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트리오 이야기 - 하늘이 주신 감동의 앙상블
김순옥 지음 / 모아드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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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89823724

 

  우리나라 1세대 음악가인 아버지와 완벽한 내조자 엄마, 그리고 영방, 영미, 영창 세 걸출한 음악가들, 이 책의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은 남들이 아직 닦아놓지 않은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더 조심스러웠을 것입니다. 이들을 뒤따라 갈 많은 사람들에게 길이 될 테니까요.

  이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하고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라 관심 있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여학생과 음악선생님의 연애와 결혼, 세 자녀를 위한 음악교육과 신앙교육, 엄마의 모범적인 삶의 태도, 온가족의 음악에 대한 열정에 빠져들었습니다. 매주 가족 음악회를 통해 서로를 평가하고, 격려하며, 유학길에 오르고는 끌어주고, 밀어주는 훈훈한 가족애가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바이올린을 시작한 둘째 딸 영미씨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더 관심 있게 읽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된 레슨을 받았던 그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가장 본받을 점은 아이들을 키우는 태도입니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부모가 하나가 되어 고군분투하는 장면입니다. 아침 6시에 다 같이 기상하기 위해 10시에 불을 끄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운동을 시키고, 한 시간 동안 각자의 방에서 악기 연습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읽는 나까지 뿌듯해집니다. 한편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좋은 습관을 심어주지 못한 것을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귀여운 자녀들은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습니다. 교수로, 음악가로 많은 후학을 양성했던 그들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서 검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시대별 사진을 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이들의 발자취가 부럽습니다. 이들처럼 유명한 음악가는 아닐지라도, 내 자리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적 영향을 조금이라도 끼치고 싶습니다.

 

-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할 일을 간단하게 메모했다. 메모를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사람이란 무슨 일이든 오래 하다보면 나태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마련인데 메모를 보다 보면 매일 하던 일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도 이 방식을 택하여 내 삶의 태도로 삼았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물론이고 커튼 가게에서 재봉틀을 돌리는 일을 할 때도 그랬다. 그 일에서는 진급을 할 자리도 없었고 그렇다고 월급을 더 올려줄 리도 없었지만 나는 내 방식, 평소의 신조대로 일했다. 출근해서 그 날의 중요한 일과 매듭지어야 할 일들을 간략하게 메모해서 재봉틀 한 쪽에 붙여 두었다. 이렇게 해 놓으니까 일의 선후가 미리 결정되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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