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 - 현직 선배들의 진짜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텍스트 라디오 지음, 김은성 엮음 / 바른번역(왓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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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건 오래지 않은 것 같다. 예전으로 말하자면 '평론가'쯤 된다. '평론가' 하면 거창해 보이는데 반해 '칼럼니스트'는 왠지 친숙한 느낌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평론이라면 칼럼은 누구나 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인가보다. 평론은 자신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지만 칼럼은 보다 객관적인 글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때 칼럼이라고 기고한 적이 있었던 나는 당시에 칼럼과 감상문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고민했다. 감상문이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에 의한 것이라면 칼럼은 보다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되는 글이라고 한다. 아마도 제대로 된 칼럼을 쓰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자료 조사와 지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실제 칼럼니스트들도 엄청난 노력 끝에 명성을 쌓을 수 있었음을 알았다.

 

  다른 작가와 공통되는 점은 활자중독이 의심될 정도로 많이 읽는 것이다. 들어간 게 많아야 잘 나온다는 뜻이리라. 어떤 칼럼니스트는 외국의 자료를 검색해 보기 위해 집을 저당 잡히면서까지 번역해 가며 읽었다는 것을 보고 그 노력의 정도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칼럼니스트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 블로그나 홈페이지 또는 카페에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다가 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제대로 된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에 글을 쓸 때의 요령도 알려주어 도움이 되었다.

 

  사이버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가 너무 쉬워진 요즘 세상에 전문 칼럼니스트들이 글밥을 먹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만의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10년에 걸쳐 꾸준히 한길을 걸어온 이들에게 그건 어쩌면 당연한 보상인지 모른다. 그러기 위해 적어도 한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또한 여러 방면에 걸친 지식도 갖추어야 깊이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칼럼니스트가 되든, 작가가 되든, 그 무엇이 되건 간에 꾸준한 노력과 자신만의 색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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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만난 자유, 셰익스피어 - 독방에 갇힌 무기수와 영문학 교수의 10년간의 셰익스피어 수업
로라 베이츠 지음, 박진재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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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입에 올리기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감옥’이 아닐까 한다. 사는 동안 이곳과는 인연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종신교수가 되기 위해 셰익스피어를 데리고 첫 발걸음을 했던 로라 베이츠 박사는 그 곳에서 맑고 순수한 영혼들을 만난다. 물론 과거 그들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고, 감옥에 들어온 후에도 탈옥 시도를 하거나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녀가 들어온 이유는 반드시 교수가 되기 위함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을 마음의 감옥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고 싶은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그 도구로 그녀는 셰익스피어를 사용했다.

 

  그녀가 갱생 교육의 일환으로 선택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나오는 인물들의 갈등과 고민들을 읽으며 수감자들은 자신을 비춰보기 시작한다. 그 중 특히 오랜 시간 혼자 독방에서 생활하던 링컨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았음에도 뛰어난 통찰력을 발휘해 박사를 놀라게 한다. 급기야 그는 수감인들을 위한 셰익스피어 워크북도 쓰기 시작하는데 그건 후에 찾아온 엄청난 고난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고, 결국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몸은 감옥에 있지만 진정한 자유를 누린 남자 래리 링컨은 박사에게뿐 아니라 나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다. 첫 부분에 비해 갈수록 이 매력적인 죄수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 감옥으로 가 열심히 공부하고 언론의 관심을 받았던 래리는 억울한 일을 당해 혹독한 슈퍼맥스 격리 구역(SHU)으로 되돌아오지만 오히려 박사를 걱정하며 견디라고 이야기하는 여유를 발휘한다. 이 책을 통해 미국 감옥의 분위기를 알 수 있었고, 10대에 수감되어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한없이 애처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 사람이 되었는데도 그들은 감옥에서 나올 수 없다. 신호등 앞에서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큰 자유인지.

 

  책을 읽으며 길든 짧든 감옥 생활을 하고 다시 사회로 나올 이들을 위한 갱생교육이 꼭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갱생 교육 시스템이 어떤지 잘 모르지만 래리가 있는 인디애나주에서는 대학 교육비도 지원 못하는 마당에 수감자들을 교육시킬 수는 없다고 예산을 줄였다. 그 바람에 감옥 안에서나마 공부를 열심히 해 박사가 되길 바라던 래리의 꿈이 무산되긴 했지만 아마도 셰익스피어로 인해 변화된 그는 다른 방법으로 꿈을 이루어 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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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삶
이종산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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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스무 살 시절의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던 두 권의 일기장을 다시 읽으며 오글거렸던 그 시절의 순수한 짝사랑들을 떠올렸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로 다시 되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물론 당시의 나와는 정말 다르다. 게으르기보단 치열했고, 주인공보다는 조금 더 건전했다.

