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파리에서 보낸 7년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윤은오 옮김 / 아테네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얼마 전부터 헤밍웨이의 글쓰기에 폭 빠져 지내고 있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은 그가 이미 유명해진 이후의 삶과 집필활동에 대한 것이라면 이 책은 가난했던 젊은 시절, 소설가로 이름을 날리기 전의 일들이기에 작가가 되는 과정이라는 의미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유 있었던 말년에 비해 파리에서 가난한 생활을 했지만 그에게는 문인과 예술가 친구들이 있었다. 어떤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한가 하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제임스 조이스나 실비아 비치, 스콧 피츠제럴드와 친분을 가졌던 그는 아마도 그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그 관계가 좋았든 나빴든 간에 말이다.

 

  가난했지만 당당했던 젊은 시절의 헤밍웨이, 가족을 부양할 책임을 지닌 가장으로의 어깨의 짐을 안고도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던 그의 집념을 읽을 수 있었다. 결국 그는 가족을 이끌고 비싸고 추운 파리를 떠나 스위스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많은 단편들과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글쓰는 장소와 만나는 사람들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니까. 이번에 대학원에서 만난 한 선배 언니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요즘 유튜브를 뒤져 많은 곡들을 알고 연습해 보고 싶은 열정을 갖게 된 것처럼 말이다. 작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리고 그와 친분을 갖게 된다면 아마도 글쓰기에 대한 열정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도 역시 말년의 그와 같이 약간의 먹을 것을 싸들고 어디든 앉아 사람들을 관찰하고 책을 읽는 모습이 나온다. 그의 집필의 근간은 사실 그것이 아니었을까? 많은 독서와 관찰, 그것이야말로 좋은 글쓰기를 위한 에너지원이다.

 

- 때때로 하늘이 맑은 날이면 나는 포도주 1리터와 빵 한 조각, 햄을 사들고는 햇볕에 앉아서 내가 얼마 전에 샀던 책 중에 한 권을 읽거나 그 낚시꾼들을 관찰하곤 했다. (64쪽)



- 실비아 비치의 서점을 발견한 이래로, 나는 투르게네프의 전 작품과 영어판으로 출판되었던 고골의 작품, 콩스탕스 갸르넷 출판사가 번역한 톨스토이, 그리고 체홉의 영문번역판도 읽었다.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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