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주름잡은 리더들의 명연설 2 - 가슴을 울리는 감동 세계를 주름잡은 리더들의 명연설 시리즈 2
세계를 주름잡은 리더들의 명연설 선정위원회 지음 / 청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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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영어 연수로 호주에 갔을 때 한 학교를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특별히 공개수업이라 할 건 없지만 손님으로 학교 전체를 다니면서 수업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한 학급의 수업이 인상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막 들어갔을 때 화면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연설이 나오고 있었고 아이들이 너무도 진지하게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후로 그 영상을 비롯해 오프라 윈프리나 스티브 잡스의 연설 영상을 여러 번 보기도 했는데 이 책에 그들의 연설문이 실려있는 것을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책은 모두 열 권으로 나뉘어 화법, 감동, 설득, 유머, 자신감, 호소, 지식, 포효, 도전, 용기 등 주제에 맞게 유명한 연설문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 첫 두 권을 읽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읽으면서 의아했던 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문이 실려있는 것입니다. 그의 연설은 1화법편에 실려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에 홀린 듯 그의 추종자들이 되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마도 그의 뛰어난 언변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진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포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던 것처럼 본모습이 아닌 화술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역사 속에서 진실이 밝혀지긴 하지요.

 

  개인적으로 두 번째 책인 감동의 연설문들이 좋았습니다. 특히 마틴 루터 킹, 오프라 윈프리, 오준, 캐빈 마이클 러드의 연설문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약자들에 대한 따스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호주에 갔을 때 피로 얼룩진 초기의 역사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미국 인디언 만큼이나 많은 피해를 입었던 호주의 원주민들에게 무조건 사죄를 하는 그의 연설은 눈물겹습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연설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오랫동안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연설할 기회가 별로 없는 보통 사람들에게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도 있는 연설문이지만 이 글들을 통해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영어로 된 본문이 함께 있어 정선된 영어 문장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 오늘날 미국이 시민의 피부색에 관한 한, 이 약속어음이 보장하는 바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미국은 이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흑인들에게 잔고부족이라는 도장이 찍힌 채 되돌아오는 불량어음을 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의 은행이 파산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 있는 거대한 기회의 금고에 잔고가 부족하다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갖고 있는 이 수표를 현금화하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즉시 풍성한 자유와 정의를 확보해줘야 할 수표 말입니다. 또한 우리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긴박성을 미국인들에게 깨우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선 냉정을 되찾으라는 사치스러운 말을 들을 여유도 없고 점진주의라는 이름의 진정제를 먹을 시간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민주주의 약속을 실현할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어둡고 외진 인종차별의 계곡에서 벗어나 환한 햇살이 비치는 인종 간 정의의 길에 들어설 때입니다.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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