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루이즈 디살보 지음, 정지현 옮김 / 예문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56942271


  얼마 전 아파트에 도서관이 생겼습니다즐겨 가는 도서관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닌지라 아파트 내 도서관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학생들이나 학부모님을 만날까 쑥스러워 집에 있던 책을 많이 기증한 자료실에는 못 가지만 그 옆 작은 독서실은 자주 가는 편입니다. 12시까지 열려 있어 집안일이 끝난 늦은 시간에도 책 읽으러 갈 수 있어 좋습니다.

 

  공부하러 가는 아들을 따라 독서실에 가서 글쓰기 책 한 권을 읽고 왔습니다글쓰기 분야의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 못 읽은 책이 많은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이 책은 여러 작가들이 글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고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뛰었습니다책에 소개된 작가들의 책을 읽고 싶어 적어 두기도 하고바로 검색해서 주문하기도 했습니다.어떤 책은 우리나라에서 번역이 되어있지 않고아마존에도 없었습니다.아마도 절판되었나봅니다읽고 싶은 책이 없을 때는 정말 아쉽기까지 했습니다.

 

  저자가 여성이라 그런지 집안일과 육아 때문에 글 쓸 시간을 내지 못한다는 핑계에 대해 단호히 반론을 제기합니다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이 그리 길지 않은 짬을 활용하여 글을 썼다는 사실들을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자신은 오히려 시간이 많을 때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약간의 긴장감은 오히려 생산적일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이 책의 주제는 느리게 쓰기입니다뭐든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글만은 천천히 쓰자는 생각은 참 매력적입니다사실 나도 주로 한글 프로그램으로 글을 쓰다 보니 생각 속도와 타자 속도가 같아질 때가 많습니다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은 연필이나 만년필로 초고를 쓴 다음 타자기나 워드로 옮긴다고 합니다그러는 동안 두 번 심사숙고 하게 됩니다물론 그 이후에 수많은 퇴고를 거쳐 책을 내겠지요느리게 쓰고,다시 옮겨 쓰면 빨리 많이 쓸 순 없지만 좋은 글을 쓸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아무리 많이 써도 마무리가 잘 되지 않으면 책이나 완성된 이야기로 빛을 볼 수 없습니다아마도 대부분의 작가들은 써 놓고 발표하지 않은 미완성작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여러 번의 퇴고 끝에 이제 그만이라고 생각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쓰던 이야기는 되도록 마무리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그렇지 않으면 미완성작 속의 주인공들이 계속 그 사람을 따라 다니면서, ‘나 좀 쉬게 해 달라고 작가를 괴롭힐지도 모르니까요.

 

  집 안에 갇혀 쓰기보다는 자연이나 거리를 구경하며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합니다늘 같은 거리를 거닐며 생각을 한 다음 작업실에서 쏟아놓는다는 작가늘 적을 준비를 하고 다닌다는 이소재들을 잔뜩 모아 묵혀 두었다가 이거다싶은 게 있으면 한 달 간의 준비 끝에 집필을 시작하는 사람 등 스타일은 모두 다르지만 오래 생각하고늘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건 비슷합니다글 쓰는 것이 괴로움이 아닌 기쁨으로 여겨지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 그녀는 백지 상태로 시작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써놓고 계속 놓아둔다. 아이디어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몇 년 동안 그것이 잘 숙성되도록 말이다. 아이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소재가 떠오르면 정확히 한 달 동안 계획을 세우고 집필을 시작한다. 계획 덕분에 소설이 어떻게 끝날지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녀는 대부분이 책에 사용되지 않더라도 캐릭터들의 배경에 관한 상세한 메모를 해두는데 이야기가 예상 밖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가 많기 때문이다. 타일러의 이런 작업 방식은 그녀가 19편의 소설을 쓰는 동안 일관적이었다. (4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