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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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710576159

 

  헤밍웨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위대한 작품 <<노인과 바다>>를 아주 오래 전에 읽었었는데 이번에 헤밍웨이의 글쓰기 책을 읽으며 생각나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이 소설의 바로 앞 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그의 살아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정말 단순합니다.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한 노인과 이웃 소년의 우정으로 시작된 내용은 오랫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했던 노인의 청새치 잡이 이야기로 옮아갑니다.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미끼를 문 청새치를 놓치지 않으려고 낮밤을 고군분투하는 장면, 그리고 잡은 고기를 상어들에게 빼앗기고 뼈와 머리만 남은 채 마을로 돌아오는 장면이 다입니다. 하지만 읽는 동안 작가의 문장들을 통해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건조한 듯 적어 내려간 문체 속에는 작가의 인생관이 그대로 스며 있습니다. 평소에 낚시를 비롯한 와일드한 일들을 즐겼다는 그는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들을 남기게 됩니다. <<노인과 바다>>도 굉장히 남성스러운 내용입니다. 바다 사나이는 나이가 들어도 바다 사나이입니다.

  ​쿠바의 하바나는 작가가 자신의 배를 끌고 즐겨 물고기를 잡으러 갔던 곳입니다. 그는 그의 집에 잠시 머물렀던 작가 지망생에게 자신이 쿠바에 대한 글을 쓰기가 더 유리할 거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쿠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많은 경험을 하고, 그것을 고스란히 작품으로 남긴 그를 보면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작가의 필요요건 중 하나가 ‘불우한 어린 시절이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일은 글의 소재가 될 수 있겠지요?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 5년 동안 그가 갈고 닦아 발표한 이 소설에는 아마도 그동안 그가 느꼈던 고통마저도 스며있지 않을까 합니다.

    

  행운을 위해 애를 쓰고 다 얻은 것 같지만 결국은 뼈만 앙상하게 남아 돌아오는 여정이 어쩌면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육체적, 정신적 병으로 인해 생을 마감했던 작가의 마지막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이 남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니 문학의 힘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 "푹 쉬어라, 작은 새야." 그는 말했다. "그러고 나서 돌아가 꿋꿋하게 도전하며 너답게 살아, 사람이든 새든 물고기든 모두 그렇듯이 말이다." 밤사이 뻣뻣해진 등이 이제는 심하게 쑤시며 아팠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이야기하는 것이 그에겐 위로가 되었다. (57쪽)



- 놈이 좀 잤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나도 사자 꿈을 꾸며 잘 수 있을 텐데, 노인은 생각했다. 왜 난 사자들만 자주 떠오르는 걸까? 이보게, 늙은이, 생각 같은 건 하지 말게나. 그는 자신을 타일렀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뱃머리 판자에 기대어 가만히 쉬게나. 놈은 지금 움직이며 힘을 쓰고 있네. 그러니 자넨 가능한 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게.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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