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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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913549513

 

  얼마 전 이웃 분의 소개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표지 그림에 있는 책들과 한 남자가 흥미로웠다.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한 마음에 빌려오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거대한 사건이나 특별히 악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 평범한 사람이 학생 시절부터 청년기를 지나 결혼을 하고 노년에 이르는 과정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그러기에 더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씁쓸한 알약을 삼키며 그러기에 더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주인공 스토너처럼 말이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에 들어갔다가 자신의 진로가 부모의 뜻과는 다름을 알고 졸업 후 귀향하지 않고 대학에 남는다. 그곳에서 교수로 성장하여 평생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한때는 세미나로 학생들의 인기를 누리기도 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다른 교수로 인해 위기를 맞기도 한다. 사랑 없는 결혼과 딸의 일탈로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일도 박탈당한 채 살던 그는 우연히 찾아온 로맨틱한 행복도 빼앗기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 깊이 다가온 이유가 무엇일까?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던 나는 결국 무엇을 기대했을까? 스토너의 물음에 답을 생각해 본다. 오랜 시간 묻혀 있다가 수십 년이 흐른 후에야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이 책은 주인공의 모습과 닮아 있다. 특별할 것 없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치밀한 구도가 없어도, 엄청난 사건이 없어도 좋은 소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3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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