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13774788


  예전에 한 선생님 교실에서 배워서 남 주자.’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아마도 흔하게 사용되는 말이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말을 처음 본 나로서는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지금까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공부하기를 강요받아왔던 나는 공부해서 남 주자는 말이 그렇게 멋지게 들릴 수가 없었다그런 울림이 있는 문구를 만드는 것그게 바로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카피라이터가 하는 일일 것이다.

 

  글을 자주 쓰면서 제목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많다다른 사람을 혹하게 해서 내 글을 읽게 하겠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내가 글을 쓰면서 가장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갈무리하는 일이 글을 쓰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이다단지 글의 제목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문구를 만들 일이 가끔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생각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한 박자 쉬게 된다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카피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그건 사실 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일상생활에 늘 카피 생각을 하고 임하니 보이는 것마다 광고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보통 사람들의 눈과는 다른 몇 배로 촉이 좋은 눈을 가진 사람이다그렇다고 우리가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블로그를 3년 동안 운영하면서 썼던 수많은 글에 제목을 정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걸 보면 말이다.

 

  저자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이 책에 쏟아놓았다많이 쓰고 많이 지우라는 것다른 데서 따서 조금씩 바꾸라는 것어미사전을 이용해 끝 글자를 맞추는 것광고를 볼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카피를 만드는 것재활용도 중요하다는 것(사장된 카피가 다른 광고에서 빛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이 만든 카피들을 소중히 보관하는 것 모두 좋은 정보다가장 중요한 건 카피 만드는 걸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그가 만든 카피들 중 어려운 말이 들어가 있는 건 없다우리가 늘 평소에 사용하는 말이다그런 말들을 목적에 맞게 끌어왔을 뿐이다마인드맵처럼 일단 생각나는 대로 많이 쓰고 나서 항목별로 나눈 후 의미가 약한 것들을 지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요즘 광고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할 때가 많다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사람은 했고나는 하지 않았다는 차이일 뿐이다앞으로 내가 만드는 작은 문구 하나라도도 생각을 담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울림을 주는 문구들을 생각해 보고 싶다.



- 카피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입니다. 영어로 말하면 make가 아니라 search입니다.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늘 쓰는 말, 우리 곁에 늘 놓인 말 중에서 지금 내가 표현하려는 것에 딱 맞는 말을 찾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살피다 ‘이거다!’하는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그대로 들고 와 종이 위에 내려놓는 것입니다. 이게 카피입니다. 손이 아니라 눈으로 쓰는 것입니다. (117-118쪽)

- 가끔은 엉뚱한 헤드라인을 던져 소비자를 붙잡으십시오. 호기심을 자극하는 헤드라인은 바디카피를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듭니다. 헤드라인이 엉뚱할수록, 뚱딴지같을수록, 말이 안 될수록 소비자 시선은 그 광고에서 쉽게 도망치지 못합니다.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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