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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파란 여름 ㅣ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71909510
어렸을 적, 걱정의 크기가 지금의 10분의 1밖에 안 되었을 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 쓴 소설이다. 물론 전적으로 사실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그녀에게 있었던 일들이 모티브가 되었다. 배턴 트월링이나 아버지가 집을 나간 사건, 그리고 아마도 주인공 레이미의 친구들도 당시에 친구들이 모델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글을 쓴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걸 떠올릴 수도 있고, 상처를 드러내어 남의 것으로 여기면서 치유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 일을 읽는 독자도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함께 감정의 정화를 얻는다.
세 명의 소녀들은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배턴 트월링을 배우기 위해 선생님을 찾는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스포츠임을 알게 되고, 다른 일에 관심을 쏟게 된다. 서로에 대한 우정을 조금씩 발견해 나가는 이들의 관계가 재미있다. 아버지를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레이미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방법으로 신문에 실리게 된다.
가족을 잃고, 위기에 몰린 아이들은 서툴지만 서로의 상처를 보듬기 시작한다. 자기 자신도 도울 수 없는 연약한 소녀들이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같은 저자의 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게 한 책이다.
- 스태포포울로스 선생님은 호루라기를 불고 에드거를 물에 빠뜨린 후 인명 구조 수업을 시작하곤 했다. 에드거는 실습용 인형이었다. 키는 160센티미터 정도였다. 청바지에 단추가 달린 체크무늬 셔츠 차림이었다. 단추로 눈을 달았고 빨간 유성 매직으로 웃는 입이 그려져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말리지 않은 솜으로 속이 채워져 있었고 손과 발과 배에는 돌이 들어 있어서 잘 가라앉았다. 에드거의 몸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는 왠지 달달하고 슬펐다. 스태포포울로스 선생님이 에드거를 직접 만들었다. 물에 빠뜨리려고 만든 인형이었다. 물에 빠뜨리고, 구하고, 다시 물에 빠뜨리려고 세상에 끌어들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또 에드거가 내내 웃고 있어야 하는 운명인 것도 레이미에게는 기묘해 보였다. 만약 자기가 에드거를 만들었다면 얼굴에 수수께끼 같은 표정을 그려 넣었을 것이다.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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