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새벽 세시
오지은 지음 / 이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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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이석원님의 솔직한 글이 좋아 그의 책들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와 비슷한 느낌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이석원님을 선배로 소개하는 저자는 인디가수입니다.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쓴다는 것 뿐 아니라 약간은 소심하고, 감성적이며, 예민한 것도 닮아 있습니다.

 

  하루키의 책이 좋아 원어로 읽고 싶어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에서 유학을 한 그녀는 일본을 다시 찾는 여행을 합니다.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읽는 20대 때 읽었던 책들은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합니다. 생일을 강원도 외딴 곳에서 혼자 기념하기도 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하는 등 약간은 엉뚱한 면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일본의 한 샵에서 싹둑 자르기도 하고, 추억의 음식점을 찾아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 사소하면서도 재미난 일상을 묶은 이 책에는 저자의 소박한 귀여움이 묻어 있습니다.

 

  새벽 세 시가 익숙하다는 그녀는 잠을 못 이루는 밤이 많은가봅니다.우리나라에 불면을 호소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니 안타깝기도 합니다. 어차피 못 이룰 잠이면 그 시간에 저자처럼 글을 쓰는 것도 멋질 것 같습니다.

 

- 절름발이 ( 67쪽)
씩씩한 걸음걸이는 이미 사라졌는데
노련한 걸음걸이는 아직 배우지 못했네.

- 겁쟁이 (74쪽)
드디어 싸리눈을 보았네.
지금 금각사가 정말 아름답겠지만
용기가 없는 나는 상상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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