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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 ㅣ 세계문학의 숲 43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윤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그가 남긴 잠언집을 읽고 그의 저서들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들은 종류가 많지 않았는데 그 중 아직 만나보지 못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실종 비행기와 항공 책임자의 이야기를 다룬 ‘야간비행’도 함께 실린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는 사고에도 다시 비행기를 조종했던 그의 집념을 읽을 수 있었다.
사고도 잦았던 당시에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 비행했던 이유는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늘 수평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에 비해 위에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보았던 그는 어쩌면 우리와는 다른 삶의 관점을 지니는 게 당연했을지 모른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록 같은 그의 멋진 저서다.
불시착으로 물도, 먹을 것도 없이 사막을 헤매었던 동료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상 어느 곳에 불시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비행을 시작했을 사람들은 아마도 살아 돌아왔던 그의 이야기가 영웅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전쟁의 한가운데서 포로가 되었던 사람들, 돌아오지 않는 동료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특별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104/pimg_7627811031556265.jpg)
- 내게 있어 삶의 즐거움이란 향기롭고 뜨거운 첫 한 모금, 우유와 커피 그리고 밀의 혼합으로 모아진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고요한 방목장, 이국적인 열대 농장, 추수와 교감하며, 그리하여 대지 전체와 교감하는 것이다. 저 수많은 별들 가운데 새벽녘의 식사를 위해 그 향기로운 잔을 우리 손이 닿는 곳에 놓아주는 별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비행기와 사람이 사는 대지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그 거리는 더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부는 성좌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먼지 알갱이 하나에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점성술사 네리는 그 알갱이를 찾으려 여전히 별들에게 애걸을 하고 있었다.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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