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되고, 기분 좋게 일어나게 되니 멋진 일이다. 


 

 자신의 방향에 대해 명확한 확신이 안드는 사람은 이 말이 무척 가이드가 되리라고 본다. 라이프 어드바이스 못지 않게 결혼관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도 있는 코미디언이라 그런지 웃음을 주는 내용이 많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는 않다. 단지 솔직하다. 한국에선 아직 공식상으로 성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니 자유롭고 개방적이게 보이겠지만 솔직하다고 해서 개방적인 건 아니다. 그또한 일부일처제를 옹호하고 가정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니까. 상상까지 막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은 성적 호기심이 가장 높은 나라면서 쉬쉬 하고 할껀 다하고 소중한 걸 종종 잊어버릴 때가 많다. 조금 음흉한 편보다 솔직하지만 지킬 껀 지키고 소중함을 아는 것이 더 멋진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현실이란 없습니다. 있는 건 현실에 대한 나의 해석이지요. 심지어 객관성이라는 것조차 매우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우리는 자신 속에 이런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 마시모

 

 

 고개를 많이 끄덕였던 말이다. 아무리 객관적이라 해도 결코 한 주관에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고 애매하고 딜레마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겠지. 그럴땐 가장 옳은 쪽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생각나는군.

 

 언젠가부터 L.O.V.E 라는 것이 환상과 현실이 구분된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사랑을 하며 살아가지 않으면 고독한 존재며 사랑이 성숙하는 자리에 관용이 생긴다는 게 썩 나쁘지만도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엔 아직 도를 더 닦아야 할 단계라 관용이라는 습관이 쉽게 몸에 베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런 습관을 지닌 사람이 부럽다.

 

 각자 자기들 자리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의 지혜란 무엇일까.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사실 크게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말이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새겨지는 말들이기도 하다. 일반인도 평소 때 이런 생각을 늘 하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 물어온다면 모두 자신마다의 철학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해 보인다. 그게 일반인의 다양함중에 나올 수 있는 부정적 생각에서 조금 비껴갈 수 있는 경우라고 할까.

 

 멋진 책이고 멋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도 멋지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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