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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925899447
간혹 TV를 보다 작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유난히 깔끔한 그가 부잣집 아드님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도 예쁘고 교양 있어 보여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처절했던 가족의 삶에 대해 알고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어린 시절 고시원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 생활을 하고, 글을 써 온 그가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웃는 표정을 보기 어려웠던 그가 조금은 시니컬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어려웠던 시절을 겪어서이지도 모릅니다. 고통스러웠던 광주의 기억, 아버지에 대한 미움, 어머니에 대한 애처로움, 세상에 대한 원망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세상을 보는 눈이 밝습니다.
권력을 지닌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난해지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으면 용감한 사람입니다. 누구도 그런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 당당한 사람에게서는 향기가 납니다. 그의 글을 읽으며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재미있는 본문도 해박한 지식을 담은 글도 있었고, 자신에 대해 그보다 더 솔직할 수 없게 숨김없이 쓴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놓기가 어려웠습니다. 글에서는 자신이 남김없이 드러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무대에 세우는 것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글 쓰는 허지웅입니다, 하는 텀블러 블로그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러느라 얼떨결에 가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 내가 닮고 싶은 사람입니다. 영화와 책을 좋아한다는 것에서도 왠지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책을 통해 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니 정말 멋진 세상입니다.
- 책 읽는 삶에 관하여 (82~83쪽)
잠자고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책만 읽어야 한다. 재미있는 건 하루를 아무리 바삐 보내보았자 결국 그 시간만이 온전히 남는 장사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는 거다. 책을 읽지 않으면 내가 아는 것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웹상의 DB를 상상해보라.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TV만 보면 테이스트가 없는 사람이 되고, 인터넷만 보면 자기가 해보지 않은 모든 것을 불편하게 여기거나 틀렸다고 말하게 되며, 경험만 많이 쌓으면 주변 세계와 격리된 꼰대가 됩니다. 종류가 무엇이든 책을 읽으세요. 가장 오랫동안 검증된 지혜입니다.
- 20대의 절반 가가이가 한자문맹에 가깝다는 장탄식은 보수 언론이 자주 꺼내드는 주요 의제다. 누군가는 대학가 주변에 인문학 서점이 자취를 감춘 것과 연결 지어 지성의 멸망을 한탄하기도 한다. 지금 한국의 20대는 대통령보다 더 만만하고 쉬운 존재다. 욕을 하려면 밤을 새워가며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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