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5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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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873243237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 상편을 오래 전에 읽고 하편도 읽어야지, 하는 마음만 가지고 시간이 지난 후 책만 사 두고는 계속 미루다 이번에 책장을 지나다 눈에 띄어 드디어 읽었습니다. 상편은 작가와 편집자의 이야기라 얼른 집어 들었던 반면 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평론가와 한 독자의 이야기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나봅니다. 숙제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평론가 부분이 생각보다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은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사건에 휘둘리지 않고 네 명의 인물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그들의 심리 묘사가 돋보입니다. 사건들이 그들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소설을 이어가게 하는 건 화자의 생각의 흐름입니다.

 

  칭찬도 있겠지만 소설가를 폄하하고, 작품에 대해 악담을 퍼붓는 글을 쓰는 평론가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똑똑하고 문학에 조예가 깊지만 스스로 소설을 쓰기에는 부족한 평론가는 어쩌면 자신의 부족함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지도 모릅니다. 너무 난해해 많은 독자를 가지지 못한 자신의 책에 비해 허술해 보이는 작가 요더의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을 보고 무조건 박수를 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독자로 편집자와 소설가 부부, 그리고 평론가까지 알고 지내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 책의 마지막 화자는 그런 관계가 자연스럽고 부유하기까지 합니다. 그녀에게 닥친 슬픈 사건에 대해 너무 담담하게 그려져 있는 것도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둘러싼 네 명의 입장에 대해 각각 생각해 소설이라는 소설을 남긴 제임스 미치너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 데블런 교수님은 예술에 대한 나의 태도에 관해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예술가는 항상 어느 정도는 사회에 대항해야 하네. 이미 관습화되어 버린 지식에 대항해서 말일세. 낯선 길을 찾고, 기성의 지혜를 논박하고, 또 새로운 양상들을 받아들이고 도전하여 재구성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지. 천성적으로 예술가는 반무법자라네. 반 고흐는 우리의 색채 감각을 공격했고, 바그너는 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뒤흔들어 놓았지. 옛날 케임브리지의 그 젊은 친구들은 삶의 예술가들이었다네. 그 점에선 그들을 능가하는 사람들이 없었어. 삶의 중심 지대를 곧장 가로지른 사람들이라네. (3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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