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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 불멸의 고전 <월든>에서 배우는 충만한 인생의 조건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13752784
예전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쓴 책을 읽고 자연 속에서 삶의 본질에 가까이 가고자 애썼던 모습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 예전부터 막연하게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원주택을 꿈꾸기도 했다. 이런 꿈을 10년 동안 실천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이다.
소로우의 <<월든>>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또 읽으며 자연의 삶을 꿈꾸었던 저자는 결혼을 해 두 딸이 뛰어다닐 때쯤 시골 마을로 들어가 그곳에서 살며 소로우가 살았던 삶을 곱씹었다. 나뭇가지를 주워 불을 떼고, 웬만한 야채는 모두 기르거나 뜯어 먹었던 풍요로운 삶을 살았던 것이다. 돈이 많아서 풍성한 게 아니라 가진 게 없어도 마음이 부자인 생활이었다.
불편함이 많은 만큼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낸 만큼 지척의 이웃이 소중했을 것이다. 아등바등 출근 전쟁에 시달리지 않고,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으니 부자였다. 시간은 돈이니까. 우리는 어쩌면 돈을 위해 우리의 시간을 쓰고 있는지 모른다. 조금 덜 쓰고, 덜 가져도 잘 살 수 있는데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나 일본은 남들의 이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이 갖춘 건 나도 갖추고 살아야 속이 편하다. 누가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면 준명품이라도 들고 다녀야 내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개성 시대로 변해 가는 과도기여서 예전보다는 명품족이 줄어든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 진심으로 남을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기를 세우기 위해, 가정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온갖 그릇들을 꺼내놓는 것을 저자는 싫어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직접 키운 야채로 대접하는 따스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철마다 세일 기간에 맞춰 쇼핑하는 것도 어쩌면 자기과시인지 모른다.그렇다고 오래 되고 너덜너덜한 옷을 입는 것이 미덕은 아닐 것이다. 꼭 비싸거나 새 옷이 아니어도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면 족하다.
저자는 이런 삶을 살면서 아마도 주변의 눈총을 조금은 받았을 것 같다. 당장 내가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면 주변에서 이상한 눈초리로 볼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참 용감한 사람이다. 남들의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으로 살고, 아이들도 키워냈으니까.
이 책을 읽고 <<월든>>을 주문했다. 저자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읽었다는 그 책을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책을 읽은 사람이 모두 자연에서 살고자 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신(자본에 휘둘리지않고, 작은 것을 사랑하는)만은 누구나 본받을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은철학교수는 있는데 철학자는 없다는 소로우의 인용문이 떠오른다. 내 삶 속에서 작은 철학자로 살고 싶다. 사색하고, 자연과 최대한 교감하고, 옳다고 여기는 일에 대해서는 용기를 내어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202/pimg_7627811031355587.jpg)
- 엄밀히 말해 한 계절만 입고 나면 옷이 작아지는 아이들처럼 쑥쑥 키가 자라지 않는 이상, 해마다 새 옷이 필요한 어른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옷을 새로 산다. 몸의 요구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37쪽) - 직장을 그만두고 보니 옛 동료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남과 나를 비교할 일이 없어지고 보니 여유가 생긴 것일까. 왜 나는 내 속도대로 남이 따라와 주지 못한다고 화를 내야만 했을까. 아무리 봄이 왔다고 세상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어도 마당의 꽃들은 자기 안의 속도대로 피고 졌다. 그들이 누가 누구를 시기하고 손가락질 하겠는가. (90-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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