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예술마을은 무엇으로 사는가 - 헤이리 예술가들의 아주 특별한 여행
이상 지음 / 가갸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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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 http://blog.naver.com/kelly110/220919420594

 

  책, 여행, 예술. 내가 좋아하는 세 가지가 이 책에 모두 들어있다. 파주 헤이리와 출판도시는 조성부터 운영까지 상당히 독보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그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계획부터 적용까지 무턱대고 한 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의 예술마을과 책마을을 다니며 좋은 점을 배우고 한 것이니 그곳이 세계적 명소가 되기에 손색이 없을만하다. 지금은 오히려 다른 나라의 방문을 받고 있다고 하니 실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다.

 

  헤이리와 출판도시는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깝기도 하거니와 예술과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곳이어서 간혹 시간을 내어 들르곤 한다. 헤이리의 독특한 박물관과 갤러리뿐 아니라 작은 연주홀이나 예쁜 카페, 상점들과 같은 상업 시설도 사람들의 발목을 끄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난한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올바른 가치 이해가 아닐까 한다. 터무니없는 임대료로 예술가들을 떠나게 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이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주시나 일반인들에 대한 홍보일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외면 받는 마을이 될 테니까.

 

  외국의 책마을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고, 각종 희귀 서적이나 특정 분야의 서적을 취급하는 독특한 서점들이 있어 책 구매자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시골구석으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책마을이 농촌과 공생 가능한 이유다.

 

  책과 예술을 찾아 떠난 10년 동안의 여행. 그것이 아무리 공무였다 하더라도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작은 역사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책의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헤이리와 출판도시의 탄생의 역사를 알고 나니 조만간 다시 그곳에 가 보고 싶어진다. 책에 소개된 외국의 책마을도 기회가 된다면 여행하고 싶다.

 

- "새 책은 저자가 결정하고, 헌책은 독자가 결정합니다." 서적 왕 리처드 부스의 헌책 예찬론이다. "그래서 헌책이 더 민주적이고, 가치가 높지요." (109쪽)



- 책마을은 서로 경쟁관계라기보다는 공생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경제적 성공 못지않게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 같은 철학적 공유가 있기에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기술을 전수하는 연대를 필요로 하는지 모른다. 제 가능한 공산품이다. 그러면서도 대량소비가 이루어질 수 없는 특수한 상품이다. 한 권, 한 권, 다시 한 장, 한 장 낱장을 넘기면서 음미해야 지식으로 흡수된다. 어쩌면 최후로 남은 아날로그 상품이 아닐까 싶다. 책의 이 같은 특수성이 서적상들과 애호가들을 매혹시키는 것이다. (250-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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