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18082594


 
  얼마 전 감명 깊게 본 영화 <연을 쫓는 아이> 덕분에 사 놓고 읽지 않았던 이 책을 일게 되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이 영어로 쓴 최초의 소설이라는 것 외에도 이 책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중심으로 한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가 녹아 있고, 인종간의 갈등이나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해 왔다는 명성에 걸맞게 내용이 아주 짜임새 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부유한 집 출신인 아미르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빼고는 없는 게 없는 소년이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그는 어릴 때부터 글을 읽고 쓰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는 늘 가족 같은 친구 하산(집에서 일하던 알리의 아들)과 함께 다닙니다. 신분이 다른 그들이었지만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던 그들은 어느 날 위기를 맞게 됩니다. 연날리기 대회에서 우승한 날 마지막으로 자른 상대편의 연을 쫓아 달려가던 하산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아미르는 비겁하게 모른 척 합니다.

 

  아버지가 하산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아미르는 하산을 쫓아내고자 하나 그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하산은 변함없는 충성심을 보여줍니다. 눈물 나게 착한 하산은 마지막까지 감동을 줍니다. 러시아 공산당을 피해 망명길에 오르는 아미르와 바바(아미르의 아버지)는 먼 길을 돌아 미국에 정착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하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로 먼저 접해서인지 영화 속 주인공들을 마음껏 상상하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따스한 문장 속 흥미로운 내용들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연날리기 풍속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마지막에 아이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겪었던 우여곡절을 읽으며 깊이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암울한 시대를 겪은 아프가니스탄의 눈물로 얼룩진 역사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바람을 타고 멀리 나는 연처럼 아프가니스탄이 자유를 빼앗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압제에 억울하게 살아가는 사회나 나라들도 자유를 누리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



- 바바는 나를 키워준 유모를 데려다 하산을 키우게 했다. 알리가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유모는 거대한 불상들이 있던 바미안 출신으로 파란 눈의 하자라인 여자였다. … 같은 젖을 먹고 자란 사람들 사이에는 시간조차 깰 수 없는 형제애가 존재하는 법이라고 우리에게 말하곤 했다. 하산과 나는 같은 젖을 먹고 자랐다. 우리는 같은 마당, 같은 잔디 위에서 첫 걸음마를 뗐고 같은 지붕 아래서 처음으로 말을 했다. 내가 처음으로 한 말은 바바였다.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은 내 이름 아미르였다. 돌이켜보면 1975년 겨울에 일어났던 일(과 그 후의 일들)의 시앗이, 이미 그 첫 말에 들어 있었다. (22-23쪽)

- "자식이란 스케치북이 아니네. 자네가 좋아하는 색깔로 스케치북을 채울 수는 없어."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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