 

  요즘 시대를 사는 젊은 친구들은(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똑똑하고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돈을 많이 벌지 않는다. 원룸의 월세 내는 날짜 다가오는 것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빠듯한 생활을 하지만 더 나아지기 위한 시도가 무모하리만큼 소용없어지는 사회의 투명 유리벽이 점점 높아진다. “꿈이 뭐냐고?” “오늘을 무사히 보내는 거요.”(30쪽) 어쩌면 젊은 친구들의 소원이 점점 작아져 하루의 안위로 만족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단조로운 일상에서 심심하리만치 정지되어 있는 순간들의 행복. 저자는 그것들을 말하고 싶어 했다. 빠듯한 일상에서도 늘 함께 하는 본능, 먹고, 자고, 사랑하는 소소한 기쁨과 슬픔의 조각들이 엮여진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답답함도 느꼈다. 내가 이미 그 시절을 지나온 기성세대라는 뜻이리라. 순수한 여유를 즐기는 주인공이 부럽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젊음의 열정과 벅찬 희망을 잃어 가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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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너라서 고마워 - 장애아 가족들의 슬픔과 기쁨 그리고 사랑
김혜원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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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겐 특별한 제자들이 있다. 몇 년 전 통합학급(장애를 가진 아이와 일반 아이들이 함께 구성된 학급)을 맡은 적이 있었다. 서른 명 남짓 되는 아이들 중 세 명이 특수반 아이들이었다.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픈 손가락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중 한 아이가 입원해 병문안을 간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그 아이를 돌보느라 형에게 잘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우시는 바람에 함께 운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아픔을 가진 부모님들을 인터뷰하고 쓴 것이다.

 

  지금까지는 장애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다. 자폐 증세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장애도 있고, 사고로 얻게 된 장애도 있다. 선택에 의해 태어난 것이 아니므로 장애를 가진 것으로 인해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사실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가 않다. 정도의 차이도 천차만별인 데다 저소득층을 위주로 지원하다 보니 서민층이 오히려 혜택을 받지 못해 가세가 기울어 저소득층이 되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장애를 가진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픈데 생업을 포기하는 건 물론이고, 병원비나 언어치료비 등 높은 의료비로 더 큰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장애로 인해 부모님께 차별을 받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의료비가 없어 치료할 시기를 놓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면 사회적인 상처로 곪아갈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건강할 수 있는 건 아니며, 살다 보면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될 수도 있다. 남에게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따뜻하게 감싸 안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양육을 부모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함께 키우는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동정하기보다는 차라리 모르는 척하는 게 더 낫다는 한 부모님의 말이 가슴에 박힌다. 아이를 키우며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 우리는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손가락질 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아파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함께 사는 이 땅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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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쓰는 방법
미국추리작가협회 지음, 로렌스 트리트 엮음, 정찬형.오연희 옮김 / 모비딕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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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글쓰기 코너를 지나가다가 재미있게 생긴 이 책을 발견했다. 소설 중에서도 추리소설은 초등학교 때 셜록 홈즈를 비롯해 중학교 때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를 읽은 경험이 있어 낯설진 않았지만 어른이 되고는 잘 안 읽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비단 추리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만이 아니라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어서 좋았다.

 

  예전에 짧은 소설을 쓰고, 지금도 몇 개를 끄적이는 중이지만 장편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내 문제점이 무엇인지 발견했다. 아무 생각 없이 인물을 창조하고 내키는 대로 쓰는 건 아마도 전문가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을. 수많은 작가들이 '플롯'을 얼마나 치밀하게 짜는지 알게 되었다. 건물로 말하자면 골격이 될 터인데 이미 결론까지 다 결정해 두어야 하며 중간에 수많은 갈등 요소들이 있어야 하고, 반전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소설을 쓰기 위한 장애물 하나를 넘긴 기분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써야 한다는 것, 초보자의 작업실은 깔끔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많은 작가들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신문 기사를 보거나, 길을 걸으며 관찰을 하거나, 늘 메모지와 펜을 휴대한다거나 하는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되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마지막이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는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게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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